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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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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만 걸치면 모두 그림이다

‘지붕 없는 미술관’ 전남 고흥 연홍도가 품은 아름다운 풍경
등록 2017-06-29 14:35 수정 2020-05-03 07:17
해변에서 주운 돌과 조개껍데기를 이용한 물고기 작품이 밭둑에 설치돼 있다.

해변에서 주운 돌과 조개껍데기를 이용한 물고기 작품이 밭둑에 설치돼 있다.

전남 고흥군 연홍도는 해안선 길이가 총 4km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섬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주민들이 그린 미술 작품이 마을 곳곳에 채워져 예술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남 고흥반도의 끝자락에서 배를 타고 5분여 달려 도착한 연홍도는 52가구, 주민 108명이 사는 아름답고 아담한 섬이다. 미술관 앞쪽에 때 묻지 않은 모래 해변이 있고 귀촌인이 늘어나는 활기찬 섬이다.

선착장에 닿으면 하얀 소라 2개와 자전거를 타거나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이 반긴다. 그 뒤로 파랑·빨강의 강렬한 원색 지붕이 시선을 잡는다. 담장은 하얀색으로 단장해 대비가 또렷하다. 마을 주민들의 역사가 담긴 사진과 연홍도 출신 추억의 프로레슬러가 앨범처럼 담벼락에 새겨 있다. 골목 어귀마다 화사한 벽화가 그려졌고, 버려진 폐어구나 해변 쓰레기도 작품으로 변신했다.

섬 곳곳을 채우는 예술 작품은 모두 100여 점. 바닷가를 따라 설치된 작품은 작은 섬의 빼어난 풍경과 잘 어울린다. 10여 년 전 문 닫은 학교를 개조한 미술관은 섬마을에 예술적 분위기를 불어넣는 것은 물론 작품 관리도 한다. 선호남(56) 연홍미술관장은 “섬 전체가 미술관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주민과 함께하는 예술의 섬으로 가려 한다”고 말했다.

섬 남쪽 끝에서 북쪽 끝을 잇는 둘레길을 천천히 걸었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을 채우기 힘들다. 대신 느리게 걸었다. 걷다가 바다와 섬과 들과 마을 풍경이 마음에 들어오면, 그 자리에 하염없이 눌러앉아도 좋다. 다시마 말리는 주민도, 유모차 미는 노파도, 어선과 유람선도 바다만 걸치면 모두 그림이다.

다시마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주민들이 카메라를 보자 환하게 웃는다.

다시마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주민들이 카메라를 보자 환하게 웃는다.

낡고 바랜 건물을 잘 살려 산뜻한 느낌을 주는 쉼터.

낡고 바랜 건물을 잘 살려 산뜻한 느낌을 주는 쉼터.

선착장에 닿으면 하얀 소라 2개와 자전거를 타거나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이 반긴다.

선착장에 닿으면 하얀 소라 2개와 자전거를 타거나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들을 형상화한 철제 조형물이 반긴다.

아이들을 형상화한 철판 조각상이 바다를 응시하는 것 같다.

아이들을 형상화한 철판 조각상이 바다를 응시하는 것 같다.

주민들이 기증한 추억의 사진 400여 장이 연홍도의 역사를 대변한다.

주민들이 기증한 추억의 사진 400여 장이 연홍도의 역사를 대변한다.

기존 건물을 잘 살려 그린 벽화. 작품에는 어린이가 많이 등장한다. “연홍도에는 어린이가 없어서”일 거라고 생각했다.

기존 건물을 잘 살려 그린 벽화. 작품에는 어린이가 많이 등장한다. “연홍도에는 어린이가 없어서”일 거라고 생각했다.

고흥(전남)=<font color="#008ABD">사진·글</font>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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