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 예인 ‘거지 깡깡이’조선 후기에는 전국 각지에 유랑민들이 많았다. 농토에서 쫓겨난 유랑민들은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저곳 떠돌며 구걸해 먹고살았다.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에는 그 수가 급격하게 불어났다. 유민들의 종류와 성격은 복잡해 그들 간에도 차이가 적지 않았는데, 일반적인 걸인과는...2009-08-22 10:36
세상 남자가 다 배필이라던 당찬 노처녀인간의 생활에서 노처녀·노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특별한 시선으로 볼 일은 전혀 아니다. 적당한 배우자를 찾지 못해 홀로 사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갈수록 자발적 선택에 따라 독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이다. 한국만이 아니라 경제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그런 ...2009-07-30 17:24
돈 없는데 양반이라고 별수 있나시장은 물건과 화폐가 유통되는 곳으로서 신분과 계층 같은 권위나 인격과 도덕 같은 인간의 내재적 가치가 대우받는 곳이 아니다. 화폐와 물건이 그런 가치에 앞서 대우받는 곳이다. 조선 후기의 시장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조수삼은 이러한 시장의 생리를 너무도 잘 알았고...2009-07-10 19:06
조선시대에도 명품·신상이 있었으니중국 송나라에 팽연재(彭淵材)란 명사가 있었다. 서울로 올라가 10여 년이나 머물며 유학하는 동안 고향에 있는 식구들은 죽도 배불리 먹지 못했다. 견디다 못한 식구들이 돌아오라는 편지를 보냈다. 팽연재는 나귀를 타고 일꾼에게 보따리를 단단하게 묶어서 지고 가게 했다. ...2009-06-26 18:45
인기 제일이었던 ‘낭독의 달인’들몇 년 전부터 방송과 신문에서는 책을 읽어주는 기획이 자주 등장했다. ‘낭독의 재발견’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저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독서(讀書) 또는 간서(看書)의 무미함에서 벗어나 소리내어 읽고 듣는 것은 혼자서 독서하는 고독함 대신 사람 사이의 교감을 선사한다. ...2009-05-15 14:27
18세기 대중스타 광대 달문조선 후기에도 현대 대중문화계에서 볼 수 있는 스타가 존재했을까? 문화와 예술의 양상이 많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중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린 스타가 존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양반문화와는 달리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은 대중문화가 성장한 때문이다. 그런 스타들은 대중적 ...2009-04-24 15:39
여승과 주고받은 연애편지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시대 가사 작품 가운데 ‘승가’(僧歌)란 것이 있다. 4편의 연작으로, 제목만 놓고 보면 ‘스님의 노래’이므로 승려가 지은 불교가사로 보인다. 국문학계에서는 실제로 꽤 오랫동안 특이한 불교가사로 간주해왔다. 굳이 특이하다고 말한 이유는 이 ...2009-04-02 14:50
진정한 남자 못 찾고 떠난 명기 한섬18세기에는 명성이 자자한 기생들이 아주 많다. 제각기 뛰어난 가무와 인물로 명성을 남겼으나 그들 모두가 후대까지 명성을 전하지는 못했다. 특별한 그 무엇이 있는 자만이 운 좋게 존재를 뒤에 남겼다. 에는 그런 기생이 3명 등장하는데 제주도 기생 만덕과 정인을 따라 죽...2009-03-12 16:47
‘이야기 주머니’ 김옹은 김중진20세기 이전 대중문화의 실상은 어떠했을까? 그런 의문을 품고 조선 후기 대중문화의 모습을 추적해보면, 현대와는 상당히 다르지만 독특한 예술문화를 향유한 정황이 속속 드러난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재담(才談)이다. 재담은 조선 후기 한양에서 독특한 대중예술의 하나로 인기...2009-02-19 14:35
조선의 악사, 김성기 ‘라인업’각 시대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명 음악인이 있게 마련이다. 를 보면, “금객(琴客) 가객(歌客) 다 모였구나! 거문고 임종철이, 노래에 양사길이, 계면(界面)에 공득이며”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여기에 나오는 임종철·양사길·공득이는 이 가사가 만들어지던 시대에 내로...2009-01-23 14:40
물고기가 된 여인이번에는 좀 허황한 사연을 이야기해야 할 처지다. 조선 후기에는 사람이 물고기로 변한 허무맹랑한 사연이 한양에 떠돌았는데 사람들은 마치 실제로 있었던 희한한 일인 듯 이야기를 전파했다. 끝부분에 실려 있는 ‘물고기로 변한 노파’(化魚婆)가 그 허황한 이야기다. 목욕을...2008-12-31 16:55
횡재를 포기하다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사람들의 머릿속에서는 일확천금의 꿈이 오락가락한다. 경제가 극심하게 어려워진 최근에 로또를 구입하는 수효가 늘었다는 통계가 나온 것을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벼랑에 몰린 사람이나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한 번에 목돈을,...2008-12-12 13:36
마음을 훔쳐버린 도둑들조선 후기에는 치안이 그리 안정적이지 못해 온갖 도둑과 강도가 사람들을 괴롭혔다. 일지매나 홍길동 같은 의적이 탐관오리와 부자를 절도의 대상으로 삼아 민중의 성원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부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도둑은 도둑, 강도는 강도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2008-11-21 17:19
도덕을 점치는 소경문명이 발달하고 인간의 지식이 진보할수록 종교와 미신에 덜 이끌릴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 큰 선거가 치러지거나 사람들이 큰일을 겪을 때 점을 치러 다니는 일은 현재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언론조차도 그런 현상을 흥밋거리 기사로 내보낸다. 누가 어떤 큰...2008-10-31 14:14
황혼 무렵에 미인이 있답니다성을 매개로 한 유흥문화는 도시 뒷골목 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봉건사회와 근대사회를 가릴 것 없이 도시가 형성된 곳에서는 성의 문화가 활개를 친다. 조건에 따라 음지에서 암약하기도 하고 아예 양지로 나와서 활동하기도 한다. 이들이 지...2008-10-10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