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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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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피해 35조원으로 청년 기본소득 했다면?

‘박근혜 이후’를 상상하는 기본소득 ‘새싹’ 돋아나길…

11월27일 기본소득 스토리펀딩 1호 지급 대상자 뽑는 행사 참여 신청받아요
등록 2016-11-22 17:35 수정 2020-05-03 04:28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민피해액 35조원이면, 19~24살 청년에게 월 65만원(연간 780만원)씩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또는 청년수당 정책이 실현 가능하다.”

정의당 미래정치센터가 11월14일 내놓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경제규모·국민피해액 분석 보고서’의 마지막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0~5살 영·유아 대상으로 현재 월 10만~20만원 지급하는 가정양육수당을 월 100만원(연간 1200만원)까지 인상해 ‘아동수당’(아동기본소득)으로, 65살 노인 일부에게 지급되는 월 20만4천원의 기초연금을 월 40만원(연간 480만원)으로 인상해 모든 노인에게 ‘노인수당’(노인기본소득) 방식으로 지급할 수도 있다. 35조원은 0~5살 영·유아, 19~24살 청년, 65살 이상 노인 1375만8천 명에게 월 20만원(연간 240만원) ‘기본소득’을 실현 가능케 하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정의당이 국민피해액을 추산한 계산 방식은 이렇다. 먼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에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1조원 이상, 이로 인해 중국 소비 관련주 10종목의 시가총액이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직전인 7월 이후 4개월 새 13조5천억원가량 줄어들었다(한국거래소 11월4일 종가 기준). 지난 5월24일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입주기업들의 피해액은 15조8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산업은행의 관리·감독 소홀로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해양에 쏟아부어야 하는 돈만 2조8천억원에 이른다. 대기업들은 노동자, 주주와 함께 공유해야 할 회사 자금 880억원을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 삼성은 최순실 모녀의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에 35억원까지 특혜 지원했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스토리펀딩 실험 432만 명에게 줄 수 있는 돈 </font></font>

최순실씨 등 이권 세력과 관련된 정부 예산만 해도 수천억원대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2019년까지 총 7700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었다. ‘K시리즈’로 불리는 각종 한류 사업 예산 3312억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 522억원, 창조경제 예산 1427억원도 직간접적으로 최순실·차은택씨와 연관돼 있다.

카카오 스토리펀딩 ‘기본소득 월 135만원 받으실래요?’(<font color="#C21A1A">story funding.daum.net/project/9578</font>)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하면 35조원으로 몇 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까? 6개월 동안 월 135만원씩 1명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810만원이다. 35조원이 있으면 432만 명에게 6개월 동안 월 135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실험이 가능하다.

이화여대 이승윤 교수(사회복지학)는 11월1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19~24살 청년들(422만8398명 기준)이 기본적으로 드는 생활비와 비슷한 수준인 월 138만원을 지급하려면 연간 65조6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적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소득수준인 월 138만원과 월 최저임금으로 받게 되는 소득 108만원의 차액에 해당하는 월 30만원을 청년에게 무조건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안을 제시했다. 이 청년기본소득을 시행할 경우 연간 15조2천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은 첫 번째 기본소득 스토리펀딩 지급 대상자를 만 18~34살 청년(1982~98년 출생자) 중에서 선정한다. 18~34살 청년의 노동빈곤율은 49.8%로, 일하는 청년 2명 가운데 1명꼴로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2014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2016년 10월 기준으로 18~34살 인구는 1162만2191명이다. 이들에게 6개월 동안 월 135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려면 94조원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 예산이 연간 400조원, 서울시 예산이 30조원임을 감안하면 재원 마련은 결코 만만치 않은 숙제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최종 선정 확률은 201 대 1 </font></font>
※이미지를 누르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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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 전체는 정신적 폐허 상태다. 새싹은 폐허에서 돋아난다. 민주주의가 사라지고, 전근대적인 ‘비선’이 국정을 농단했다는 무력감에 젖어 있는 대신, 기본소득을 포함해 ‘박근혜 시대 이후’를 만들어갈 새로운 시대 정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제한된 정부 예산 안에서 어떤 가치를 우선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해보기 시작하면 어떨까.

이 월 135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받을 첫 번째 주인공을 뽑는 행사가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행사는 11월27일(일) 저녁 7시 서울 마포구 동교동 미디어카페 ‘후[Hu:]’(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진행된다. 를 번역한 이재명 성남시장, 의 저자 하승수 변호사, 청년 기본소득에 관련한 연구작업을 계속해온 이승윤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학)가 함께 자리해 기본소득을 이야기한다.

행사에 독자와 스토리펀딩 후원자들을 초대한다. 전화 02-710-0506, 전자우편 yrcomm@hani.co.kr(이름, 연락처, 전자우편 기재)로 11월24일(목)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알림글 <font color="#C21A1A">'첫 번째 주인공을 뽑습니다' </font>참고). 당일 추첨 행사는 페이스북 페이지(<font color="#C21A1A">@hankyoreh21</font>)와 카카오 스토리펀딩 페이지(<font color="#C21A1A">@storyfunding</font>)로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마감일인 11월11일까지 스토리펀딩 페이지에 응모지원서를 작성한 사람은 287명이다. 전체 후원자는 762명이었는데 4명에 1명꼴로 지원서를 작성한 셈이다. 응모지원자 287명의 평균나이는 32.2살이고, 직업은 ‘무직 또는 취업준비생’ 50명(17.4%), ‘학생(휴학생 포함)’ 45명(15.7%), ‘작가·음악인 등 예술계 종사자’ 26명(9%), ‘비정규직·아르바이트·프리랜서’ 26명(9%)의 순서로 많았다. 불안정노동이 현재이거나 미래인 청년들이 많이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여성(51.6%)이 남성(48.4%)보다 많았다. 이들이 간절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작성한 ‘나에게 기본소득이 필요한 이유’를 58~61쪽에 펼쳐 소개한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2차 펀딩과 실험은 계속됩니다</font></font>

이 가운데 만 18~34살에 해당하는 1호 추첨 대상자는 201명이다. 이들의 평균나이는 27.6살로, 절반 이상이 ‘무직 또는 취업준비생’(47명), 학생(45명), 비정규직·아르바이트(21명) 상태였다. 201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지급 대상자로 선정된 주인공에게는 12월 중에 기본소득 월 135만원이 지급된다. 그 뒤 6개월 동안 매달 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독자 여러분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할 예정이다.

기본소득 실험이 지속되는 동안, 2차 펀딩도 계속된다. 2차 목표 금액인 2천만원이 달성되면, 펀딩 후원자 가운데 같은 방식으로 두 번째 기본소득 지급 대상자를 뽑는다. 폐허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 꽃을 피울 때까지 실험은 계속된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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