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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목마르다…최악의 가뭄 맞은 완도 금일도

1973년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 겪는 전남, 2023년까지 제한급수 이어지고 농사도 불투명
등록 2022-12-03 10:51 수정 2022-12-06 06:11
‘50년 만의 최악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전남 완도군 금일도 척치저수지 주변에서 2022년 11월28일 인근 생일도에서 물을 실어온 운반급수차가 배수 호스(저수지 오른쪽 파란 선)로 저수지에 물을 붓고 있다. 금일읍 주민들의 상수원으로 쓰이는 척치저수지의 저수율은 4.3%에 불과하다. 오른쪽 건물은 정수장이다.

‘50년 만의 최악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전남 완도군 금일도 척치저수지 주변에서 2022년 11월28일 인근 생일도에서 물을 실어온 운반급수차가 배수 호스(저수지 오른쪽 파란 선)로 저수지에 물을 붓고 있다. 금일읍 주민들의 상수원으로 쓰이는 척치저수지의 저수율은 4.3%에 불과하다. 오른쪽 건물은 정수장이다.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한 남부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을 겪는 전남에서도 특히 완도·신안 등 도서 지역은 2022년 11월 초부터 이미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광주·전남 지역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린 11월28일 전남 완도군 금일도를 찾았다. 오랜만에 비를 만난 주민들은 허드렛물로라도 쓰기 위해 마당에 대야를 내놓고 빗물을 받았다. 이날 금일도에는 75㎜의 비가 내렸다. 하지만 이 정도의 비는 해갈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강우량은 2063가구 3551명의 금일읍 주민이 식수원으로 이용하는 척치저수지의 저수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주변 야산에서 흘러내린 빗물이 물길을 따라 저수지로 유입해야 하는데, 가뭄에 말라붙은 땅이 빗물을 모두 빨아들여 흐르는 물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11월7일부터 이틀은 급수하고 나흘은 급수하지 않는 제한급수를 하는 탓에 이곳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일부 주민은 급수하는 날 물을 받아놓고 단수 때 쓰기 위해 비싼 물탱크를 설치하고 있었다. 제한급수는 2023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제한급수보다 더 큰 주민들의 걱정은, 겨울 가뭄이 지속되면 토양이 말라붙어 내년 농사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미 땅에선 그런 조짐이 보인다.

전남 완도군 생일도 저수지에서 물을 담은 운반급수 차량이 금일도 일정항에 도착해 뭍에 오르고 있다. 15t 차량 다섯 대가 20여 분 배를 타고 하루 네 차례 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전남 완도군 생일도 저수지에서 물을 담은 운반급수 차량이 금일도 일정항에 도착해 뭍에 오르고 있다. 15t 차량 다섯 대가 20여 분 배를 타고 하루 네 차례 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운반급수 차량이 실어온 물을 배수 호스로 척치저수지에 붓고 있다. 하루 300t의 물을 채워넣는다.

운반급수 차량이 실어온 물을 배수 호스로 척치저수지에 붓고 있다. 하루 300t의 물을 채워넣는다.

가뭄 심각 단계에 이른 금일도는 11월7일부터 이틀 급수, 나흘 단수를 교대로 하는 제한급수를 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가뭄 심각 단계에 이른 금일도는 11월7일부터 이틀 급수, 나흘 단수를 교대로 하는 제한급수를 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금일도 주민 서성홍(63·오른쪽 둘째)씨가 언제 해소될지 모를 가뭄에 대비해 100만원(모터와 설치 비용 포함)이 넘는 물탱크를 마당에 설치하고 있다.

금일도 주민 서성홍(63·오른쪽 둘째)씨가 언제 해소될지 모를 가뭄에 대비해 100만원(모터와 설치 비용 포함)이 넘는 물탱크를 마당에 설치하고 있다.

완도=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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