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요 노회찬 의원님 어딜 바삐 가시나요/ 나는 새벽 첫차를 기다리는 빌딩미화원 김씨랍니다/ 반가워요 노회찬 의원님 오늘도 바쁘시네요/ 나는 새벽 첫차를 타야 하는 일용노동자 박씨랍니다/ 사람들 출근하기 전에 모든 걸 끝마쳐야 해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맡은 일을 묵묵히 해요/ 하루가 가고 다시 새벽 첫차를 타요/ 내일이 오면 또다시 새벽 첫차를 타요”
7월18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노회찬 의원 2주기 추모제와 7월22일 서울 마포에서 진행된 ‘노회찬 헌정음반 발매 공연’에서 헌정곡인 <반가워요>가 흘러나왔다. <이등병의 편지>를 작곡한 김현성 작곡가가 노래를 만들고 불렀다.
청소노동, 버스 노선 중심으로 자료 분석
고 노회찬 전 의원은 2012년 당대표(진보정의당) 수락연설에서 6411번 새벽 첫차를 타고 서울 강남의 빌딩으로 청소하러 가는 노동자들을 ‘투명노동자’라 불렀다. 그리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늘 앞장서왔으면서도, 여전히 제대로 다가가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하고 부끄러워했다. 노회찬재단의 ‘6411프로젝트’는 그의 고백에서 출발했다.
사회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일을 하면서도 열악한 환경을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노동자들을 찾고 그들의 목소리를 드러내려고 노 전 의원은 애썼다. 목소리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요구를 정책으로 그리고 제도로 만들어내려고 했다. 청소, 돌봄노동, 봉제, 핵발전소 비정규 노동자들을 찾아다녔다.
접근 방식은 조금씩 달랐다. 청소노동은 서울의 6411번 버스 노선을 중심으로 수억 건의 자료를 분석해 실상을 파악했다. 어디에서 출발하고 어디에서 내리는지, 어디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는지, 직장인이 출근하기 전 청소를 끝내야 하는 그들의 지불받지 못한 노동시간은 얼마인지 등을 살폈다. 신희주 가톨릭대 교수(사회학)가 책임을 맡고 노무사에게 조언을 받아 보고서를 작성한다.
돌봄노동은 장애인활동지원사, 재가요양보호사, 시설요양보호사, 보육교사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진행한다. 심층면접으로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공공데이터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대표하는 돌봄노동의 문제를 다각적인 차원에서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혁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
봉제노동은 도심형 제조업으로 일반인의 생활공간에 밀착해 있지만 물량에 따라 돈을 받는 ‘객공 제도’(도급제)로 인해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다. 사업장 규모가 영세해 전통 노사관계로는 접근하기 어려워, 공제회를 통한 조직 방식을 찾고 있다.
노동자의 국회 사용설명서, 국회 입법…
핵발전소 비정규노동의 실태조사는 안전을 외주화하고 노동기본권을 착취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방법은 무엇일지 고심하는 작업이다. 실태 분석과 쟁점 도출, 그리고 문제 정의를 통해 이를 국회 입법으로 제도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 노동자의 국회 사용설명서를 만들고, 국회의원들이 현장의 목소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할 계획이다.
노회찬재단에서는 앞으로 더 많은 투명노동자를 찾아가려고 한다. 이것이 그를 기억하고, 그의 뜻을 잇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김형탁 노회찬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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