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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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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드라마틱! 그 자체… 외국에서 더 좋아하는 K-드라마”

‘라이터스3-드라마 작가 편’ 일본어판 펴낸 쿠온의 김승복 대표
박경리 작가 <토지> 20권 오는 9월 완역 예정
등록 2024-08-03 12:14 수정 2024-08-06 07:37
김승복(맨 오른쪽) 쿠온 대표와 직원들. 김승복 제공

김승복(맨 오른쪽) 쿠온 대표와 직원들. 김승복 제공


<한겨레21>이 <씨네21>과 펴냈던 통권호 ‘21WRITERS(라이터스) 3-드라마작가 편’(제1454호)이 <22명의 각본가들―‘이태원 클라쓰’에서 ‘나의 해방일지’까지>라는 제목으로 2024년 7월31일 일본 쿠온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한겨레21>은 2023년 출판사에서 번역 의뢰가 온 뒤 조금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21명의 필자가 22명의 작가들에게 일일이 2차 저작물 사용권 허락을 구해야 했던 것이다. 누락 없이 최종 확정됐다는 소식을 전했더니, 김승복 쿠온 대표가 보내온 느낌표(!)가 가득한 답장에서 ‘음성 지원’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김 대표는 이메일을 열자마자 기쁨의 비명을 질렀고, 직원들에게 알릴 때마다 그들도 그렇게 격하게 반응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김승복 쿠온 대표는 일본 도쿄 진보초에서 ‘책거리’라는 한국어서점을 운영하면서 쿠온 출판사를 통해 한국의 문학작품을 책으로 출간하고 있다. 일본에 있는 그를 이메일로 7월 말 인터뷰했다.

 

―라이터스 일본판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요.

“한국의 영화, 드라마는 한국 사람들보다 다른 언어권 사람들이 좋아하고 있어요. 일본에서도 남녀노소 좋아하는 분이 많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초등학생에서부터 욘사마(배용준)를 챙겨 보던 어머니 덕으로 어려서부터 한국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20대 여성, 욘사마 뵨사마(이병헌)를 거쳐온 한류 팬,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회사원들이 책방 ‘책거리’에 와서 신나게 건네주는 말의 공통점은 이렇습니다. “한국은 드라마틱! 그 자체다!” 손님들이 들려주는 한국의 드라마 정보를 갖고 저도 종종 드라마를 챙겨 보게 됩니다. 그런 드라마 작가 22명의 속내를 끄집어낸 ‘21라이터스’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저희 책방에 들여서 팔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한국 드라마 작가님 22명의 필살기를 한 권으로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드라마 작법 책이 아닙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창작의 열의를 가진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이 좋은 것을 어서 많은 이들과 나눠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좋은 것을 나누면 더 좋은 것들이, 더 신나는 일들이 만들어집니다.”

―이 책의 번역자는 어떤 분인가요?

“이 책을 위한 팀을 꾸렸습니다. ‘책거리’에서 번역스쿨을 운영하는데, 이 책을 텍스트로 하여 클래스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신청자 42명 중 10명을 시험을 거쳐 뽑았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각본가들의 목소리를 여러 목소리로 들려주게 됐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작가나 말은 무엇이었는지요.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쓴 습관’을 말한 <D.P.>의 작가 김보통씨의 인터뷰. 실은 그의 만화 <아만자>가 일본어로 번역·출판됐을 때 우리 책방을 찾아준 적이 있었습니다. 큰 몸을 둥글게 하고 만화를 그려가며 사인을 해주던 그가 점점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치 내 동생이 점점 잘돼가는 것 같아 대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겨레21’ 제1454호 ‘21라이터스 3’와 일본어 번역본.

‘한겨레21’ 제1454호 ‘21라이터스 3’와 일본어 번역본.


―책이 사전 배포된 발간 소식과 함께 작가 인터뷰 등이 진행된 것으로 아는데요. 언론 반응이 궁금합니다.

“일간지에서 번역자 인터뷰를 통해 책소개를 했고요. 패션지에서 6명의 작가를 줌으로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8월 중순에 지면을 통해 나올 예정입니다. 서점 관계자 분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습니다. 준쿠도서점 후쿠오카점에서는 “한번 보면 정신줄 놓고 푹 빠져버리는 한국 드라마의 늪. 드라마 작가들의 능숙함에 매번 탄식합니다. 아직 입구에 서 있는 분은 물론 이미 목까지 푹 잠기신 분까지도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읽으면 더 한국 드라마가 보고 싶을 거예요”라고, 투명서점에서는 “한국 드라마의 매력은 물론, 만드는 이의 강력한 사상을 접할 수 있는 책입니다”라고 X(옛 트위터)에 올렸어요. 먼저 읽어본 분들에게 “책을 읽고 나니 그들이 쓴 드라마를 다시 챙겨 보게 됐다” “드라마 주제에 대한 신념, 그것을 관철해가는 자세가 눈부셨다”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와 같은 감상문을 받았습니다.”

―‘21라이터스’ 시리즈는 <한겨레21>의 통권호 시리즈인데요, 기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성격이 다른 잡지가 하나의 기획을 함께 하다니, 실로 놀라운 일입니다. 기회가 되면 일본의 라이터, 한국의 라이터를 같이 싣는 기획은 어떤가요?”

―일본의 한국 문학 붐을 이끈 분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한국으로 문학기행을 오고, 번역자를 발굴하는 이벤트도 개최하던데요. 2024년의 행사도 소개해주십시오.

“제 별명이 ‘북 플레이어’예요. 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재미있는 것을 하려고 합니다. 쿠온이 10년 동안 공들인 박경리 작가의 <토지>가 올 9월에 20권 완역됩니다. 일본 독자들과 함께 경남 통영 작가 묘소에 가서 큰절을 올리려고 해요. 2016년 첫 두 권이 나왔을 때 묘소에서 약속한 대로요. 완역 행사도 열 생각입니다. 11월23~24일에는 도쿄에서 케이북페스티벌을 엽니다. 한국 책을 번역·출판한 일본 출판사들이 모이는 행사입니다. 올해는 45개사 정도가 참가를 신청했습니다. 2023년에는 김초엽 작가가 초대손님이었는데, 올해는 정세랑 작가입니다. 도쿄 오시는 분들, 구경하러 꼭 오세요!”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기승전21은 ‘한겨레21’에 관해 독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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