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질문들이 있다. 이론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인간 본성과 맞지 않는 거 아냐? 사회주의사회가 되면 아끼는 개인 물건도 공유해야 할까? 사회주의사회는 단조롭고 지루하지 않을까? 사회주의의 결말은 항상 독재 아닌가?
100년. 지금부터 딱 100년 전인 1917년, 러시아혁명으로 최초의 사회주의사회가 만들어졌다. 그에 앞서 1912년 미국 대선에서는 유진 데브스라는 사회당 후보가 6% 득표율을 얻었다. 사회주의자 시장, 사회주의자 정부 관료도 많았다. 두 번의 대공황과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은 이들에게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는 어쩌면 필연이었다.
2017년.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시대는 어떨까. 100년 전 ‘유물’로 여겨졌던 사회주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2016년 버니 샌더스 열풍이 불었다. 자본주의사회는 지난 100년 동안 더 포악해졌다. 삶은 더 불안해지고, 불평등은 더 심해졌다. 새로운 사회를 바라는 목소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점령하라’(Occupy) 운동으로 터져나왔다.
2010년 창간된 좌파 잡지 (Jacobin) 역시 그 흐름을 타고 성장했다. 28살의 젊은 사회주의자 바스카 순카라가 창간한 이 잡지는 샌더스 열풍 이후 매주 구독자가 수백 명씩 늘었다고 한다. 전자우편으로는 사회주의 개념을 묻는 질문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주의에 대한 여러 오해가 존재한다. ‘자본주의는 적어도 자유롭고 민주적’이란 통념이 대표적이다. (바스카 순카라·에릭 올린 라이트 외 지음, 한형식 옮김, 나름북스 펴냄)는 미국의 좌파 잡지 과 영국의 좌파 성향 출판사 ‘버소’(Verso)가 손잡고 만든 책이다. 사회주의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할 질문 13가지를 던지고 답했다. 답은 계급사회를 연구한 사회학자 에릭 올린 라이트 위스콘신 매디슨대학 교수와 편집자 등 13명이 작성했다.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자유롭다’는 생각에 대해, 에릭 올린 라이트는 “자본주의는 많은 이에게서 진정한 자유를 빼앗는다”고 답한다. “부자는 임금을 받기 위한 노동을 하지 않겠다고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독립적인 생계 수단이 없는 가난한 사람은 그런 결정을 쉽게 할 수 없다. 자유는 자신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계획할 능력, 즉 단지 대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 자체를 선택하는 능력이다.” ‘일하거나 굶거나’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자본주의가 개인의 자유를 확대시켰다는 말은 일면의 진실만 담고 있다.
사회주의에 대한 고전적인 오해에만 응답한 것이 아니다. 100년 전에는 없던 질문인 생태주의, 페미니즘, 인종차별 철폐 등의 문제와 사회주의가 어떤 접점을 맺고 있는지도 설명한다. “사회주의에 관한 가장 간결하고 세련된 책”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어려운 개념서이기보다는 친근한 입문서에 가깝다. 책 중간중간에 일러스트를 넣어 ‘딱딱한 사회주의’라는 느낌도 덜어내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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