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 김규항 대원이 동네 교육장에서 만난 조철상 강사, 그와의 ‘안보난담’

이런 게스트는 없었다.
안보…안보… 안보… 국가안보… 정권안보! 안보고 싶은 ‘안보론’. 김규항·김어준이 쾌도난담에서 그토록 공격했던 안보론의 ‘선전대’ 중 한 사람이 초대된 것이다. 84년부터 17년째 예비군훈련장과 민방위훈련장은 물론 군부대와 학교에서 안보강연을 해온 조철상(51·경기도 재향군인회 사무처장)씨. 쾌도난담이 생긴 이래로 이런 성향의 게스트는 처음이다.
그러나 전말을 말하자면 단순하다. 말년고참 민방위 대원 김규항. 늘 민방위교육장에서 몸을 배배 꼬며 졸거나 잡념에 빠지던 그가 정신을 집중하고 ‘안보강연’을 경청하고 마는 일이 생겼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는 강사 조철상씨에 대해 “이런 관변교육장에선 처음 만나는 합리적 보수”라고 평가했다. 결국 독자들에게까지 ‘강사님’을 소개하게 된 것이다. 이제 ‘안보강연’이 아닌 ‘안보난담’을 들어보자.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민방위, 그런 거 꼭 해야 합니까?
김어준 저는 올해 민방위를 처음 받았거든요. 예비군훈련만 받다가…. 근데 그거 극기훈련이더군요. 상당히 고통스럽더라고요. (웃음)
조철상 지루하죠?
김어준 전 예비군훈련은 싫고 좋고를 떠나 이렇게 이해했거든요. 총 쏘는 법 잊지 않고, 전시에 내가 달려가야 할 곳이 어딘지 확인해두는 것 아니냐. 그렇게 딱 두 가지로 정리를 했어요.
조철상 아주 훌륭한 대원입니다. (웃음)
김어준 그 정도 목적이라면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에서 맞춰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민방위로 넘어가니까 이건 좀 받아들이기 힘들더라구요. 일단 목적도 모호하고, 그 연령대 사람들의 시간을 그런 식으로 소비하게 하는 건, 전국적 단위로 수십만명쯤 될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굉장한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소집의 의미가 있다면 왔다가 “니가 전시엔 여기로 와야 한다”는 걸 인식시키고 그냥 보내던지. 1년에 6시간이던가요?
조철상 요즘에는 전반기 4시간, 후반기 4시간이죠.
김어준 아침에 시작해서 점심 때까지… 시키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별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꼭 해야 할까요? 물론 여기서 뒤집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웃음)
조철상 과거에는 전시대비 민방위가 강조됐는데, 근래에는 다양한 사회적 기능 때문에 재난대비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단 말이죠. 아마 차츰 내실이 강회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가령 네덜란드 같은 데는 민방위훈련이 도시통과 가스차량의 통제문제랄지, 나무가 갑자기 뽑혀 일어나는 사고의 방지훈련이랄지… 상당부분을 재난대비에 할애하고 있거든요. 또 넓은 의미로 봐서 우리가 통일한국이 된다 할지라도 정규병력의 부족 부분을 동원예비군과 민방위대원들이 메워준다는 의미에서 그동안 수준이 더러 낮은 것이 없잖아 있었고 지루한 면이 있었지만 크게 봐서 후비 군사력의 일원으로 존재가치를 인정받아야 되지 않겠는가….
김어준 그건 공식 모법답안이고요. (웃음)
조철상 우리 재향군인회에서는 그런 생각도 해봐요. 사격술 문제라고 한다면 평소 사격장에서 레크레이션 식으로 하면서 일정 점수를 받아가지고 오면 사격점수로 인정을 해준다거나… 그런 진보적인 제도가 현실화한다면 민방위제도에 접목을 시킬 수 있겠죠.
