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섹션과 자동차10부제, 그리고 원조교제 처벌… 파시즘의 편린들을 이야기함

엉뚱한 회상에 잠겼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회동을 보면서, 최보은 아줌마는 고교 시절의 황량했던 추억을 끄집어올렸다. 카드섹션. 김정일 위원장이 올브라이트 장관에게 카드섹션을 보여줬다는 뉴스보도를 접하면서, 자신의 꿈많던 여고 시절 지겹도록 그 집단의식에 동원되던 일이 새삼스레 떠오른 것이다.
최보은: 우리나라도 정말 장난 아니었잖아, 카드섹션.
김규항: 나도 해봤어요.
최보은: 난 1, 2, 3학년 단 한번도 빠진 적이 없거든.
김정일 위원장이 보여준 카드섹션 장면은 대포동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이걸 보면서 올브라이트 장관에게 “이것이 마지막 위성발사가 될 것”이라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25년 전 최보은은 카드섹션에 동원되어 무슨 역할을 맡았을까.
최보은, 박정희의 눈을 들다
최보은: 내가 박정희 대통령의 눈을 든 적이 있다는 거 아냐.
김규항: 난 내가 어떤 부분을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웃음) 카드섹션이라는 게 자기가 어떤 부분인지 잘 모르잖아.
최보은: 난 내가 뭐하는지 빠끔히 봤지.
김규항: 최 선배야 보통 눈이 아니니까. 남자도 투시해서 본다며…. (웃음)
최보은: 근데 지금 카드섹션은 전세계적으로 구경하기가 힘들잖아.
김규항: 파시즘의 유물이죠. 매스게임, 카드섹션….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저열한 쇼죠. 근데 그게 어쨌다고?
최보은: 새롭게 보였다고. (웃음)
김규항: 오랜만에 봐서 좋았다고?
최보은: 아니…. 그래서 그냥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고.
김규항: 돌아버리겠네. (웃음) 북한은 미국을 적이라 하고 남한을 미국의 괴뢰로 규정해왔는데 최근에 김정일씨가 개연성 없이 그런 걸 버리는 걸 보니 딱하단 생각이 들어. 북한 정권이 성립 당시엔 민족 정통성이나 인적자원면에서 남한보다 못하지 않았는데….
최보은: 빨갱이잖아. (웃음) 아직도 국가보안법이 엄존하는데….
김규항: 김수영 글에 보면 당시 모더니스트들끼리 자조어린 얘기 하는 게 나오지. 똑똑한 놈들은 전부 북으로 가고, 쭉정이만 남았다.
최보은: 점입가경이네, 이거. (웃음)
김규항: 내 생각이 아니라, 친일파 청산도 북쪽이 확실했고 당시엔 진지하고 똑똑한 청년들 가운데 좌익이 많았으니 객관적인 얘기지.
최보은: 요즘 살기 팍팍한 모양이지? 어디 들어가서 푹 쉬고 싶은 모양이지?
김규항: 집안으로 비유하자면 남한은 갑자기 일확천금해서 엉망진창이 된 졸부 집안이고 북한은 쥐뿔도 없으면서 고집과 자존심만 센 집안인데, 난 북한식 사회주의를 사회주의라 보진 않지만 돈 때문에 고집과 자존심을 버리는 건 개인이든 나라든 서글픈 일이죠. 이런 얘기하면 양쪽에서 욕을 먹겠군. (웃음)
최보은: 나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젓거나 아무 행위도 안 했다. 정말 나는…. (웃음)
김규항: 나는 요즘 우리가 북한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정보가 차단되어 있다지만 알려고 노력도 안 하고.
최보은: 가 의 흥행기록을 깨기 직전이라며?
김규항: 아니 내 얘기에 대해 뭐라도 한마디는 해야 할 거 아니야.
최보은: 난 처자식이…. (웃음)
그대는
김규항: 박찬욱 감독이 대단한 영화광이고 노력 많이 한 사람인데, 계속 죽쑤다가 잘돼서 참 좋아요.
최보은: 그렇게 뻔한… 그것도 말이라고 하니? (웃음)
김규항: 제작사 명필름도 충무로의 관행을 깰 정도로 일처리가 명료한 곳 아닌가?
최보은: 재미없어. (웃음)
김규항: 근데 나는
최보은: 미친 놈들이지 뭐. 그럼 뭐 영화에서 여자가 창녀짓 하면 모든 여자들이 다 일어나서 “내가 왜 창녀야” 해야 하는 거야?
김규항: 그건 비약이지. 일테면 수녀가 창녀짓하면 수녀들이 다 들고일어나냐는 비유는 말이 되지만 “모든 여자들…”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되지.
최보은: 예를 들어 의 이화같이 멀쩡한 여자애가 온갖 남자애들한테 다 주고 그러면 여대생들이 왜 여대생을 그렇게 그렸냐 할 수 있는 거지. 그런 논리가 무슨 비약이야?
김규항: 바보같은 소리.
최보은: (다시 김규항의 말을 무시하며) 신문에서 어떤 단신기사를 보니까 우리나라 사립대 총장은 여자가 6%인데, 국립대는 한명도 없다는구만.
김규항: 잠시 전하는 말씀이 시작되는군. (웃음)
최보은: 왜 그렇게 됐냐 말이야. 학생의 반은 여자인데, 왜 총장은 다 남자냐고.
