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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3주 앞’ 여론을 주목하라

1997년·2002년·2012년 대선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 결과로 예측하는 2017년 대선
등록 2017-04-25 21:28 수정 2020-05-03 04:28

조금 대담할 수도 있는 주장이지만 이렇게 말해보겠습니다.
“우린 이미 대선 결과를 알고 있습니다. 후보 간 득표율과 격차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승패 결과는 확인했습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대선을 3주 정도 앞둔 시점에서 역대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준 정확도 때문입니다. 잠시 스쳐지나가 못 보셨을 수는 있겠지만 은 4월12일 이후 일주일 동안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4월17일 시작된 법정 선거운동 기간이 포함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이를 자동응답전화조사(ARS) 결과와 전화면접조사 결과로 나눠봤습니다.
“우린 이미 대선 결과를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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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자동응답전화조사 결과를 보시죠. 이 조사의 평균을 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이는 44.7%였고 그 뒤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31.4%,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9.8%, 심상정 정의당 후보 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3.4% 가 이었습니다. 이번엔 전화면접조사 결과의 평균입니다. 문재인 후보 38.2% 안철수 후보 33.7% 홍준표 후보 7.8%, 심상정 후보 3.3%, 유승민 후보 3.0%입니다. 조사 방식에 따라 후보 지지도와 후보 간 격차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대체로 자동응답전화조사는 정치 고관여층의 응답이 높은 편입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녹음된 안내 음성을 인내심 있게 들어가며 자신의 의사를 밝힙니다. 그래서 선거일이 많이 남았거나 투표율이 낮은 선거일수록 여론을 파악하기 좋습니다. 또 특정 이슈가 대중적으로 확산되기 이전에 어떤 규모로,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사전에 탐지하기 유리합니다. 이런 조건이 아니더라도 전체 추세를 파악하기에 용이한 방법입니다.

반면 전화면접조사는 보편적인 여론을 파악하는 데 좋습니다. 안정감이 있죠. 더 많은 문항의 조사가 가능하고 깊이 있는 응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조사 방식보다 표본추출(샘플링), 즉 조사 대상을 얼마나 과학적으로 뽑아낼 수 있는지가 조사의 신뢰도와 정확성을 좌우합니다.

어떤 조사 방식이 더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두 조사 방식의 후보 지지도 평균값을 합산해 다시 평균을 구했습니다. 그 결과 문재인 후보 41.4%, 안철수 후보 32.6%, 홍준표 후보 8.8%, 심상정 후보 3.7%, 유승민 후보 3.2% 등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격차는 8.8%포인트입니다. 문 후보는 자동응답전화조사에서, 안 후보는 전화면접조사에서 더 많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선거 결과에 가장 근접한 예측

이러한 분석 과정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는 1997년, 2002년, 2012년 대선 당시 한국갤럽이 법정 선거운동 시작 직후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보고 있을 시점, 그러니까 4월20~22일과 비슷하게 투표일을 남겨두고 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투표 결과를 비교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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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대선: 김대중 후보 여론조사 40.9%/ 실제 득표 40.3%, 이회창 후보 여론조사 40.2%/ 실제 득표 38.7%
2002년 대선: 노무현 후보 여론조사 48.7%/ 실제 득표 48.9%, 이회창 후보 여론조사 45.4%/ 실제 득표 46.6%
2012년 대선: 박근혜 후보 여론조사 53.1%/ 실제 득표 51.6%, 문재인 후보 여론조사 47.9%/ 실제 득표 48.0%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 결과가 1~2% 오차만을 보였습니다. 잘 맞혔죠. 2017년 대선은 어떨까요.

조사 방식과 관계없이 후보별 지지도 최댓값과 최솟값을 확인했습니다. 문재인 후보 45.4%-35.8%, 안철수 후보 37.3%-31.0%, 홍준표 후보 10.3%-7.2%, 심상정 후보 4.5%-2.7%, 유승민 후보 3.8%-2.1% 등이었습니다. 최종 예측을 위해 무응답층을 제외하고 후보별 최댓값의 어림값을 정리합니다. 문재인 후보 45.0%, 안철수 후보 37.0%, 홍준표 후보 10.0%, 유승민 후보 4.0%, 심상정 후보 4.0%. 현재 수준에서 실제 선거 결과에 가장 근접한 예측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격차는 8.0%입니다. 더 정확한 예측 결과는 아마 지난주 후반에 나왔을 것입니다. 이러한 예측분석은 모험입니다. 체계적이거나 과학적이지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더 분명한 사실은 예측하지 않으면 틀릴 일도 없죠. 틀리지 않으면 나아질 수 없습니다.

유권자여, 끝까지 방심은 금물

결과가 나왔으니, 더 할 것도 덜 할 것도 없다? 그렇지 않습니다.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보수 후보의 참패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합니다. 진보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방심해 선거 결과의 향배가 바뀌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합니다. 누구 찍을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는 어떤 후보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 뒤 투표해야 합니다. 후보와 정당, 해당 지역 유권자는 5월9일 기권하지 않고 투표할 수 있도록 서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최정묵 공공의창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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