김규항 세계적으로 냉전이 해체된 지 오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매카시즘적 마녀사냥이 통하는 나라죠. 다행스럽게도 최근 남북정상회담도 있고 하면서 상당한 정서적 변화가 보입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안보가 국가안보보다는 정권안보를 위해서 쓰이지 않았습니까. 민방위교육 역시 상당부분 그런 목적을 위해 사용되어 왔는데 안보전문강사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래지향적 안보개념이란…
조철상 ‘안보’라는 건 ‘안전보장’의 준말 아니겠어요. 그 소중한 단어가 역기능도 있고 순기능도 있었는데, 역기능적인 부분이 많이 나타났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하게 된 건 벌써 여러 해가 됐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말이죠,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 통일대한민국이 된다 하더라도 중국과 일본, 러시아, 미국까지 넓은 의미에선 우리의 안보관리대상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어요? 저는 강연장에서 이렇게 표현하거든요. 인간의 마음속에 약자를 깔고 앉으려는 아주 고약한 마음과 이기심이 없어지지 않는 한, 행복을 지키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미국 국립묘지 참전군인들의 묘지 비석에 보면 이런 첫 문장이 있다고 하잖아요.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안보가 이해되고 강조돼야지, 특정 집단이나 특정 정권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겠죠. 또 그런 시대는 지났고요. 그래서 저는 그걸 ‘안빙’이라고 불러요. 혼빙… 혼인빙자 간음이잖아요. 안빙… 안보빙자 정권유지. (웃음)
김어준 우와. 안빙? 혼빙은 규항이 형이 좋아하는데. (웃음)
조철상 그런 건 이제 절대 있어선 안 되겠죠.
김어준 강대국을 관리한다든지 국제외교 차원에서 안보의 필요성을 말씀하신다면, 백번 동의합니다. 근데 조모 신문이라고 혹시 아실는지 모르겠는데 (웃음) 걔들의 논조를 보면 항상 주적은 북한이란 말이죠. 사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리돼야 할 것의 하나가 주적개념이라 보는데, 조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남북이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면서 4강을 상대로 한 국제외교 차원으로 안보개념의 포커스가 맞춰진다면, 우리의 피아구분은 남, 북에서 한반도와 주변 4강으로 재정립되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조모 신문 같은 경우 언제나 피아 구분을 남과 북으로밖에 할 줄 모른단 말이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철상 제가 얼마 전에 그 문제와 관련하여 황원탁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어요. 그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군인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주적이 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역하고 거래하는 분들이 북한을 주적으로 삼으면 어떻게 장사를 하겠느냐. 정치적인 면은 정치적으로 풀고 경제적인 건 경제적으로 풀고, 군사적인 건 군사적으로 풀고….” 이 이야기가 저는 지금 시점에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어준 정치는 정치로, 군사는 군사로?
조철상 사회의 각 기능이 제 본분을 다하는 것으로… 그게 좀더 개선된 미래지향적 안보개념이 아니겠는가 하는 거죠.
김어준 근데 그건 과거에도 그러지 않았습니까.
조철상 그 중에서 특정 부분이 좀 강조되는 경향이 더러 있었죠.
김규항 아직도 “국시가 흔들린다”는 식의 주장을 공공연하게 하는 분들이 있죠. 재향군인회 같은 데서도 그런 극우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솎아내야 할 텐데요.
조철상 제가 판단하건대 전반적으로 지금의 남북화해 무드에 대해서는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어요. 다만 구체적으로 말씀 안 드려도 독자들이 아시겠지만, 상대의 행복이 내 불행인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계속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겠죠.
김규항 어떤 놈인지 구체적으로…. (웃음) 이름을 말씀해 주시면…. (웃음)
지역감정 유발자를 국보법으로 구속하라
이야기는 깊이 흘렀다. 조철상씨는 북한의 노동당 규약이 바뀌어야 남한의 국가보안법도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상부상조 정신의 상호주의’를 이야기했고, 김어준은 “왜 꼭 북한이 변해야 우리가 변하냐, 북한만 문제있고 우리는 문제없냐”며 응대했다. 그러다 뜬금없이 조철상씨는 이번호가 7월27일자이던데, 혹시 휴전협정일에 맞춰 이번 쾌도난담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말을 던지기도 했다(앗, 우리도 몰랐던!).
