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11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충남 천안 성환이화시장에서 ‘고구마’를 사고 있다. 연합뉴스
누군가의 별명은 논리적이기보다 직관적으로 만들어집니다. 또 한두 가지 상징적인 사건에서 파생되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별명은 해당 인물의 특징을 잘 포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널리 알려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별명은 ‘고구마’입니다. 문 후보의 진지함과 한 가지 문제를 숙고하는 성격을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붙였습니다. 문 후보는 자신의 단점을 지적하는 이 별명을 정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고구마는 먹으면 든든하다” “말이 느리지만 그만큼 많은 요소를 고려한다”고 한 거죠. 지금 고구마는 문 후보를 부르는 애칭이 됐습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이 붙여준 애칭은 따로 있습니다. 이름의 ‘문’(Moon)에서 따와 ‘달님’으로 부르는 것인데요. 문 후보 본인도 부드럽고 포용적인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이 별명을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두 별명은 그 의미가 극과 극으로 갈립니다. 하나는 ‘간철수’입니다. ‘간을 보는 안철수’의 준말이죠. 몇 번의 후보직 양보 과정,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과정에서 확실하지 않은 태도를 보인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안 후보는 이 별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감추기 힘든 부정적 함의가 있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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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과정에서 그도 별명을 정면으로 받았습니다. 바로 ‘강철수’입니다. ‘강한 안철수’의 준말인데요. 바뀐 건 받침 하나지만 느낌은 천지 차이입니다. 안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앞머리를 뒤로 넘겨 이마를 훤히 드러내고 목소리도 굵고 낮게 바꿈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강철수’로서의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널리 퍼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별명은 ‘2초 김고은’입니다. 쌍꺼풀이 없는 눈과 둥그스름한 얼굴형이 배우 김고은씨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심 후보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2초는 아니고 1초”라고 스스로 정정했습니다. 심 후보의 이런 별명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노동운동 시절 노조원 수만 명을 이끌고 투쟁할 때는 ‘철의 여인’이란 별명이 붙었거든요. 그러나 현재는 ‘2초 김고은’에 이어 ‘심블리’(심상정+lovely)란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에겐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국민’ 별명이 있습니다. 바로 ‘국민 장인어른’입니다. 별명이 붙은 건 지난 20대 총선입니다. 당시 대통령이던 박근혜에게 ‘찍혀’ 공천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 후보의 유세 현장에 그의 딸이 나왔는데요. 연예인 같은 외모의 딸 유담씨를 본 네티즌들이 유 후보를 장인어른으로 모시고 싶다는 농담을 던지면서 ‘국민 장인어른’이 됐습니다. 네티즌이 직접 만든 패러디 선거 벽보가 인터넷상에서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벽보 문구는 ‘무소속, 그러나 따님은 내 소속’입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별명이 많습니다.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독고다이, 홍키호테(홍준표+돈키호테), 홍그리버드(홍준표+앵그리버드), 홍 반장, 미스터 레드, 버럭 준표, 레드 준표…. 아무래도 논쟁거리를 많이 만드는 만큼 거기서 별명이 많이 파생됐습니다. 최근에 붙은 별명은 ‘홍트럼프’(홍준표+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둘은 막말로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막상 홍 후보 본인은 이를 싫어해 별명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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