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타투이스트 파과가 직업코드 ‘42299’를 새긴 왼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요즘은 타투(문신)를 몸에 새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쉽게 볼 수 있다. 거리에서 타투를 한 사람과 마주치는 일도 흔하다. 그만큼 타투는 대중과 친숙해졌다. 그럼에도 타투를 새기는 일은 불법이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2023년 2월 타투이스트 직업코드를 자기 팔에 새기고, 기자회견을 열어 ‘타투 입법화’를 촉구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타투이스트 ‘파과’(상처 난 과일을 뜻하는 작가명)의 작업실을 찾았다. 파과는 열매나 꽃 등 식물을 *구아슈(gouache)로 그린 그림같이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하는 경력 5년차의 타투이스트다.
2월28일 오후 2시, 예약 손님이 왔다. 도안은 미리 정해졌다. 크기와 위치를 놓고 상담이 이뤄졌고 작업 준비가 시작됐다. 작업할 침상에는 위생포를 깔았다. 염료를 준비하고, 위생과 감염 방지를 위해 사용하는 기구 대부분에 비닐랩을 씌웠다. 피부에 닿는 기구는 알코올로 소독했다. 준비에만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작업 중에도 수시로 알코올 소독을 했다. 작업은 오후 5시가 다 돼 끝났다. 타투를 새긴 손님도 작업자도 모두 만족스러워했다.
“문신용 침으로 인하여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1992년 대법원의 판례 이후 타투는 법의 바깥에 있다. 타투이스트는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고 있다. 이날의 작업도 처벌받을 수 있다. “타투는 의료 행위라는 판결이었는데, 의사가 타투를 작업해도 합법은 아니에요. 타투를 할 때 사용하는 기구나 물품이 의료용으로 인증받은 것이 없기 때문이죠. 아예 무법 상태라고 보면 맞습니다.” 작업을 마친 파과가 말했다.
비의료인의 타투 작업이 불법인 나라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있었는데, 일본 최고재판소가 2020년 타투를 예술작업이라고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이제 타투 작업을 형사처벌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타투 작업자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타투를 새긴 손님이 갈등을 일으켜 금품을 갈취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손님과 문제가 생기거나 부당한 일이 있어도 호소할 곳이 없어 감내할 뿐이다. 그나마 ‘타투유니온’이 꾸려져 시술 전 동의서나 각서를 받도록 해 피해가 많이 줄었다.
정부는 2015년 문신사를 유망 직종으로 선정하고 직업분류코드도 부여했다. 사업자등록을 권유하고 세금을 징수하면서, 또 한편으론 불법행위라며 단속한다. 파과는 이날 자기 몸에 직업분류코드 ‘42299’를 새겼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42299’를 몸에 새긴 타투이스트들의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작업이 끝나면 사진을 찍어 남긴다. 구아슈로 그린 그림처럼 식물 그림을 선명하게 새겼다.

타투 작업을 하는 파과.
사진·글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구아슈: 수용성 아라비아고무를 접착제로 써서 반죽한 불투명 수채 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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