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습격이다. 인간은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끊임없이 사냥을 한다. 자연은 오염되고 생물다양성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환경학자들은 해마다 2만5천∼5만 종이 사라지고 이 추세라면 향후 20~30년 안에 전체 생물종의 25%가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천연기념물 324호에 지정된 수리부엉이도 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였지만 약용이나 박제용으로 남획되면서 개체 수가 많이 감소했다.
함께 살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사람들
인간의 자연 파괴로 생물 개체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수리부엉이 역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천연기념물 324호에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최순규 제공
점점 사라지는 수리부엉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들녘 펴냄). 수의사, 방송사 PD, 화가, 조류연구가, 부엉이박물관 관장 등 6명이 각각 45년간 4천여 점의 부엉이 수집품을 모아온 지고지순한 부엉이 사랑 이야기, 뒷산에 사는 수리부엉이의 관찰기 등을 들려준다.
강원도 강릉의 한 아파트 단지에 날아온 수리부엉이를 촬영한 조우석 강릉 MBC PD가 쓴 ‘다시 돌아온 수리부엉이’ 편에서는 수리부엉이와 인간의 만남을 담았다. 알을 품은 수리부엉이가 아파트 단지로 찾아온 뒤 이곳 주민들은 이 수리부엉이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큰 변화를 겪는다. 그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일은 망원경으로 수리부엉이를 살피는 것이고, 야행성 동물이고 소음에 민감한 수리부엉이를 위해 단지 뒤편의 가로등을 꺼놓거나 자동차 경적도 울리지 않는다. 주민들은 수리부엉이를 위해 감수해야 할 불편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의 모습을 담은 조 PD 역시 수리부엉이를 임금님 모시듯 조심조심 촬영했단다. “생명과 공존하는 삶, 사람들의 삶의 자세가 바뀌는 거죠. 옛날 같으면 배척하고 쫓아냈을 동물들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 그리고 그걸 기쁘고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새로운 삶의 모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김희종 선임수의사는 재활이 불가능해 보호소에서 평생 무기징역을 살아야 하는 수리부엉이들의 수난사를 통해 생태계 파괴의 현장을 고발한다. 서식지를 잃어버린 그들은 ‘로드킬’ 사고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 “구조된 야생동물 중에 구조센터에 가장 많이 오고 오랜 기간 동안 남아 있는 동물이 바로 수리부엉이다. 2011~2013년 3년 동안 구조센터에 접수된 수리부엉이는 총 105마리에 이른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지킬 수 있는책은 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수리부엉이가 왜 인간에게 필요한 존재인지, 생물다양성이 왜 중요한지를 들려준다. 수많은 생명체들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아름답고도 풍부한 생태계를 보존하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이 책을 쓴 김성현 한국조류학회 이사는 “생물다양성 보존의 실천을 위한 첫 인식은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아는 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다양한 것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것을 해치는 행위를 반대하고 그것을 보존하는 노력을 옹호할 줄 알게 된다”고 말한다. 생물도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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