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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컨트롤 레벌루션〉 외

등록 2009-09-04 18:48 수정 2020-05-03 04:25
〈컨트롤 레벌루션〉

〈컨트롤 레벌루션〉


제임스 R. 베니거 지음, 윤원화 옮김, 현실문화(02-393-1125) 펴냄, 2만8천원

지난 200년간 미국의 산업별 노동 구성비 변화는 정보사회로의 이동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18세기 후반 전체 노동인구의 90%를 농업이 차지했다. 새롭게 부상한 공업은 1840~70년대 전체 노동인구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2차 대전 중에는 40%까지 오른다. 정보 부문은 1960년대 40%를 돌파하고 1980년대에는 노동인구의 거의 절반을 고용하고 있다.

인간이 가치 있게 여기는 많은 것 중에서 왜 하필 정보와 정보 관련 제품, 서비스가 고도로 산업화된 지역의 국가 경제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왜 지금 정보가 중요하게 되었을까?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어떤 기술적·경제적 ‘혁명’이 정보사회를 몰고 온 것은 아닐까? 제임스 R. 베니거는 그렇다고 말하고 이 혁명을 ‘제어 혁명’이라고 부른다.

제어 혁명의 단서를 제공한 것은 산업혁명이다. 제어의 위기가 초래되면서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시장 내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 나라 전체를 아우를 만큼 거대한 단일 시장이 형성되고 생산은 우연에 의지하기에 이른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서 먼저 관료제가 탄생했다. 관료제는 고대문명부터 반복해서 개발되긴 했지만 이 시기만큼 일반적으로 널리 작동했던 적이 없다. 관료적 합리화를 위해 표준문서 양식이 만들어지고 표준시간제, 도량형이 탄생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관료제의 자리를 컴퓨터 기술이 대체하기 시작했다. 최근의 빠른 사회변동은 1970년대 초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비롯한 정보 기술의 발달에 기인한다.

책은 제어 기술의 발달을 끈질기게 추적해 제어를 현대사회의 또 다른 기원으로 추가한다. 책은 ‘제어’를 ‘물리적 우주의 본질’로까지 격상시키며 제어불능의 상태를 아노미라 칭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현대사회의 필요불가결한 ‘제어하는 힘’에 대한 공포를 품고 있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인권을 외치다〉

〈인권을 외치다〉


류은숙 지음, 푸른숲(031-955-1410) 펴냄, 1만5천원

‘세계인권선언’부터 까지 인권의 기념비적인 저작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풀이했다. ‘런던 부랑인의 절규’나 ‘평등파의 선언’ 등은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일한 저자가 발굴한 인권 조약들이다. 1장은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주창한 ‘1세대 인권론’을 다루고, 2장은 사회권으로 확대된 ‘2세대 인권론’, 3장은 연대에 기초한 ‘3세대 인권론’이다. 4장은 국내 인권의 현주소를 다룬다.


〈세 깃발 아래에서〉

〈세 깃발 아래에서〉


베네딕트 앤더슨 지음, 서지원 옮김, 도서출판 길(02-595-3153) 펴냄, 2만5천원

‘민족주의’ 문제를 19세기 후반 필리핀 민족주의자를 중심으로 아나키즘과의 관계 속에서 파악한 저서. “민족은 정치적 필요에 의해 탄생한 상상의 공동체”라고 피력한 저자의 책이다. 19세기 후반은 필리핀이 ‘이른 세계화’의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화됐던 시기다. 스페인 감옥의 잔인한 고문을 폭로하는 범대륙적인 운동이 전세계로 뻗어나갔고, 필리핀과 쿠바에서 독립전쟁이 벌어지면서 스페인 제국은 몰락했다.


〈오일카드〉

〈오일카드〉


제임스 R. 노먼 지음, 전미영 옮김, 도서출판 AK(02-3143-7995) 펴냄, 1만8천원

1998년 원유 가격은 배럴당 10달러대였다. 2008년에는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선다. 원유의 가격은 시장의 수요·공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미국과 중국의 자원전쟁이 그 가격을 설명한다. 소련의 붕괴 역시 저유가와 관련 있다. 1980년대 40달러 수준이던 원유 가격이 10달러로 떨어지면서 붕괴가 일어났다. 중국은 이라크의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 기술자로 위장한 군대를 이라크로 파견했고, 이를 두고 볼 수 없던 미국이 벌인 전쟁이 이라크전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민주주의를 혁명하라〉

〈민주주의를 혁명하라〉


김영수 지음, 메이데이(02-2277-5453) 펴냄, 1만1천원

촛불의 발랄한 상상력으로 민주주의를 혁명적으로 재구성하자고 주장한다. 실질적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몇 가지 제안한다. 공무원과 관료들에 대한 ‘국민파면권’을 대안으로 제시하는가 하면 삼권분립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는 행정부와 사법부를 폐지한 정부 형태를 제안한다. 15세 청소년 투표권, 차등투표제, 기명투표제, 국회의원 1만 명 확대, 정당 국고보조금 폐지 등도 상상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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