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물고기 있다칼럼의 맨 처음에 “먹는 것이 곧 나다”라는 말을 했다. 이를 “명태가 내 살이다”라는 말로 확대해석했다. 이 창조론적 고찰을 진화론적 고찰로 전화시키겠다. 먼저 통시적 고찰이다. 이것은 창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다. “자연법칙에 관한 진정 위대한 발상은 우리가 ...2014-10-26 15:35
탄생과 죽음이 여기 있으매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학교로 가는 길에 ‘정조산소’가 있었다. 유리 창문마다 한 글자씩 적혀 있었다. 대충의 관례대로 정조/산소라 끊어 읽어보았다. 정조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내가 당시 아는 ‘산소’라고는 무덤밖에 없었다. 무덤인 줄 알았는데 탄생하는 곳일 줄이야. ...2014-10-11 13:54
노가리 노가리 버츄알 수 없는 미래. 노가리를 시키면 어떤 게 나올지 모른다. 한 선배는 미래를 가늠하기 위해 주인에게 물었다. “머리가 있나요 없나요.” 회사 근처 버스정류장 앞 술집에서 노가리를 시키면 아주 작은 일곱 마리의 노가리가 긴 접시에 배열돼 있다(). 일곱 마리 노가리 옆...2014-09-27 12:23
한때 한강변 땔나무처럼 쌓였던저녁 먹을 때면 으스름이 내린다. 계절이 그 계절이다. 서울 인사동에 생태탕을 먹으러 갔다. 아주머니는 대구로 바꾸었노라고 그랬다. 이미 메뉴판도 명태를 지웠다(사진). 계절 따라 입이 기억하는 것은 있어도 세상 물정은 몰라도 한참 몰랐다. 한국에서 주로 생태로 들어오...2014-09-06 14:14
아아, 우리의 곤이노가리를 채 다 먹기 전에 ‘고니’의 계절이 왔다. 고니라고 하면 나는 “우리는 말 안 하고 살 수가 없나…” 이런 가사가 흥얼거려진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이 가사가 나오는 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 이태원은 ‘새 연작’으로 라는 노래도 만들었...2014-08-22 16:54
눈부셔라, 그 사랑엄마의 몸속에서 태명을 얻는다. 태어나 정식으로 이름이 등재된다. 부르기 좋게 아명을 붙인다. 하는 짓에 따라 별명이 붙는다. 뒤에서 수군거릴 때 ‘욕명’이 있다. 자기나 남이 자나 호를 짓는다. 연애를 하다보면 속닥거리는 이름이 생긴다. 결혼을 하면 애칭이 생긴다. ...2014-08-08 17:46
참혹한 시절에 오다“근래에 하늘의 이변이 여러 번 일어나므로, 신들은 외람되이 정승이 자리에 무릅쓰고 머물러 있을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여러 차례 사피(辭避)하였으나 윤허를 받지 못하였는데, 어제 또 우레와 번개가 크게 일어났으니, 더욱 두렵습니다. 신들은 이처럼 중요한 자리를 무릅쓰...2014-07-26 15:59
삐꾸의 반란인간의 몸은 약 70%가 수분, 20%가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내 몸의 10%는 명태로 구성돼 있다.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을 구성한다). ‘먹태’라고 2년 전부터 호프집을 강타한 메뉴가 있다. 메뉴판을 잘 개비하지 않...2014-07-11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