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력의 3요소 독창적 사고 능력·전문성·동기부여는 어떻게 키워지나
▣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 소장 timelast@hani.co.kr
팀장은 늘 창조성을 요구한다. 팀원들이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그러나 팀원은 늘 팀장 때문에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없다고 여긴다. 마찬가지로 회사는 팀장에게 늘 창조적 아이디어를 요구하는데, 팀장은 회사의 경직된 체제가 창조성을 죽인다고 불평한다. 회사는 창조성을 요구하는데, 회사원은 회사 때문에 창조성이 죽는다고 느끼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회계, 재무에는 창조성이 필요 없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테레사 애머빌 교수는 이것이 사람들이 경영 현장에서의 창조성이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설명한다.
창조성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경영 현장에서 쓰이는 창조성이 문화예술 분야의 창조성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독창성이 곧 창조성이라는 오해다.
기업의 관리자들에게 경영의 여러 분야 중에 가장 창조성이 불필요한 분야가 어디냐고 물으면, 대부분 “회계” 또는 “재무”라고 대답한다. 오해에서 나온 대답이다. 회계나 재무는 예술적 창조성이 필요한 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창조성은 매우 필요한 분야다. 예를 들면 대금 납입 기준이 아니라 발생 기준으로 매출과 비용을 기록하는 발생주의 회계는 창조성을 발휘한 회계 담당자들이 발명한 것이다. 발생주의 회계가 기업 경영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예술적 창조성, 즉 독창성은 경영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창조성을 구성하는 한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애머빌 교수의 결론이다. 경영 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창조성은, 독창적 사고 능력에 전문성과 동기부여가 겹쳐질 때 만들어진다.
독창적 사고 능력은 사람들이 문제를 푸는 방식에 관련된 영역이다. 예술적 창조성과 가장 유사한 요소이기도 하다. 개인의 성향에 상당 부분 의존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예를 들면 제약회사의 연구원이 창조적 신약을 개발하려면, 항상 무언가를 섞어보고 거꾸로 뒤집어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보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게 더 유리할 것이다. 또 어려운 문제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풀어내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 신약을 개발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 이런 독창적 사고 능력은 문제를 창조적으로 풀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전문성은 이런 독창적 사고 능력이 실제로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전문성이란 사람이 자신의 일과 관련해 알고 있으며 실행할 수 있는 모든 것이다. 제약회사 연구원의 예를 다시 들면, 이 연구원의 전문성은 과학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약학·화학·생물학 등의 분야에서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포함한다. 교육을 통해서 얻은 지식이든, 실무를 통해서 얻은 지식이든 상관없다. 이 전문성은 문제를 창조적으로 풀 수 있는 잠재력이 된다.
전문성과 독창적 사고 능력은 개인이 창조적 결과물을 생산해내기 위한 원자재 성격을 띠고 있다. 놀기 위해 깔아야 하는 멍석에 가깝다는 얘기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결정짓는 요소는 세 번째 요소, 동기부여다.
제약회사 연구원은 좋은 교육과 좋은 시설과 독창적 사고 능력을 모두 갖췄을 수 있다. 그러나 창조적 성과를 내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 이 연구원은 성과를 내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동기부여는, 창조적 성과물을 내도록 만드는 방아쇠와 같다.
내적 동기부여, 작은 변화로 큰 효과
동기부여에는 외적 동기부여와 내적 동기부여의 두 종류가 있다. 외적 동기부여는 흔히 말하는 ‘당근과 채찍’이다. 금전적 보상이나 징계, 해고처럼 사람 외부에 원천을 둔 방법이다. 반면에 내적 동기부여는 그 사람이 마음속에 갖고 있는 관심과 열정에 원천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경영에서의 창조성은 어떻게 키워질 수 있을까?
회사 관리자들은 세 가지 요소에 모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그 용이성이나 강도는 각각 다르다. 브레인스토밍, 문제 해결 등 창조성 훈련과 창조적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해주는 등의 방법으로 독창적 사고 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국내외 연수나 세미나를 적극적으로 보내면 전문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연구 성과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징계를 준다면 외적 동기부여도 될 수 있다.
애머빌 교수의 오랜 연구 결과, 작은 변화로도 큰 창조성 향상 효과를 낼 수 있었던 요소는 내적 동기부여였다. 칭찬이나 가치 공유 등 임직원의 내적 동기를 끌어내기 위한 작은 노력에 투자한 기업들은, 작은 투자로도 창조적 성과가 크게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반대로 내적 동기를 낮추는 행동을 거듭하는 기업에서는, 전문성이나 독창적 사고 능력 향상을 위해 투자하고 강력한 외적 동기부여 시스템을 구축했더라도 창조성 향상 효과가 미미했다.
당신 옆자리 동료의 어깨를 두드려라. 독창적인 실패에 대해 관대하라. 이게 바로 내적 동기부여를 강화해 조직의 창조성을 높이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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