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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 민주당의 DNA가 못마땅하다”

등록 2024-07-19 20:45 수정 2024-07-24 17:28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 민형배 의원은 “이 정권에서 검찰개혁법이 관철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 민형배 의원은 “이 정권에서 검찰개혁법이 관철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는 2024년 7월10일 국회에서 공청회를 열고 3차 검찰개혁 법안의 핵심 내용을 발표했다.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소기관인 공소청을 신설하며, 검찰의 수사권은 기소권이 없는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앞서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과 2022년 검찰의 수사 범위를 각각 6개 범죄, 2개 범죄로 축소하는 검찰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 태스크포스에서 중대범죄수사처 설치 방안을 정리해 발표한 민형배 의원을 2024년 7월15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이미 2차에 걸쳐 검찰개혁 입법을 했는데, 3차 검찰개혁 법안을 내놓는 이유는.

“기소기관인 검찰이 수사권까지 가져 권력이 과도해졌고, 이젠 정치까지 지배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 정치를 중단시켜야 한다. 수사-기소가 분리되면 검찰의 부조리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검찰의 비대한 권력을 쪼개는 것이 민주주의와 인권, 정의에 맞는다.”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가 확실한데 왜 발의하나.

“이 정권에서 검찰개혁법이 관철되도록 계속 발의할 것이다. 그래도 안 되면 정권을 교체한 뒤 다시 통과시킬 것이다. 집권 전에 검찰개혁을 준비하는 측면도 있다. 시행착오가 줄어들 것이다.”

—검찰 수사권을 폐지해도 고위 공직자 범죄 말고는 기소권과 영장 청구권을 여전히 검찰이 독점한다. 그동안 검찰의 행태를 보면 이것도 위험한데, 대책이 있나.

“그래서 미국처럼 기소배심(대배심)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우리가 해보지 않은 제도여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영장 청구권도 수사기관이 신청한 것만 받아서 청구하도록 하고 검찰 스스로 청구하는 것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헌법에 검사의 영장 신청권(청구권)이 명시돼 있어서 그 제한이 가능한지 고민스럽다.”

—8개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중대범죄수사처를 신설하는데, 수사 범위가 현재 검찰의 수사 범위(2개 범죄)보다 훨씬 넓다. 중수처의 수사권이 너무 커지는 것 아닌가.

“중대 범죄 수사권을 일단 중수처에 두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협의하도록 했다. 중수처가 수사 우선권을 갖지만, 필요에 따라 국수본도 함께 수사할 수 있다. 중수처의 수사 범위는 법률에 명확하게 제한할 것이다.”

—중수처가 현재의 특수부 검사를 다수 받아들일 경우, 중수처 고위직을 검사들이 독식하고 공소청 검사들과도 연계될 수 있다. 대책이 있나.

“중수처 수사관을 뽑을 때 한쪽 출신으로 쏠리지 않게 적절히 안배해야 한다. 중수처 수사관은 검찰뿐 아니라 변호사나 경찰에서도 뽑는다. 공소청의 검사와 중수처의 검찰 출신이 짬짜미할 우려는 크지 않다. 조직과 공간이 분리되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검사가 중수처에 오려면 사표를 내야 하므로 더는 검사가 아니다.”

—이런 내용의 검찰개혁을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왜 처리하지 않았나. 검찰개혁 실패는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그때는 단계론이 우세했다. 또 비대해지는 경찰에 대한 통제 문제도 고민이었다. 그래도 그때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해야 했다.”

—민주당이 재집권한다면 이 내용으로 검찰개혁을 할 것인가. 민주당은 야당 때만 개혁을 내세우고 막상 집권하면 개혁하지 않는다.

“나도 가끔 민주당의 디엔에이(DNA)가 못마땅하다. 착한 척만 하다가 검찰에 당해서 이 꼴이 됐다. 행정 공무원에 불과한 검사들이 사회의 근본을 뒤흔들고 있다. 다음 민주당 정부에선 무조건 검찰개혁을 할 것이다.”

—앞으로 일정은.

“7월 안에 발의하고 본회의 통과는 시기를 볼 것이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현안이 많다.”

—<한겨레21>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지난 30년 동안 중요한 이슈에 대한 깊은 기사 잘 보고 있다. 언론계에서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 현재 많은 언론 매체가 제 기능을 못한다. <한겨레21>이 검찰이나 언론 개혁과 관련해 계속 관심 갖고 보도해달라.”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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