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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뉴스] 산업도시에서 찾아낸 199종의 야생버섯

울산 버섯탐구회, 5년간 확인한 버섯 모습 화보집으로 펴내
등록 2022-02-01 06:54 수정 2022-02-02 02:15
주황색의 화사한 털작은입술잔버섯. 지름 0.5~1㎝의 극소형 버섯으로 봄부터 초여름까지 울산 가지산 등지의 떨어진 나뭇가지에서 볼 수 있다. 버섯탐구회 제공

주황색의 화사한 털작은입술잔버섯. 지름 0.5~1㎝의 극소형 버섯으로 봄부터 초여름까지 울산 가지산 등지의 떨어진 나뭇가지에서 볼 수 있다. 버섯탐구회 제공

명절 선물로 떠올릴 수 있는 대표적인 건강식품 중에 버섯이 있다. 버섯은 독특한 향미에다 면역력 강화, 노화 방지, 성인병과 암 예방 등의 효능까지 있다. 고대 이집트 왕들은 버섯을 ‘신의 식품’으로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지구에 있는 7만여 종의 버섯 가운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은 고작 250여 종뿐이다. 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독성이 강한 것도 많아 숲에서 만나는 야생버섯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7만 종 중 250여 종만 먹을 수 있어

울산시와 울산생물다양성센터가 최근 울산에 자생하는 주요 야생버섯을 소개하는 화보를 펴냈다. <자세히 보면 더 아름다운 울산 야생버섯 199선>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울산생명의숲 버섯탐구회(회장 김상희)가 지난 5년 동안 울산 도심과 근교의 산지 숲을 찾아다닌 결과다. 이들은 탐사활동으로 확인한 야생버섯 199종의 생생한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버섯 연구자 최석영 울산대 교수가 감수했다.

울산시와 울산생물다양성센터는 이 책에서 “버섯은 지구상의 생태계 전체를 유지하는 데 필수 기능을 담당한다. 살아 있는 동식물에 기생하면서 생태계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고, 죽은 생명체에 붙어서 그 생명체를 분해해 자라면서 자연생태계의 양분 순환 기능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살아 있는 식물과 공생하면서 식물에서 탄수화물을 공급받고 식물에는 물과 양분을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책에서는 대표적인 예로 우리가 식용버섯으로 잘 아는 송이버섯과 느타리버섯을 소개했다. 송이버섯은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에서만 자라며 공생균 기능을 하고, 느타리버섯은 죽은 나무에서 자라며 나무를 분해하는 부생균 기능을 한다.

화보에는 국내 처음으로 확인된 울산도깨비광대버섯과 하늘색털붓버섯 등도 나온다. 울산도깨비광대버섯은 윗부분 갓의 지름이 15~30㎝ 되는 초대형 버섯으로 여름부터 가을 사이 울산 중구 입화산 숲에서 볼 수 있다. 하늘색털붓버섯은 밑부분 유균의 지름이 2~4㎝에 대의 길이가 10~15㎝이며, 늦가을 울주군 가지산 숲에서 만날 수 있다. 둘 다 식용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버섯도 있어

이들 버섯을 탐사한 버섯탐구회는 2016년 3월 결성돼, 울산 일대에서 자생하는 야생버섯을 탐구하고 관찰하는 시민모임이다. 울산에 20여 명, 전국까지 치면 8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한다. 해마다 20~30차례 정기·부정기 탐사활동을 벌이며 회원들이 찍어둔 사진을 골라 가을이나 겨울에 야생버섯 사진전시회도 연다. 2021년 10월까지 모두 5차례 전시회를 열었는데 2022년 10월에도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버섯탐구회 회원인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은 “삭막한 이미지의 산업도시로 잘 알려진 울산에도 다양한 생물종과 우수한 자연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울산=신동명 <한겨레>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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