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극우에 표 던진, 공장노동자 내 어머니 [21이 추천하는 새 책]‘애도 일기’는 롤랑 바르트(1915~1980)가 어머니를 잃은 다음날부터 2년 가까이 쓴 일기다. 아포리즘처럼 간결하고 직관적인 문장으로 빛나는 하루치 글들에는 어머니의 부재에서 오는 극한의 슬픔이 배어 있다. 그가 가까스로 상실을 감당하기 시작할 때의 나이는 예순넷...2026-01-07 14:02
인생의 단맛을 보여주마왜 또 저를 찾아오셨죠? 지겹지도 않으십니까. 이제 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아시잖아요. 인간병기로 훈련받던 과거는 잊었습니다. 최단시간에 상대의 목을 꺾거나 눈알을 파내거나 사제폭탄을 만드는 법 따위는 제가 사람으로 살아가는 데 아무 도움도 되지 않더군요. 저는 이...2026-01-07 15:24
산천어와 화천군민 사이, 산천어 축제에 필요한 철학은? “선생님, 이 책이 동료 동물에게 말 거는 데도 도움이 될까요?”2025년 10월, ‘동료에게 말 걸기’(민음사 펴냄, 2025년)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고 나서 들었던 첫 질문이다. 나에게는 가장 당황스러운 질문이기도 했다. 내가 쓴 책 속에는 동료 시민에...2026-01-05 15:17
‘배리어프리’ 영화에서 외려 장벽 느끼자 떠오른 만화, ‘퍼펙트 월드’ 관람일이 돼서야 배리어프리 영화가 처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일상이 된 자막은 익숙했지만, 사소한 장면에까지 따라붙는 음성 해설과 한국어 더빙은 미처 예상치 못한 부분이었다. 생각해보면 그럴 만한 구성임에도 예측 못했다는 ...2026-01-06 16:32
‘조선인 차별’ 뚫고 대학 간 이천진, 태극기 휘날리다 결국…1. 수재1925년 3월18일 수요일 오전 9시 경성제국대학 입학시험이 시작됐다. 정오 기온이 4.4도에 머문, 쌀쌀한 날씨였다. 서울 교외 청량리에 있는 예과 캠퍼스에서 닷새 동안 시험이 치러졌다. 1924년 제1회 입학생 선발에 뒤이어 두 번째로 시행되는 입학시험이...2025-12-28 11:47
‘개미굴’에서 찾아낸 멸종위기 이웃 구출법도시의 거리는 송년 모임으로 북적이지만, 집 복도는 시리도록 고요하다. 택배와 배달 음식 소리가 복도의 유일한 생동감이 된 시대. 커뮤니티가 범람해도 정작 현관문을 닫는 순간, 우리는 각자 방으로 고립된다. 이웃이 ‘멸종위기’다.삭막한 도시에서 다정한 이웃 실험을 시작...2025-12-31 17:25
에드워드 리의 이민자 요리, 유병재의 무조건 공감… 올해의 콘텐츠 7선한 해를 기억하는 방법 중에 “나 작년에 누구랑 어떤 영화 봤어!”처럼 콘텐츠와 연결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방법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 그 콘텐츠를 봤는지, 보고 나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돌이켜보는 건 아련하고도 생생한 경험이다. 한겨레21에 글을 연재하는 필자 7명이...2025-12-31 13:49
‘흑백요리사’ 시즌2, 미식이 ‘단짠’을 넘어서는 이유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가 공개됐다. 첫 회부터 긴장감 넘치는 대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쇼의 진정한 주인공은 요리사의 화려한 기술이나 냄비 속 식재료가 아니었다.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심사위원을 맡은...2026-01-01 07:51
“세상은 사실상 결혼식이나 다름없다” 예비군복을 입는 순간예비군훈련장에 가면 재미있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 반듯한 품행으로 타의 모범을 보이던 신사들이 갑자기 껄렁한 불량배 비슷한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걸음걸이부터 말투, 표정까지 돌변하는 것을 보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습니다. 사람들은 왜 예비군복만 입으면 다른 사...2026-01-01 13:08
‘사병 통닭 사줄 돈까지 잘라서 계엄’ 윤석열 헛소리의 논리적 결함김준성 명지대 교수(사진)는 2023년 5월 한겨레21(제1463호 참조)에서 재임 기간에 ‘바이든’이라 말해놓고 ‘날리면’이라 했다고 우기는 등 윤석열의 말이 왜 ‘헛소리’인지, 그 논리적 오류를 차근차근 분석했다. 불법적 비상계엄 선포로 파면된 윤석열이 내란 우두머...2026-01-01 14:28
살라고 말하는 대신 고구마를 보내는 사람 음식 잘하는 어머님들에겐 웬만하면 그때 보내주신 뭐가 참 맛있었다고 말하지 않는 편이 좋다. 어느 아침에 10㎏, 20㎏짜리 택배 상자가 도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택배 받을 계획이 전혀 없는 어떤 날, 두어 번의 노크와 함께 현관문 앞 바닥에 육중한 뭔가가...2026-01-01 18:37
[손바닥문학상 우수상] 기호수 K유미연 맑은 종소리와 함께 편의점으로 들이닥친 것은 손님이 아니라 경찰이었다. 갑자기 웬 경찰이지? 찾을 땐 그렇게 안 온다더니. 하지만 종종 경찰들이 담배를 사는 경우가 있었으므로 최윤호는 굳이 긴장하지 않았다. 이 경찰은 경찰복을 입은 채 카운터 맞은편에 ...2025-12-29 18:38
‘인류 죽음의 전문가’가 되짚는 남편의 죽음[21이 추천하는 새 책]베트남 북부 만박 유적지에서 발견된 25살 청년 M9는 단박에 뭔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리의 긴 뼈들이 가늘고, 누운 모습이 전형적인 모양과 달랐는데 몸의 자세를 바로잡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추측됐다. 유골고고학자들은 7개의 척추뼈(경추)가 유합되...2025-12-28 08:42
‘멜론어워드’ 리액션 영상이 쏘아 올린 공…턱 좀 괴고 보면 안 되나요대중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각종 연예·연기 대상과 가요제가 열리는 연말마다 떠오르는 쓰라린 순간이 있다. 2010년 제47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소녀시대가 ‘훗’(Hoot)과 ‘오’(Oh!)로 축하 무대를 선보였을 때, 관객석에서 무대를 보는 배우들은 무표정으로 일관했...2025-12-27 09:03
장식도, 사족도, 편견도 없는 여자의 싸움실전은 격투가들 사이에서 가장 치열한 논쟁거리다. ‘규칙이나 제약이 없는 길거리, 범죄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제 싸움에 어떤 무술이 가장 잘 통하는가’를 두고 논쟁에 불이 붙는 모습은 마치 종교인들이 종파를 나눠 정통성을 따지는 것 같다.이 실전 논쟁에서 자주 호출되는 ...2025-12-24 1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