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6월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지리산·설악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추진 공동규탄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리산과 설악산을 상징하는 반달가슴곰과 산양을 포박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악산은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설치 압박을 온몸으로 막은 최후의 보루였다. 환경정책상 최우선 보전지역인 산악형 국립공원 18곳 중 한 곳이면서 천연보호구역(문화재청)이다. 여러 겹의 보호벽이 2023년 2월27일 환경부(원주지방환경청)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에 대한 허가(조건부) 결정으로 모두 걷혔다. 이는 전국의 국립공원을 감싸던 보호벽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케이블카 설치 난개발을 막을 명분·논리, 최소한의 법적 울타리가 사라진 것이다. “ 2019년 반대 때와 2023년 허가 때 달라진 건 ‘윤석열 대통령 공약’밖에 없는데, 환경부는 생태 보존을 위한 방어 수단을 스스로 모두 내던져버렸어요. 앞으로 지리산 지역 등에서 케이블카 설치를 신청할 때 겪을 풍파를 없애준 선례를 만든 겁니다.”(정인철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 상황실장) 이에 그간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다 좌절된 전국 지자체가 재추진을 공식화하며 들썩이고 있다.
재추진 거론 지역은 북한산·지리산·무등산·월출산·보문산·팔공산·주흘산·영남알프스·속리산·소백산 등 10여 곳에 이른다. 가장 발 빠르게 재추진을 공식화한 건 경남도다. 2012·2016·2017년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서 지리산 장터목,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를 잇는 케이블카를 추진했던 경남도는 “공익성·환경성 등이 미흡하다”(환경부)는 판단에 따라 2019년 사업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상황은 달라졌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023년 3월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얼마 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광역시장·도지사 회의에서 케이블카에 대한 환경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논의가 많았다. (지리산 케이블카를 추진 중인) 전남·북도지사와 공동 노력을 제안했고 동의했다”고 밝혔다. 1990년부터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해온 전남 구례군도 용역을 통해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국립공원계획 변경 신청을 할 예정이다. 구례군 담당자는 “새로운 노선을 발굴해 재추진을 준비 중이다. 전남도에서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발전’이라는 명분과 더불어 ‘케이블카 설치’가 환경보존이라는 ‘수상한’ 주장을 하는 지역단체들이 허가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광주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는 단체의 이름은 ‘무등산 자연환경보존 케이블카 범시민운동본부’다. 이 단체의 김용배 사무총장은 <한겨레21>과 한 통화에서 “과거와 달리 케이블카를 친환경적으로 설치한다. 무등산 케이블카로 이익이 창출되면 광주시민의 복지, 경기 활성화, 무등산 보호와 생태계 보존을 위해 쓰게 된다. 자체 여론조사를 해보면 찬성이 70%가량”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의 ‘구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도 “건강한 사람만의 전유물이었던 국립공원 지리산의 아름다운 노고단을 남녀노소, 장애인이 모두 만끽할 수 있다”며 “차량 통행으로 인한 소음·매연, 야간 조명, 자력으로 올라가는 등산객들이 수풀·바위틈에 유해 물질을 버리는 행위가 완화될 수 있다. 방사된 반달가슴곰으로 인한 등산객 안전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아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생태계 파괴는 깊게 공부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문제다보니, 막연하게 ‘누구나 산에 오르는 게 좋은 것 아니냐’ ‘산양·반달가슴곰은 지주를 피해 이동하면 되잖아’ 식의 사실과 다른 논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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