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내 집 혹은 셋집 마련이라는 ‘보통사람’들의 꿈을 담은 공공주택이 나온 지 32년 됐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 사람에게는 공공주택이 보이지 않는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주택의 7%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진짜’ 공공주택의 재고는 4~5% 수준이라고 말한다.
안정적인 주거 공간, 내 집을 마련하는 발판, 부동산시장의 완충제(또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었던 공공주택의 가능성은 32년 전보다 커지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원인을 파고들수록 우리가 처음 꿈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 확인할 뿐이다. 그나마 미약한 가능성이라도 찾으려는 시도가 아직 남아 있다. 절박한 보통사람, 집 없는 사람이 여전히 국민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안이 나왔다. 미군으로부터 돌려받는 서울 용산기지에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자는 것이다. 제안자들은 돌려받는 용산기지 300만㎡ 가운데 20~30%만 사용하면 공공주택 5만~10만 채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용산은 빼어난 입지를 갖추고 교통이 편리한 곳이어서 공공주택 공급이 실현된다면 그 효과가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제안자들은 용산기지 공공주택이 대규모 정부 투자로 만들어지는 용산공원의 공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좋은 입지에 높은 품질의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하면 공공주택에 대한 편견도 일거에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 공공주택은 땅과 건물을 모두 정부가 소유하므로 나중에 공원으로 전환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관건은 오랜 논란을 겪으며 특별법으로 정해진 용산기지의 ‘공원’ 용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다. 용산공원 조성 관계자들은 공공주택 건설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편에선 용산기지의 반환 절차가 더딘데 언제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과연 용산기지 안 공공주택 10만 채 공급이라는 꿈은 실현될 수 있을까.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공공주택 10만채 용산기지에 지을까?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23.html
'믿음직한 집' 꿈 잃는 게 보통인 나라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28.html
'국가공원 1호’ 용산공원, 이렇게 탄생할 순 없다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29.html
용산기지 1천여 건물이 품은 근현대사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0624.html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김건희가 박찬욱에게, 날 주인공으로 영화 한편 어때요 했다더라”
“임시공휴일 27일 아닌 31일로” 정원오 구청장 제안에 누리꾼 갑론을박
중립인 척 최상목의 ‘여야 합의’…“특검도 수사도 하지 말잔 소리”
박종준 전 경호처장 긴급체포 없이 귀가…경찰, 구속영장 검토
최상목의 윤석열 체포 ‘지연 작전’…‘특검 합의’ 내세워 국힘 편들기
경호처 2·3인자가 김건희 라인…‘윤석열 요새’는 건재
연봉 지키려는 류희림, 직원과 대치…경찰 불러 4시간만에 ‘탈출’
국민·기초연금 1월부터 2.3% 인상…물가상승률 반영
복지부 “연금개혁 상반기에 이룰 것”…노인 연령 조정도 적극적
“최전방 6명 제압하면 무너진다”…윤석열 체포 ‘장기전’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