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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1] 송전탑 맞서 싸운 밀양과 청도 할매·할배들의 72시간 연대 송년회 동행기①
12월16일 오전 10시, 어르신들은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 농성장 앞에 도착했습니다. 정부과천청사 근처에 위치한 코오롱 본사 빌딩 앞에 선 할매·할배들을 휘감는 칼바람은 단식 40일째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간 최일배 위원장 등 코오롱 노동자들이 견뎌온 10년만큼이나 날카롭게 느껴집니다. 현재 최 위원장은 병원에서 극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단식을 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이 곳 코오롱 본사 빌딩 앞 농성장은 생각보다 썰렁했습니다. 빈 농성장 안을 어르신들이 꽉 채워 앉았습니다. 농성장을 지키고 있던 코오롱공동대책위원회의 정상철씨가 이 곳 상황을 전했습니다. “다 내 자식 같고 아들 같고 딸 같다. 노동자들 이래 만들면 우리가 우예 사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밀양 할매 한옥순씨가 말했습니다. 할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어르신들도 눈물을 보였습니다.
코오롱 농성장을 떠난 버스는 이날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쌍용차 공장 앞에 멈춰섰습니다. 이 곳 공장 굴뚝 위에는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팀장이 나흘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확성기를 연결한 휴대전화로 이들과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여기가 춥습니까, 밀양이 춥습니까.”(김정욱 사무국장)
“여기가 도 추워예. 우야노~.”(어르신들)
밀양 어르신들은 지난 11월13일 대법원의 쌍용차 해고무효소송의 파기환송 때 법원 앞에서 노동자들을 대신해 소리치고 울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우리가 억울해서 울지도 못할 때 어르신들이 옆에서 분노하고 통곡하셨습니다. 오늘도 여기까지 저희를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할매·할배들은 굴뚝 위 두 사람을 지키기 위해 땅 아래에 있는 노동자·가족들과 포옹한 뒤 경기 안산 세월호 분향소로 출발했습니다. 안산을 거쳐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에 도착한 어르신들은 C&M 고공 농성 노동자와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송년회 행사를 진행하며 하루를 마쳤습니다. 송년회 마지막 날은 오늘(12월17일), 어르신들은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신사옥 앞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송년회가 끝나기 전,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연대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보시는 건 어떨런지요?
▶ 보다 자세한 내용은 12월22일 발행하는 제1042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과천·평택=글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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