김규항은 국가보안법이 국내 정치용으로 악용된 부분에 대해서, 북한의 규약이나 논리와 상관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별도로 생각할 수 있지 않으냐고 ‘설득하듯’(?) 말했다. 그러나 조철상씨의 주장은 국가보안법이 역기능도 많았지만 순기능도 많았다는 것. 물론 동의를 안 하는 양김. 조철상씨는 “안보는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슬픈 분단국가의 굴레가 아니겠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규항은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건전한 보수주의자가 없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보수주의자들은 대개 극우의 우산 밑에 있다고 반박했다. 국가보안법의 역기능에 대해 반감을 가져야 할 사람들은 오히려 좌파나 진보주의자가 아니라 양식있는 보수주의자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의견은 달랐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없었다. 화기애애했다. “무슨 이념대결하는 것도 아니고… 어준이는 이념이 있는 사람도 아닌데. (웃음) 아무 생각없는 놈인데.” (웃음)(김규항) “아 씨바. 들켜버렸네.”(김어준)
김어준 지역감정이야말로 국가안보에 굉장히 위험한 거 아닙니까?
조철상 그렇죠. 국가안보에도 대단히 해롭습니다.
김규항 그럼 국가보안법으로 잡아넣어야지. (웃음)
김어준 근데 국가안보를 많이 주장했던 쪽에서 사실은 지역감정을 조장했거든요.
조철상 그런 점이 과거에 더러 있었는데….
김어준 많이 있었습니다. (웃음)
조철상 독일 같은 경우엔 북부독일하고 남부독일하고 결혼도 안 한다 그래요. 그래도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민도가 높아서 그게 득표로는 연결이 안 되거든요.
김어준 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책임이 돼버리는 거죠. 우리는 민도가 낮아서 그렇다?
조철상 민도가 낮다는 게 꼭 국민의 책임일 순 없어요. 교육수준은 높지만 타의에 의해서든 자의에 의해서든 간에 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경험이 없었다는….
김규항 민도가 낮은 것은 저도 사실이라고 봅니다. 다만, 그 책임을 당사자한테 묻기는 어렵죠.
김어준 따져봐야 할 게… 민도가 낮다는 게 객관적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민도가 낮음을 이용해서 지역감정을 유발시킨 사람들에게 그 민도 낮음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구요. 아까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짓이 국가안보에 역행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국가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재향군인회쪽에서도 그런 사람들에 대한 입장표명을 분명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구체적으로 적시하면 아주 극명한 사례… 부산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의원 둘 정도. (웃음) 재향군인회가 건강한 보수를 지향한다면 비판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아닌가? (웃음)
조철상 재향군인회는 법적으로 정치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 여든 야든 국가안보라는 대전제 아래 잘못했을 때는… 그러니까 정권안보를 한다든지 지역감정을 악용한다든지 하면 따끔히 혼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내부에서도 건강한 정치적 압력단체로 바뀌어야 하지 않은가 하는 이야기들이 모아지고 있어요.
김규항 재향군인회나 자유총연맹… 이런 관변단체들을 싸잡아서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집단으로 구분하는 편인데, 요즘 단체들간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조철상 제가 그런 여러 단체들과 협력도 하고 회의도 참석하고 그래서 내부적으로도 잘 아는데… 요새 자유총연맹도 많이 바뀌었어요.
김어준 사람이 바뀐 거예요?
조철상 조직의 핵심멤버들도 바뀌었고, 사업도 바뀌고, 주장도 많이 바뀌고 있어요.
김어준 혹시 을 아십니까?
