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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많이 무섭다

코로나 이유로 해고돼 1년 넘게 복직 투쟁 중인 세종호텔 노동자 12명이 사슬을 몸에 두른 이유
등록 2023-03-31 13:21 수정 2023-04-05 05:35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이 3월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 천막농성장에서 중구청의 기습 철거에 대비해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이 3월24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 천막농성장에서 중구청의 기습 철거에 대비해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 중구청 공무원들이 2023년 3월24일 오전 10시 반께 명동 세종호텔 앞에 들이닥쳤다. 중구청은 이에 앞서 3 15 일 해고자 복직투쟁 천막농성장을 철거하겠다는 행정대집행 예고장을 세종호텔 노조에 보냈다 .

고진수 민주노총 세종호텔지부장은 세종호텔은 코로나 19 를 핑계로 민주노조 구성원만 골라서 해고했다 중구청이 세종호텔의 부당한 해고를 시정하긴커녕, 호텔 정상화를 외치는 노동자들을 폭압적으로 강제 철거하려 한다” 고 반발했다 .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들은 중구청 공무원들이 천막농성장 주변에 모습을 드러내자 서로의 몸을 쇠사슬로 묶었다. 그리고 인권단체 활동가 , 연대 노동자들과 함께 인간띠를 만들어 천막을 둘러쌌다 .

세종호텔에서 28 년을 일한 김란희씨는 담담한 마음이었는데 쇠사슬을 몸에 두르니 해고는 살인 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며 눈물을 흘렸다 . 22 년 동안 일한 정혜진씨는 많이 무섭다 . 3 월이 왔지만 아직도 춥고,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 도와달라 고 호소하며 울었다 . 중구청 공무원들은 해고노동자들의 반발에 행정대집행을 미루고 돌아갔다 .

이날 이후 세종호텔 노조는 기습 철거에 대비해 천막농성장을 지키는 조합원 수를 늘렸고, 연대한 단체들은 돌아가면서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 세종호텔은 지난 2021 12 월 코로나 19 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노동자 12 명을 해고했다 . 해고자들은 노조 탄압을 위한 부당해고라며 거리에서 싸움을 이어가지만 , 복직되지 않고 있다 .

이치호 세종호텔지부 조합원

이치호 세종호텔지부 조합원

허지희 조합원

허지희 조합원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

정혜진 조합원

정혜진 조합원

김란희 조합원

김란희 조합원

이주형 조합원

이주형 조합원

사진 ·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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