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ref href="mailto:morgen@hani.co.kr">morgen@hani.co.kr">
노무현 정부 초기의 일이다. 참여정부를 태동시킨 정책 분야의 핵심 인사들 사이에선 한동안 ‘강소국’ 담론이 유행했다. ‘작지만 강한 나라’. 어딘지 모르게, 오랜 세월 동안 잔뜩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게 만드는 묘약과도 같은 문구다. 갓 출범한 정부의 자부심을 한껏 드러낼 심산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들의 눈길이 주로 머문 대상은 대표적 강소국으로 꼽히는 북구 나라들이었다. 강소국 담론은 자연스레 사회적 대타협에 관한 논의로 한걸음에 이어졌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노·사·정 3자가 대타협을 통해 작지만 당당하고 강한 나라를 일궈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무렵에 퍼진 강소국 담론의 ‘저작권’은 사실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국내 최대 재벌 계열 싱크탱크가 주인공이다. 이 기관은 참여정부 공식 출범 이전부터 은연중에 ‘작지만 강한 나라’ 이야기의 뼈와 살을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문제는 이들이 내세운 강소국 담론의 핵심이 참여정부 인사들의 머릿속 그림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데 있다. 이들은 작은 나라가 강해질 수 있는 실마리를 정반대 방향에서 찾았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어깨를 겨룰 기업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느냐가 이들에겐 중요했다. 세계 무대를 누빌 대표기업, 1만 명을 먹여살릴 1명의 천재 따위로 거듭 변주되며 힘을 발휘한 ‘재벌판’ 강소국 담론 앞에서 노·사·정 대타협 유의 ‘순진한’ 생각이 들어설 공간은 빠르게 잠식됐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이란 이름의 포럼을 발족시킨 것을 계기로 이른바 ‘무상’ 논쟁이 정치권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무상이란 단어에 곧 ‘공짜’라는 딱지를 끌어다 붙이는 논리는 ‘세금 낭비’ ‘재정 파탄’ 등의 단어와 한데 포개지며 더없이 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심지어 ‘무상=공짜’라는 논리 구조에서 보육과 급식 등 각종 복지정책의 내용은 단지 무책임과 떼쓰기의 영역으로 ‘퇴화’해버린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같은 얄팍한 목소리는 사회 구성원이 응당 누려야 할 ‘권리’를 논쟁의 시야에서 온전히 지워버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무상 논쟁은, 어쩌면 2010년대 중반에 펼쳐지는 가장 격렬한 담론 전쟁의 한 토막일지 모른다.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다.
국내 농·축산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취재해 널리 알린 이문영 기자가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이문영 기자는 제1025호 표지이야기 ‘눈물의 밥상’을 시작으로, 제1033호부터는 ‘인권밥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축하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독자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독자님께 드리는 선물이 하나 있습니다. 김재환 감독의 영화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시사회는 12월14일(일) 오후3시 서울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열립니다. 시사회 참가 신청은 http://h21event.hani.co.kr에서 해주시면 됩니다. 추첨을 통해 모두 38분께 초대권(1인2매)을 보내드립니다(당첨자 발표 12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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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초기의 일이다. 참여정부를 태동시킨 정책 분야의 핵심 인사들 사이에선 한동안 ‘강소국’ 담론이 유행했다. ‘작지만 강한 나라’. 어딘지 모르게, 오랜 세월 동안 잔뜩 움츠렸던 어깨를 활짝 펴게 만드는 묘약과도 같은 문구다. 갓 출범한 정부의 자부심을 한껏 드러낼 심산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들의 눈길이 주로 머문 대상은 대표적 강소국으로 꼽히는 북구 나라들이었다. 강소국 담론은 자연스레 사회적 대타협에 관한 논의로 한걸음에 이어졌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노·사·정 3자가 대타협을 통해 작지만 당당하고 강한 나라를 일궈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무렵에 퍼진 강소국 담론의 ‘저작권’은 사실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국내 최대 재벌 계열 싱크탱크가 주인공이다. 이 기관은 참여정부 공식 출범 이전부터 은연중에 ‘작지만 강한 나라’ 이야기의 뼈와 살을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문제는 이들이 내세운 강소국 담론의 핵심이 참여정부 인사들의 머릿속 그림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데 있다. 이들은 작은 나라가 강해질 수 있는 실마리를 정반대 방향에서 찾았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 무대에서 당당히 어깨를 겨룰 기업을 어떻게 키워낼 수 있느냐가 이들에겐 중요했다. 세계 무대를 누빌 대표기업, 1만 명을 먹여살릴 1명의 천재 따위로 거듭 변주되며 힘을 발휘한 ‘재벌판’ 강소국 담론 앞에서 노·사·정 대타협 유의 ‘순진한’ 생각이 들어설 공간은 빠르게 잠식됐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이란 이름의 포럼을 발족시킨 것을 계기로 이른바 ‘무상’ 논쟁이 정치권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무상이란 단어에 곧 ‘공짜’라는 딱지를 끌어다 붙이는 논리는 ‘세금 낭비’ ‘재정 파탄’ 등의 단어와 한데 포개지며 더없이 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심지어 ‘무상=공짜’라는 논리 구조에서 보육과 급식 등 각종 복지정책의 내용은 단지 무책임과 떼쓰기의 영역으로 ‘퇴화’해버린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같은 얄팍한 목소리는 사회 구성원이 응당 누려야 할 ‘권리’를 논쟁의 시야에서 온전히 지워버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무상 논쟁은, 어쩌면 2010년대 중반에 펼쳐지는 가장 격렬한 담론 전쟁의 한 토막일지 모른다. 단순한 정치 공방을 넘어서야 하는 이유다.
국내 농·축산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취재해 널리 알린 이문영 기자가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습니다. 이문영 기자는 제1025호 표지이야기 ‘눈물의 밥상’을 시작으로, 제1033호부터는 ‘인권밥상’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축하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독자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독자님께 드리는 선물이 하나 있습니다. 김재환 감독의 영화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시사회는 12월14일(일) 오후3시 서울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열립니다. 시사회 참가 신청은 http://h21event.hani.co.kr에서 해주시면 됩니다. 추첨을 통해 모두 38분께 초대권(1인2매)을 보내드립니다(당첨자 발표 12월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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