조철상 아, 이도형씨? 지난번에 법적으로 상당한 평가를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웃음)
공산당 벽보도 붙이는 사회
김어준이 불쑥 이야기를 꺼내며 흥분했다. 97년 대통령 후보를 대상으로 한 사상검증 토론회가 생각났던 것이다. “발행부수도 적고, 영향력도 x도 없는 그런 잡지의 발행인이라는 자가 어떻게 방송3사의 생중계를 따서 대통령 사상검증을 했는지… 왜 하필이면 만이 그게 가능했냐 그거죠. 이거 상식있는 보수주의자가 보기에도 문제있어도 크게 있는 거 아닙니까.” 이에 대한 김규항의 썰렁한 대답. “내 생각엔 보는 사람들이 거꾸로 생각했을 거 같아. 저 정도 하는 걸 보니 이 대단한 잡지인가 보다(웃음)” 조철상씨 역시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제가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뭐라고 하기가 참….”
김규항 민주주의 사회의 가장 큰 미덕은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 다시 말해서 이견이 존중되는 것인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죠. 물론 우리가 말하는 극우주의자는 프랑스같이 근대적인 나라에도 있습니다. 국민전선. 브리지트 바르도 같은 여자도 극우인데, 근데 프랑스가 우리와 다른 건 기본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보수·진보의 구분없이 국민전선 같은 극우는 상종 못할 곳으로 여긴다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런 태도를 노골적으로 표방하면서 방송3사를 동원해 생중계 토론까지 했단 말입니다. 보수를 선택하든 진보를 선택하든 개인의 자유라고 봅니다. 문제는 그걸 표현하고 관철하는 방법이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겠죠. 그러나 극우는 자기와 다른 모든 의견에 대해서 “빨갱이 아니냐” “사상이 의심스럽다” “간첩이다” 하는 식의 폭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민주주의의 적으로 보는 거 아니겠습니까.
조철상 선거 때 공산당 후보자의 벽보가 붙어서 그 사람이 출마했지만 몇표 안 나올 정도로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반대로 아주 국수주의에 가까운 극우주의자들의 벽보도 붙는데 역시 마찬가지로 국민들이 별 점수를 주지 않는 사회… 그 정도까지 민도가 높아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난 그쪽으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행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김규항 이행되고 있는데, 그걸 너무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죠. 걱정을 안 해도 충분한 자정능력이 있는데, 공산주의의 위협에서 지켜줘야 한다고 과도하게 보호를 해주려고 하는 사람들….
조철상 아까 프랑스를 말씀하셨는데 항상 변화의 시기엔 구체제를 그리워하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앙시앵 레짐 같은 게 있거든요. 프랑스에도 있었고, 미국에도 있었고… 앞으로 인간의 이기심이 존재하는 한 그 흐름은 언제나 있을 겁니다.
김어준 문제는 그게 있을 수는 있는데, 우린 그게 일등을 한다는 겁니다. (웃음)
김규항 또 그놈의 조모 신문 얘기로군. (웃음)
김어준 그게 일등이고 주류고, 그게 우리 사회를 움직이면 이건 공정한 게임이 아니잖아요.
김규항 여전히 극단적인 형태의 반공주의를 주장하는 특정 언론이, 선생님처럼 합리적 안보주의를 표방하는 분들이 보기엔 오히려 반안보적이라는 생각 안 드십니까?
조철상 그걸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각자 주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죠.
김어준 저희들도 국민들이기 때문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판단을 해주셔도 되는데…. (웃음) 근데 민방위교육은 계속되나요? 앞으로도? (웃음) 줄이거나 변경할 생각은 없습니까?
조철상 그건 제가 좀 다루기 어려운 얘기인 듯한데….
기억에 남는 예비군훈련생들

김규항 교육시간에 보면 일방적 강의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교통안전이나 구급법 강의는 나중에 질문이 있는데, 안보강의 땐 질문시간이 없거든요.
조철상 조절이 가능하다면 토론식으로 되면 좋겠지요.
김규항 반공에는 토론이란 게 없거든요. 일방적인 강요고… 합리적인 안보라면 토론이 가능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어준 토론이라. 안보라는 주제로 수면에의 욕구를 이겨낼 만한 토론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조철상 강사의 능력과 주제의 시의성, 흥미성이 잘 맞아떨어지면 아마 네 시간 동안 토론해도 진지할 겁니다.
김규항 조 선생님 정도면 가능합니다.
