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었던 두 아버지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경기도 안산~전남 진도 팽목항~대전까지 800여km를 38일간 걸었던 일을 기억하시나요? 이 가운데 단원고 2학년 고 이승현군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이아름씨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다시 고행의 길에 올랐습니다. 팽목항에서부터 서울까지 이어지는 삼보일배의 출발 현장에서 정은주 기자가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IMAGE4%%]그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2015년 2월23일 오전 9시 전남 진도 팽목항은 차가운 바닷바람이 붑니다. 가만히 서 있어도 얼굴과 두 손이 얼얼한데 단원고 2학년 고 이승현군 아버지 이호진씨와 누나 이아름씨는 세월호 모형배를 차가운 바닷물에 넣었다가 시민들과 함께 인양했습니다. 허리까지 차오르는 차가운 물속에서 누나 아름씨는 세월호 그리고 삼보일배 30만절, 그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IMAGE1%%][%%IMAGE2%%]승현 누나가 이끄는 세월호 모형(215kg)를 승현 아버지가 뒤따르며 삼보일배를 시작합니다. 그 뒤를 10여명이 함께 절을 하며 따라갑니다. 앞서가는 차량에는 “국민 여려분 저의 절을 받으시고 세월호 희생자 분들을 품어주소서”라는 글이, 뒤따라가는 깃발에는 ‘반면교사’라는 글이 나부낍니다.
첫발을 내딛기에 앞서 승현 아버지는 “억울한 피해자가 몸바쳐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제가 삼보일보를 하는 이유입니다.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세월호 희생자의 마음을 전해주십시오”
[%%IMAGE3%%]발걸음은 더디고 더뎌 오전 내내 걸어도 여전히 팽목항입니다. 1km나 왔을까요? 앞으로 100일간 아래의 구간에서 삼보일배하며 걸어가야 하는데, 그 고통을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렵습니다.
팽목~진도~목포~무안무안~나주~광주~장성~백양산~정읍
정읍~삼례~연무~논산~계룡
계룡~유성~신탄진~청주~오창~진천
진천~안성~용인~광주~성남~송파
송파~잠실~테헤란로~강남~신사~한남대교~장충체육관~동대문~광화문
그래도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그래서 또 한 발을 내딛습니다.
진도=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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