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무조건 10개씩…글 잘 쓰는 비결‘나는 왜 매번 이렇게 글쓰기가 고통스러운가?’ 2022년 12월부터 ‘무적의 글쓰기’를 연재했으니 2년 반이 넘었군요. 꽤 긴 시간이었는데도, 변하지 않는 질문이었습니다. ‘글쓰기는 왜 내 몸에 달라붙지 않는가?’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제가 쓴...2025-07-13 18:13
글 쓰는 사람은 엉덩이가 무겁다? 천만에!봄 학기에 새로운 일을 꾸몄습니다. 대학에 합기도(아이키도) 강의를 연 것입니다. 무도 수련으로 관계성을 회복하고 조화로운 삶을 살도록 만들어보겠다는 ‘야심 찬’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지하에 있는 동아리연습실을 강의실로 바꾸고 매트도 사달라고 해 서른 명 가까운 학생에...2025-06-18 06:14
우리는 서로에게 오염되며 공생한다...뒤엉킴의 글쓰기제가 사는 곳은 북한산 인수봉이 보이는 서울 수유리입니다. 자연경관지구라는 이름으로 그린벨트보다 더 강하게 개발이 금지된 곳이라 시골 같습니다. 집도 야트막하고 건폐율 때문에 옹색하나마 마당이 있습니다. 가끔 정부에서 낮은 이자로 집수리나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한 은행 ...2025-05-20 09:44
쓰다보면 10년은 못 끊을걸? 취미 글쓰기의 즐거움잔심(殘心). 무도에서는 동작을 마친 후에 ‘잔심을 표현하라’고 합니다. 상대를 던지자마자 곧바로 자세를 바꿔 제자리로 돌아오거나 몸을 돌리는 게 아니라, 던져진 상대에게 계속 눈길을 주고 마지막 동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남겨진 마음’을 표현하라고 합니다. 물리적으로...2025-04-23 14:13
가지 치고 분갈이할 때 새 글이 온다봄이 되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마당에 있는 보리수나무와 산수유나무를 가지치기하는 겁니다. 가지들이 곧게 자라게 하고, 같은 값이면 보기도 좋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가지가 한 방향으로 자라야 바람도 잘 통하고 서로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뻗어 어깃장...2025-03-27 18:43
너무 쓰기 싫은 글, 마구 한번 써봅시다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글을 쓰지 않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쓰지 않을까 잔머리를 굴립니다. 정말입니다.제 연구실은 이미 오염돼 있습니다. 이곳은 글쓰기와 책읽기와 일과 놀이와 휴식이 뒤죽박죽 엉켜 있습니다. 글만 쓸 수 있는 청정무구한 공간을 ...2025-03-01 11:26
보통 글쓰기 책은 문장을 짧게 쓰라고 하죠?요즘 저는 저희 딸 때문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몇 달 전에 운전면허를 따더니 틈만 나면 “내가 운전할게!” 하면서 운전석에 앉습니다. 조수석으로 밀려나 운전하는 걸 보고 있자면 열불이 납니다. 엉금엉금 느리게 달려 뒤에 오는 차들이 밀리는 걸 보면 속이 타고, 차선을 ...2025-03-19 14:32
두려움을 한 뼘씩 지워가는 연습, 반복2024년 12월3일, 밤 11시40분.얼굴은 본 적 없고 질문이 있다며 통화 한 번 했던 학생한테서 카톡 메시지 하나가 왔습니다.‘교수님, 부디 몸조심하세요.’비상계엄이 선포되고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그 학생은 왜 얼굴도 모르는 제가 떠올랐을까요? 많고 많은 사람 ...2025-03-19 14:31
고독은 쌓고 공감은 나누고… 글쓰기 공동체를 이루는 법제 연구실 테라스 난간 위에는 볼품없는 플라스틱 화분이 하나 있습니다. 게으른 주인 때문에 잠깐 꽃이 피었다가 이내 말라 죽어 흙만 담겨 있었습니다. 흙을 버리지 못하고 다른 화분이 생기면 분갈이할 때 섞어주겠다는 마음으로 달걀 껍데기, 귤껍질, 사과 꽁다리, 안 먹어...2024-11-21 11:38
‘못 빠진 계단의 소리’ 들어봤는고글쓰기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무서운’ 인물이 있습니다. 소설 ‘보바리 부인’을 쓴 귀스타브 플로베르인데, 그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모래알과 수많은 별과 수많은 파리와 수많은 나뭇잎이 있다. 그러나 그중에 똑같은 두 ...2024-10-16 10:23
언젠가는 읽겠지…마음껏 책탑을 쌓자읽기의 목적은 즐거움입니다. 그런데 ‘읽기의 즐거움’은 여느 즐거움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여행이나 놀이를 하거나 맛난 음식을 먹거나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즐겁습니다. 유쾌하고 신나고 보람도 있죠.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책 읽기는 ‘마음이 가라앉는 즐거...2024-09-12 16:17
할머니는 읽자마자 까먹을 걸 알면서 읽었다가시할머니(처조모) 한맹순 권사님은 107살까지 사셨는데, 말년에 가벼운 인지저하증(치매)을 앓으셨습니다. 저처럼 둘째 손주사위 따위는 누군지도 몰라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하셨죠. 설날에 용돈을 모아 드리면 어딘가에 몰래 숨겨뒀다가 다음날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리시죠. ...2024-08-17 21:32
저 자동차는 촐싹거리나요? 얌체 같나요?여러 나라 작가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글도 쓰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문보영 작가가 어느 날 이런 문장을 들었다고 합니다. “Oops, that door is unhappy today.” 문이 고장 난 것을 보고 누군가가 ‘오늘 저 문은 덜 행복하네요’라고 한 겁니다. 작가...2024-07-22 16:19
거기 뿔테 안경! 자화상을 그려볼까요오늘은 글쓰기보다는 언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언어의 불합리성이랄까 불완전성이랄까 하는 얘기를요. 아니, ‘용기’ 얘기일지도 모릅니다.먼저 연필이나 볼펜과 함께 백지 한 장을 가져와볼까요. 거기에 당신의 자화상을 정성껏 그려보세요(제발). 종이도 없고 귀찮기도 하다면...2024-06-22 14:06
감정은 심장 밖에 있다오늘은 감정을 글로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지난주에 겪은 고약한 일 얘기부터 해야겠군요. 저나 제 가족에게 악의를 품은 누군가가 봄철 맹렬히 뻗어 나가던 담쟁이 줄기를 끊어놓았습니다. 저에게 직접 달려들었다면 응수해줬을 텐데, 야비하게도 사람이 없을 때 ...2024-05-16 1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