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그러나 눈도 할매·할배들의 72시간 송년회를 막지 못합니다. 12월15일 아침 일찍 밀양을 출발한 송전탑 건설과 맞서 싸운 경남 밀양과 청도의 할매·할배 23명은 어제 오후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 공장을 떠나 강원도 홍천군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는 골프장 건설에 맞서 삶의 터전을 지키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오늘도 은 어르신들의 발자국을 따라 갑니다.
지난기사 보기 ▶[현장21] 송전탑 맞서 싸운 밀양과 청도 할매·할배들의 72시간 연대 송년회 동행기①
12월15일 밤, 경북 구미에서 출발한 버스는 눈을 헤치며 거의 4시간을 달려 강원 홍천군에 도착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강원도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원회’의 박성률 집행위원장을 만나 강원도 곳곳에서 주민들을 삶터를 빼앗고 있는 골프장 건설 문제에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가난한 사골 사람들 삶터를 빼앗아 부자들 놀이터를 만드는 골프장 사업이 어떻게 공익사업인가요?” 홍천군과 춘천시의 골프장 피해주민들이 울분 섞은 말을 토해냅니다.
하얗게 내린 눈 탓에 어르신들을 태운 버스는 언덕길을 매우 어렵게 올랐습니다. 5분이면 다다를 숙소에 무려 1시간이나 걸려 도착했습니다. 결국 숙소를 100m 여미터를 남기고 눈밭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할매·할배들에겐 오늘도 강행군입니다.
밤사이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기상청 집계로 홍천 내면의 적설량이 23㎝를 넘어섰습니다. 눈이 녹지 않으면 이튿날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 같아 모두들 걱정입니다.
12월16일 오전 6시, 다행이 제설 작업으로 눈이 치워져 버스가 출발합니다. 오늘 어르신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경기도 과천 코오롱 농성장과 경기도 평택 쌍용차 농성장, 그리고 충북 청주의 지역 투쟁사업장(6곳의 노동자들이 한곳에 모인다고 합니다)과 충북 영동 유성기업으로 출발합니다. 오후 늦게 경기 안산 세월호 분향소에서 다시 만나는 어르신들은 서울로 함께 출발해 광화문광장과 C&M 고공농성장에서 온기를 나눠주실 예정입니다.
▶ 보다 자세한 내용은 12월22일 발행하는 제1042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홍천=글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 |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윤석열 친구’ 선관위 사무총장도 ‘부정선거론’ 반박했다
서부지법, ‘윤석열 영장판사 탄핵집회 참석 주장’ 신평 고발
‘윤석열 충암고 동창’ 정재호 주중대사, 탄핵정국 속 이임식
당진영덕고속도로서 28중 추돌…눈길 교통사고 잇따라
‘뿔 달린 전광훈 현수막’ 소송…대법 “공인으로 감당해야 할 정도”
“새해 벌 많이 받으세요”…국힘 외면하는 설 민심
민주 “윤석열 기소 부정하며 조기대선은 하겠다는 국힘 한심”
내란의 밤, 불난 120·112…시민들 “전기 끊나” “피난 가야 하나”
김용현 변호인단,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직권남용’ 고발
중국 개발 ‘가성비 최강’ AI 등장에…미국 빅테크 ‘패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