김규항: 레고 있죠? 얼마 전 좀 어려운 걸 큰 맘먹고 단이한테 사줬는데, 그걸 사흘 걸려서 만들더라고. 그걸 집에다 놔두면 걔 동생 건이가 결국 부수거든. 남자애잖아. 무식한 놈. (웃음) 그래서 사무실 책상 위에다 놨는데 여직원이 보고 누가 만들었냐 묻더라고. 단이가 만들었다니까 “너무 잘 만들었다”면서 똑똑하다고 칭찬을 해. 그래서 내가 “여자애들이 같은 나이의 남자애들에 비해 똑똑하지” 그랬거든. 근데 그 친구 말이, 자기도 어릴 때 정말 똑똑했는데 지금 와서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대. 내가 볼 땐 그게 갈리는 게 고등학교 무렵 같아. 왜 그런 것 같아?
최보은: 열린 사회의 장 속에서 실생활을 통해 사회적 학습을 할 기회가 아무래도 제한돼 있으니까.
김규항: 여자 자신의 문제는 없다고 봐요? 자원은 좋은데 성장과정을 통해 계속 피동적인 인간으로 변하잖아.
최보은: 그건 여자 자신의 문제라기보다는 여자 속에 녹아 있는 역사지. 겉모양만 여자라고 다 여자 정체성을 인식하고 자기한테 유리한 사고를 하는 건 아니잖아. 학습을 통해 주입받은 대로 느끼고 본능적으로 반응하기 쉽지. 실제 그런 걸 극복하는 게 가장 오래 걸리는 문제 아닌가?
우리는 길들여져 왔다
김규항: 그게 최 선배처럼 남자를 적대시하고 공격해서 해결되는 문제인가?
최보은: 남자 개개인이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남성들이 분명히 누리고 있는 기득권이 있고, 그런 대목에선 적대적인 관계가 돼야 한다는 거지. 난 적대시하지 않아. 내가 얼마나 남자를 좋아해서 오해를 많이 받는데…. 내가 여자 돈황이나 되는 것처럼.
김규항: 오해라고? (웃음)
최보은: 아, 그 얘기하자. 어디서 2부제 여론조사를 했는데 전 국민의 80%가 찬성했다는 보도가 나오더라고. 국민을 굉장히 단세포적으로 만드는 여론조사들 아냐?
김규항: 파시즘이죠. 소수 의견을 압박하기 위한 정지작업인데, 그런 걸 입안하고 실시하는 놈들은 부제하고 아무 관계없는 놈들이고.
최보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그런 규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거 있잖아. 부제 운행해서 도로가 텅 비고 안 막히면 좋은 것 같지. 자동차는 계속 판매되고 늘어나는데…. 부제운행이 실시되면 이틀에 하루건 열흘에 하루건 자동차를 못 타게 되는 건데 그렇다고 자동차 세금이 싸지나? 국민들한테는 경제적인 피해거든. 자동차회사한테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개개인이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국가가 어디까지 내 생활을 규율할 것인가에 대해 많이 경계하고 좀더 많은 것을 나의 선택사항, 나의 결단 안으로 끌고 들어와야 하는데…. 뭐 침뱉고 이런 것도 싱가포르처럼 규제하면 안 하겠다는 식의 사고방식…. 피동적이고 심하게 이야기하면 피학적인 태도라고 봐.
김규항: 진정한 파시스트 조갑제 선생 말대로 국민은 국가의 훈육 대상인 거지. 우리 이모가 47년 만에 귀국했는데 며칠 전 일이 좀 있었어. 어머니하고 쇼핑센터에 구경 갔다가 맥도널드에 들른거야. 이모가 안식일 교회 교인인데 주문을 하면서 “난 돼지고기 안 먹으니까 빼주세요” 했는데 얘들이 햄을 넣은 거야. 그러니까 이모가 자길 무시했다고 불같이 성이 나서 한 30분 동안 승강이를 했다 그래. 그쪽 입장에서는 참 별난 아줌마 다 보겠다 그랬겠지. 결국은 30분 만에 환불받고 지배인이 나와 사과도 했는데…. 이 이모님은 그렇게 성격이 별난 양반도 아니거든. 우리가 볼 땐 뭐 그걸 갖고 저러나 싶은데…. 그 역시 우리가 훈육에 길들어 있다는 걸 드러내죠.
최보은: 맞아. 자기 권리에 투철하지 않은 거지.
김규항: 우리 어머니는 주장이 명확한 분인데도 옆에서 굉장히 민망했던 모양이야. 내가 이모한테 웃으며 그랬어요. “이모, 한 5년 전만 해도요, 은행이나 동사무소 가면 눈치보고 그랬거든요. 많이 나아진 거예요.” 이해를 못하겠대,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최보은: 시시때때로 벌어지는 관 주도 캠페인도 그렇고, 거기에 우리나라 방송들은 정말 발가벗고 달려들잖아. 나라에서 뭐 한다 그러면 바로 몇 시간 마라톤 생방송 해서 곳곳에 나가 재미도 없는 시민 인터뷰 천편일률적인 거 하고… 스튜디오에 사회자들 서 가지고 할말도 없는데 계속 공자님 말씀하고…. 그런 방송 볼 때 정말 내가 바보가 된 느낌이 들거든. 그리고 국가홍보처 같은 데서 정책 홍보성 여론조사들을 상당히 집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걸 도하언론에서 다 보도를 해. 갤럽 같은 여론조사기관에다 맡겨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릴리스를 안 하고 유리하면 릴리스하고 이런 식이니까… 여론조사가 아니라 여론조작이야.
