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멘붕’인가? 대선 끝난 지가 언젠데. 텔레비전 화면에선, 연일 당신이 찍지 않은 당선인이 환하게 웃고 있다. 여전히 ‘초현실적’으로 보이는가? 내처 말씀드린다. 잔치는 끝났다. 축제도 막을 내렸다. 그만, 이제 ‘집’에 갈 시간이다. 슬라보이 지제크가 말했다. “중요한 건 축제 다음날”이라고.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는 길로 빠지지 마십시오. 우리는 지금 유쾌한 순간을 맞고 있지만, 축제를 여는 데는 그렇게 돈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중요한 건 축제가 열린 그 다음날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무언가 변화돼 있을까요?”
월가 점령운동이 한창이던 2011년 10월 미국 뉴욕의 주코티 공원을 찾은 지제크는 즉흥 대중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단다. 한국판이 신년호 머리기사로 올린 ‘오큐파이 운동이 빠진 함정’은, 2012년 대선을 지나온 우리가 고스란히 받아안아야 할 ‘화두’다. 선거 결과가 달랐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갈라파고스·2012)의 저자로 국내에서도 제법 이름이 알려진 토머스 프랭크 기자는 “요구 없는 사회투쟁은 자기만족에 불과하다”고 아프게 지적한다. 무슨 말이냐고? 오큐파이 운동의 절정기에 프랭크 기자가 그 몰락을 직감하게 만든 어느 ‘활동가’의 주장을 들어보자.
“사람은 오직 자신만을 위해서 말할 수밖에 없다. 무정부주의로 나아가는 후기 구조주의 사상이 그러하듯, 스스로 문제제기를 하는 과정에서 바로 그 자신의 존재가 서서히 사라진다. …나는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해서 이야기할 뿐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오직’이라는 단어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수많은 공간이 열린다.”
대체 이게 뭔 말인가? 한마디로 ‘개소리’다. 허울뿐인 수사로는, 마음의 울림을 얻을 수 없다. 프랭크 기자는 “사람들은 (극우 성향의) 티파티 운동과 월가 점거운동이 서로 대비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티파티 운동이 계속 미국 사회와 제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반면, 월가 점거운동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철수했다”고 지적한다. 이유? “동시대인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뻥 뚫린 가슴을 어루만지며, 두고 곱씹을 만하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핀란드식 교육’은 유럽에서도 관심거리인 모양이다. 언론인 필리프 데캉은 ‘줄세우기·낙제 없는 핀란드 교육’에서 “복지국가가 하나의 이념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이를 구체적으로 시행한 정치적 전통”을 핀란드 교육이 성공한 비결로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사회 불평등 수준이 가장 낮은 핀란드에선, 예비 교육과정(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시험 치려고 학교 오는 게 아냐
핀란드와 한국은 OECD에 딸린 국제학업성취도비교평가(PISA)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다. 한국에선 정부 주도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이른바 ‘일제고사’)를 치른다. 핀란드에선? 데캉은 헬싱키 근처 반타시의 교육청에 몸담았던 에로 바타이넨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것이 시험을 치기 위해서가 아님을 늘 명심해야 한다. 아이들은 인생을 배우고,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학교에 온다. 과연 인생을 평가할 수 있을까?” 가야 할 길이 새삼 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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