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용인 노매드 미디어&트래블 대표 www.nomad21.com

“코트를 하나 사야 하는데….”
“코트 있잖아.”
“내가 무슨 옷이 있어?”
아이들을 뒤에 태우고 여행지로 가는 차 안에서 조수석에 앉은 아내가 옷타령을 한다.
신발이 없어, 화장품이 떨어져, 구두가 닳았어, 코트가 없어…. 여자들이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옷과 화장품과 구두와 코트가 없었노라고 노래하는 종족인갑다. 옷 없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백화점에 가서 쇼핑하고 오라 했더니 쇼핑 일주일 뒤 또 비슷한 노래를 지금 하고 있다.
그냥 그쯤에서 “그럼, 옷 사” 이러고 대꾸하면 가정의 평화가 왔을 텐데 그놈의 입방정이 문제다.
“여보 여보, 앞집 여자 있잖아. 그 여자는 옷집을 하나 정해놓고 다닌대.”
“명품?”
“명품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신경을 쓴다는 거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쁜 여자가 뭘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
휘이이이이이이이잉~~~~~~~~~~.
이후 10분 동안 차 안은 시베리아 냉동창고로 변신.
에후…, 여자들의 질투심이란. 그저 생각 없이 툭 내뱉은 말이거늘 평상시 “별로” 교류도 없는 사람의 존재에 대해 이 여인은 왜 질투심을 느끼는 것일까? 곧 마흔 줄에 들어갈 여자가. 쯧쯧.
그로부터 며칠 뒤. 희한하다. 컨디션이 안 좋다. 갑자기 다운된다. 화도 난다. 술맛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런데 이유를 모르겠다.
라이브 카페 무대 위 가수는 흥겹게 노래한다. 앞자리에 앉은 동료들은 무진장 신나 있다. 이미 2차까지 마친 터라 기분도 업될 만하다. 그런데 별일이다. 1·2차 술자리에서 불쾌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요즘 특히 기분 나쁠 일도 없는데 왜 이리 분노가 치솟지? 어쨌거나 급우울증 모드다. 걸리면 다 죽일 자세다. 코에서 쉭쉭 바람이 샌다.
그러고 보니…, 내 앞자리에 앉아 있는 저놈 때문이다. 30분 전에 저놈이 입장하면서부터 기분이 나빠졌다. 내 나이 또래에, 나보다 키도 작고 뚱뚱한 놈이다. 근데 그놈 옆에 ‘쭉빵’의 아가씨가 함께 있다. 늑대놈이 미녀의 어깨를 감싸안고 있다. 미녀는 야구모자를 꾹 눌러썼다. 연예인들이 얼굴을 가릴 때의 각도만큼 눌러썼다.
아마 저놈이랑 같이 다니는 것이 쪽팔려서 모자를 쓴 걸 거야. 혹 저 늑대가 미녀의 약점을 잡고 데리고 다니는 건 아닐까. 맞아, 미녀의 표정에 그늘이 져 있잖아…. 끊이지 않고 떠오르는 상상 스토리.
신이 난 그놈이 배를 씰룩거리며 무대 앞에서 춤을 출 때는 뒷덜미를 잡아 끌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참느라 고생깨나 했다.
근데, 이거 뭐냐, 대체. 저놈이 누굴 데리고 왔건 말건, 둘이 좋아 죽겠건 말건, “전혀” 교류도 없을뿐더러 본 적도 없는 남자의 존재에 대해 왜 질투심을 느끼는 것이냐. 옆에 예쁜 여자 데리고 다니는 놈만 보면 왜 눈이 뒤집혀 시시때때로 이 지랄이냔 말이다. 이미 마흔 줄에 들어간 남자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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