김규항: 음 그렇게 훌륭한 얘기를. (웃음)
원조교제를 어떻게 벌할 수 있겠나
최보은: 아주 단순무지한 질문들, 가령 “부제운행을 찬성하십니까”라고 물으면 부제운행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데올로기적 문제들이 다 사장된 채로 편의만 강조가 되잖아.
김규항: 아까 카드섹션 얘기했는데, 카드섹션은 없어졌지만 차트는 남아 있죠. 일테면 대통령이나 누구 순시 같은 거 하면 딱 정렬해서, 차트 세워놓고 보고하지. 군대하고 똑같지.
최보은: 같은 맥락에서, 국가에 의한 시민생활의 과도한 규제에 대해 자의식이 없는 게…. 얼마 전에 원조교제 관련 영장 기각률이 90% 가까이 된다는 ‘우려 섞인 보도’를 봤거든. 이렇게 되면 원조교제 단속이 실효성이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지. 난 솔직히 말해 원조교제 현상 자체를 우려하거나 그렇게 하는 것과 그것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보거든. 사실 도덕적 가벌성과 법적 가벌성과의 괴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뛰어넘어버리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구. 도덕적으로 비난하고 도덕적으론 벌주고 싶어도, 사실 법이라는 게 그렇게 편의적으로 급조돼서 현상을 규제하는 데 동원되고 그러면 권위가 다 떨어진다고 보거든.
김규항: 최 선배가 법의 권위를 인정해?
최보은: 법철학대로라면 법에 권위가 있어야 되는 거지.
김규항: 최 선배는 “법은 어길수록 좋다”고 생각하잖아. (웃음)
최보은: 개인적으로 말하면 원조교제를 어떻게 과연 벌할 수 있겠나 싶어.
김규항: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부터 한국은 10대 이하 여성과 20대 이상 남성의 연애를 법적으로 금지한다”인데 알고 보면 되게 웃기는 얘기지.
최보은: 인권침해야. (웃음) 아니, 내 딸들이 돈받고 어디 가서 나이많은 남자들하고 자? 그렇게 처녀성을 몇푼의 용돈하고 쉽게 맞바꿔? 하지만 그게 모든 것이 아닌데. 말하자면 그렇게 눈에 보이는 현상 주변에는 상당히 많은 것들이 더불어 고려가 돼야 하잖아. 사랑할 권리, 또는 사람을 만날 권리, 자기 몸을 자기가 스스로 할 권리 같은 여러 가지 문제들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장일치로 무조건 그거는 다 나쁘다고 여론이 일사불란하게 조작이 되고 법이 동원되는 건 웃기는 얘기지. 그 처리방법이 문화적 뽕을 빼는 거야. 군사적인 거지.
김규항: 나는 무조건적 표현의 자유는 반대야. 아이들에게 성표현을 보여주는 게 나빠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판단할 수 없는 수준의 어떤 표현물을 보여주는 건 폭력이기 때문이죠. 덧셈도 못하는 아이한테 고등수학을 들이미는 꼴이랄까. 단계가 있는 건데…. 아직 뽀뽀도 못 해본 애한테. (웃음) 하지만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순진한 생각이 십중팔구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일에 이용된다는 걸 알 필요가 있는 거죠.
최보은: 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역설적인 코미디 중 하나가 온갖 섹스스캔들이거든. 클린턴-르윈스키에서 장원씨 사건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치인들이나 사회지도층의 섹스스캔들이 그 사람들의 사회적 생명을 끝장내는 수단이 된다는 게 코미디라는 거야. 지도자에게 높은 도덕적 자질이 요구되는데, 그 도덕적 자질이 아랫도리하고 무슨 상관이야. 나는 그게 개인적으로는 자기가 알아서 할 문제라고 보고…. 다만 자기 직권을 이용해 폭압적으로 뭘 한다든가 하는 건….
김규항: 그건 성문제가 아니라 폭력이니까.
최보은: 그렇지. 근데 요번에 아셈회의에 온 서구 지도자 중에 유일한 여자 대통령이 핀란드 대통령이었지. 보도를 보니까 아주 자유분방한 사생활이 나와 있어. 연하의 비서랑 동거하고 연애하다가 나중에 뒤늦게 결혼식 올리고…. 사실은 성적으로 개방된 북유럽이 우리나라처럼 도덕군자연하는 나라들보다 도덕적으로 타락했다고 보지 않거든.
김규항: 전근대성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적인 부분과 공적인 부분이 구분이 없다 보니 성적인 문제가 전체 사회의 위선으로 빠져 있지. 물 위로 올라온 건 때려잡고 물 밑의 문제는 다들 알면서도 눈감고.
최보은: 법을 집행하는 검사님들도 다 룸살롱 가서 언니들 끼고 훌라춤 추고 그러는데 말이야.
일기를 맘 편히 못 쓰는 나라

