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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도 그날이 오면

등록 2021-06-13 04:42 수정 2021-06-18 01:29
그래픽 장광석

그래픽 장광석

군부의 쿠데타와 헌정 파괴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 투쟁이 넉 달을 훌쩍 넘겼다. 비무장 시민에 대한 군부의 잔혹한 살상과 폭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명백히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 행위다. 국제사회의 개입 근거가 된다. 하지만 미얀마 군사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경을 닫아걸고, 언론을 통제하고, 변방의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에게 물과 전기의 공급을 끊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일상의 파괴를 넘어 목숨이 위협받는데도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투쟁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과 개입도 간절히 바라면서. 이들은 한국 시민사회가 보여준 연대와 지원이 큰 힘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도 20세기 들어 70년 넘는 식민지배와 군부독재에 신음했다. 그리고 끈질긴 저항과 투쟁으로 독립과 민주화, 경제적 번영까지 이뤄냈다. 자유와 민주화를 갈망하는 미얀마 시민에게는 용기와 희망의 등불 같은 전례다.

2021년 6월10일. 한국의 전 국민 민주화투쟁인 1987년 6·10 항쟁이 34주년을 맞았다. 6·10 항쟁은 군부 쿠데타로 세워진 5공화국을 무너뜨리고 대통령 직선제를 되찾으며 국민의 다양한 민주적 권리를 명시한 새 헌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지금 미얀마에선 시민과 군부가 팽팽히 맞서며 군정 회귀냐 민주화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아예더봉, 아웅야미!”(혁명은 승리한다)를 외치는 미얀마 국민의 간절한 바람이 이번에는 이뤄질 수 있을까.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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