김어준 민방위교육은 전국적인 규모인데, 강사 수준도 들쭉날쭉이고… 사실 국가가 군대 갔다온 특정 나이대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키는 거잖아요.
김규항 강사들 수준이 들쭉날쭉이 아니고… 날쭉이 일방적으로 적지, 대개 들쭉이지. (웃음) 존재 자체로 스트레스가 되는 강사들, 입만 벌리면 실패하는 강사들. (웃음)
김어준 어쨌거나 굉장한 수의 국민들이 엄청난 시간을 쓰는 건데… 국가가 강제로 그들의 시간을 빼앗은 만큼 보상을 해주거나, 아니면 아주아주 좋은 강연을 해줘 생활에 정말 도움되게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아예 진짜 군사적인 목적에 초점을 맞춰서 총 한방 쏘고 가게 하거나… 그럴 의무가 있는데 지금은 그냥 붙잡아만 두는데, 이거 국가의 직무유기, 직무태만 아닙니까?
조철상 그래서 저희 강사들이 서두에 이런 인사말을 꼭 합니다. “오늘은 시간으로 따져도 단가로 따져도 상당한 금액이 투입되는 교육시간이다. 생산적으로 갈 수 있도록 강사도 노력하고 여러분도 함께 힘을 모으자.” 이게 요즘 강사들이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또 그렇게 기대해 주셔야죠.
김어준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민방위 대원이 있습니까? (웃음)
조철상 가장 기억에 남는 건 86년인가로 기억이 되는데… 동원예비군 훈련이었어요. 오산·화성지역의 예비군들이었는데, 평택 벌판의 동원예비군 교육장에서 밤 8시부터 10시까지 했어요. 상당히 졸리는 시간 아닙니까. 그 중에는 안보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도 있었고, 강연이 소모적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었고, 어디서 술을 구했는지 약간씩 취하신 분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강단에 올라섰을 때 “우”하고 야유를 보냈거든요. 그랬는데도 그들에게 다가간 제 경험이 있어요. 진정한 의미의 안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강조했을 때 그 젊은이들이 순식간에 바뀌어서 같이 공감하는 걸 보고, 사이비 안보말고, 건강한 안보는 국민들에게 엄청난 신바람도 준다는 걸 느꼈지요. 두 시간에 끝내려구 그랬는데, 대원들이 휘파람을 불고 그래서….
김어준 무슨 말씀을 하셨기에… 저는 예비군 훈련에서 한번도 그런 기억이 없는데….
김규항 안보하고 관련없는 얘기하신 거 아닙니까? (웃음)
조철상 저는 제 주장을 강연시간의 5%밖에 얘기 안 합니다. 주로 예화를 풀지요.
김규항 군사정권 아래서도 안보강연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할 때 “무리한 이야기를 했다”는 후회도 드시죠? 지난 얘기니까. (웃음)
조철상 때로는 그 시대가 요구했던 얘기들을 무리하게 한 경우도 있었겠지만 ‘건강한 안보’의 소신을 놓치지 않으려고 늘 노력했습니다.
원조교제도 안보의 저해요소?
김규항 결론을 내리실 때가 됐습니다.
조철상 이제 ‘안빙’에서 통일로 가야 할 때죠.
김어준 ‘혼빙’은 어떻게 보십니까? (웃음)
김규항 ‘화간’은 무죄고(웃음)… 옛날엔 안보와 반공이 100% 일치했지만 이젠 변화가 필요합니다.
조철상 반공은 이제 안보의 부분집합이라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안보는 환경까지도 들어갑니다.
김규항 그런데 지금도 반공이 안보의 100% 필요충분조건이라고 주장하는 건 반안보적이죠.
조철상 안보는 군사적인 것 외에 경제·의식개혁·환경문제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개념입니다.
김규항 성문제까지…. (웃음)
조철상 원조교제 같은 것도 안보의 저해요소죠. (웃음)
김어준 그렇다면… 원조교제하면 국보법 8조 회합·통신죄를 적용 처단하라! (웃음)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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