최보은: 모든 권위주의 독재와 파시즘 정권은 항상 도덕주의를 전면에 내세웠지.
김규항: 그렇죠. 나치도 초기에 보면 완전히 영성공동체거든.
최보은: 살균된 사회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광기지.
김규항: 최 선배 같은 병균들이(웃음)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엄청난 거지.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 영역을 혼동하는 건 이른바 지식인 영역에서도 똑같아요. 이를테면 우리나라는 토론과 논쟁이 잘 안 되잖아. 누가 자기를 비판하면 아니 “이 새끼가 날 씹어?”… 거의 서로 인격을 거는 거야. 비판이란 것은 지식인의 당연한 의무고… 비판하고 반박하는 과정을 통해서 구경하는 사람들과 함께 통찰을 얻는 건데… 씹으면 지 씹었다고 기분 나빠하고 비판하면 반박은 안 하고 뒷다마나 까고, 반박이라는 게 상대에 대한 경멸어만 가득 차 있죠.
최보은: 종교시민단체하고 우리나라 대다수 언론의 태도가 일치하는데, 일테면 원조교제 같은 상황이 터지면 천편일률적으로 따옴표 치고 “개탄을 금치 못한다”잖아. 난 그런 개탄을 금치 못하는 도덕주의 태도 이면에 숨어 있는 단세포적인… 인간사회의 복잡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일거에 묻어버리는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는 거지. 왜 그렇게 모두 매사를 단순화시켜버리는지 모르겠어.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하잖아. 실은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거든! 아무리 좋은 것도 수많은 이면을 갖고 있는 거고 그 이면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될 중요한 것들이 많이 숨어 있는 거잖아.
김규항: 그게 다 핑계가 있지. 보호해 주기 위해서! 그러니까 보통의 국민들을 영 모자라는 바보로 생각하는 전제가 있는 거죠.
최보은: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는 자기검열이 일상화되고 내면화된 사회를 살고 있는 건데…. 지금도 나는 이 나이에 정말 쓰고 싶은 일기를 못 써. 직업이 글 쓰는 건데도.
김규항: 누가 볼까봐? 누구한테 보여질까봐?
최보은: 응.
김규항: 숨겨도 객사라도 하면 발견될 테니. (웃음)
최보은: 정말 끔찍한 거는 초등학교 때부터 일기장 검열을 하잖아.
김규항: 요새도 하나?
최보은: 요새도 하지.
김규항: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인이 돼서도 감시에 대한 공포가 있는 거죠.
최보은: 오늘의 결론.
김규항: 우리는 수인이다. 박정희 시절 한국사회가 병영이라면 지금은 거대한 감옥이죠.
최보은: 음… 나의 침실을 엿보지 말라.
김규항: 아무도 엿보지 않아. (웃음)
최보은: 이건 어떨까.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단독] 전재수, “천정궁 다녀감” 통일교 문건 4개월 전 한학자 특별보고에도 등장 [단독] 전재수, “천정궁 다녀감” 통일교 문건 4개월 전 한학자 특별보고에도 등장](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12/53_17654916639653_20251211504506.jpg)
[단독] 전재수, “천정궁 다녀감” 통일교 문건 4개월 전 한학자 특별보고에도 등장

