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 후보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엇비슷한 ‘붕어빵 공약’도 난무한다.
이는 ‘호텔링 이론’으로 설명 가능하다. 한 동네에서 빵집이나 카페 등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지 않고 밀집한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인데 정치에서도 활용된다. 거대 정당이 과반수 득표를 위해 자기 지지층 외에 중도 확장을 위한 공약을 내놓다보니 서로 큰 차이가 없는 공약을 내놓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강정책과 선거공약도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호텔링 이론을 설명하는 단골 사례다.
붕어빵 공약을 탓하기보다 ‘옥석을 가리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이에 주요 분야 공약 가운데 마음에 드는 공약을 직접 골라보거나 후보 간 공약을 비교해보는 꼭지를 마련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냉소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독자들의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주요 쟁점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이재명
“그간 정부가 청소년 백신접종을 권고사항이라고 한 뒤 충분한 설명이나 사회적 논의 없이 곧바로 백신접종을 강제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문제가 있다.”
• 방역패스 제도 중단 여부 언급 없이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언급
• “백신접종률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과성이 없는 명백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보상을 책임지는 ‘백신국가책임제’ 시행 촉구
윤석열
“비과학적 주먹구구식 방역패스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 독서실, PC방, 학원, 종교시설 등 마스크를 항상 쓰는 실내 시설은 방역패스 폐지
•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식당, 카페 등은 환기시설 구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시설 입장 기준을 완화하고 영업시간 2시간 연장
심상정
“방역패스는 페널티가 아니라 인센티브 정책으로 활용해야 한다.”
• 방역패스 검사를 강제하려면 업장 규모별로 검사 인력 지원하고, 검사 거부자에 대한 처벌 규정 필요
• “백신으로 인한 후유증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약속해야”
안철수
“비과학적·비합리적인 방역패스 반대한다.”
• “방역패스와 영업시간 제한은 가혹한 이중규제”이므로 영업시간 제한 즉각 풀어야
• 소아·청소년 방역패스는 보류. 임산부, 특이체질 등은 유전자증폭(PCR)검사서로 대체. 감염 뒤 회복한 경우 백신접종자와 동일한 대우 필요.
여성가족부는 폐지돼야 하나요? *성평등 공약이재명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 “남녀갈등, 세대갈등 조장, 국민 편 가르기를 우려한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저성장으로 인한 기회 부족, 격화된 경쟁 등을) 약자 간의 갈등, 젠더 갈등으로 문제를 확대하고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는 입장
• 구체적인 부처 개편 방안은 밝히지 않음
•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도입, 부모 모두 휴직하는 ‘자동 육아휴직등록제’ 등 성차별 구조 개선방안 발표
윤석열
“여성가족부 폐지”
• 2022년 1월 “더 이상 남녀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아동, 가족, 인구감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의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
• 2021년 10월엔 “남녀의 실질적인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고 업무 및 예산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음
• 전자감옥 제도, 보호수용제도 운영 등 젠더폭력 범죄자 처벌에 초점 뒀지만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 조항 신설’ 공약도
심상정
“여성가족부 폐지야말로 시기상조다.”
• “여성가족부를 확대 강화해서 성평등부로 격상한다. 설립 취지대로 성차별 해소와 시민의 인권을 지키는 역할을 강화하고, 성폭력 근절 컨트롤타워 역할을 추가해 충분한 재정과 인력을 투입하겠다.”
• 여러 불필요한 혼선을 일으켰던 가족과 청소년 기능은 떼어내서, 별도의 아동청소년부로 독립
• 유일하게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비동의강간죄 도입, 성별임금격차해소법 제정,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 도입 등 발표
안철수
“(여가부 폐지론은) 정부 조직 개편이라는 종합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
• 2017년 대선 당시 여가부를 성평등인권부로 확대, 개편하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음
• 기존 여가부의 기능과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되, 5년 전 공약 기반으로 전면 개편하는 방향 논의 중
•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반값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등 출산·보육 공약과 성착취 가담 플랫폼 운영자 처벌 등 디지털 성착취 공약 발표
이재명
감원전
•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여부는 공론화 거쳐 결정. 기존 원전은 가동 기한까지 사용. 건설 중인 원전은 마저 건설하고 끝까지 사용. 기한은 2085년까지. 새로운 원전은 계획해서 짓지 않음
•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이상으로 감축
• ‘정의로운 전환 지원센터’ 구축
윤석열
친원전.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 폐기
•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원자력 발전 비중 30%대 유지
•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기술 원전과 원자력 수소기술 개발
•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관련해 국제사회에 약속한 감축 목표 준수하되, 문재인 정부의 감축 시나리오는 받지 않음
• 영덕·삼척 중 신규 원전 건설 추진
심상정
탈원전
•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노후 원전 단계적으로 폐쇄해 2040년까지 탈핵국가 달성
• 2030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설비 용량을 전체 발전량의 50%까지 확대 및 모든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 ‘정의로운 일자리 전환 기본법’ 제정
안철수
친원전
•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기존 원전 정상 가동
•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
• ‘에너지 믹스’ 원자력 에너지 35%, 신재생 에너지 35%, 기타 에너지 30%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노동시간 단축, 중대재해처벌법에 찬성하나요? *노동 공약이재명
“주 52시간도 너무 길다. 노동시간을 단축해나가야 한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선량한 경영자라면 중대재해처벌법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기업인들이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과도한 우려 이전에 산재 예방 노력을 우선 펼쳐주길 당부한다.”
• 비정규직 공정수당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개선. 상병수당 지급
윤석열
“주 52시간은 기업 운영에 지장이 많다. 철폐해나가도록 하겠다.”
“중대재해처벌법 때문에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면 투자 의욕이 줄어들지 않도록 잘 생각해보겠다. (산재) 예방에 집중하고 기업 하는 분들이 의욕을 잃지 않도록 시행령을 잘 다듬어 합리적으로 진행되도록 하겠다.”
• 노조의 고용 세습 차단
심상정
‘주4일 근무제’ 시행
“중대재해처벌법을 제대로 개정해서 기업 책임을 정확히 물어야 죽음의 행렬이 멈춰질 수 있다. 노동자의 잘못이 아니라 원·하청 구조의 잘못이고, 안전책임 의무를 다하지 않는 기업의 잘못이고,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제도를 고치지 않는 정치의 잘못이다.”
• 노동 소외 계층을 낳는 근로기준법의 대안으로 ‘신노동법’ 시행
안철수
“주 52시간은 나라가 발전하면서 가야 되는 방향이다. 너무 경직된 건 옳지 않다.”
“(중대재해처벌법 관련해서) 사고가 나고 처벌하는 것보다 사고가 나지 않게 해서 목숨을 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 정부와 원청업체가 함께 50명 이하 기업이 안전에 투자하도록 지원해서 사람이 죽는 것 자체를 막는 데 노력하는 게 근본 해결이다.”
• 채용절차공정화법 개정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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