이 대통령 “딴 데 가서 노세요?”…인천공항공사 사장 질타
![[단독] 공수처,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 국회 위증’ 천대엽 수사 착수 [단독] 공수처,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 국회 위증’ 천대엽 수사 착수](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11/53_17654387202391_20251211503426.jpg)
[단독] 공수처,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 국회 위증’ 천대엽 수사 착수

“오해 많다” 한발 뺀 통일교 윤영호…‘권성동 1억’ 증언도 거부
![[단독] 통일교 윤영호 “전재수, 문재인 정권 실세라 금품 줬다” [단독] 통일교 윤영호 “전재수, 문재인 정권 실세라 금품 줬다”](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12/53_17655136598381_20251212501796.jpg)
[단독] 통일교 윤영호 “전재수, 문재인 정권 실세라 금품 줬다”
![내년 지방선거 ‘여당 승리’ 42%, ‘야당 승리’ 36% [갤럽] 내년 지방선거 ‘여당 승리’ 42%, ‘야당 승리’ 36% [갤럽]](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12/53_17655066826766_20251212501492.jpg)
내년 지방선거 ‘여당 승리’ 42%, ‘야당 승리’ 36% [갤럽]

이 대통령 “서울대 줄이면 섭섭…지역 국립대 지원 늘리자”

‘정원오 보고있나’…마포구청장 부풀린 구정평가 홍보에 “양심 좀”

습설에 강풍까지, 주말 내내 ‘겨울 왕국’…일요일 5도 뚝

“계엄군 총구 막은 안귀령, 즉각 사살 가능” 국힘 김민수 망언















![[단독] ‘세운 재개발 총괄’ 서울시 1급 출신, 한호에서 3억6천만원 자문료 받아 [단독] ‘세운 재개발 총괄’ 서울시 1급 출신, 한호에서 3억6천만원 자문료 받아](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11/53_17654583299495_20251211504295.jpg)


![[단독] 쿠팡 ‘산재 대응 매뉴얼’에 “유족을 우리편 만든다”… 권영국 “산재 은폐 의도” [단독] 쿠팡 ‘산재 대응 매뉴얼’에 “유족을 우리편 만든다”… 권영국 “산재 은폐 의도”](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11/53_17654128619793_20251211500566.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