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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스페인 내전>외

등록 2009-05-20 15:00 수정 2020-05-03 04:25
〈스페인 내전〉

〈스페인 내전〉

〈스페인 내전〉
앤터니 비버 지음, 김원중 옮김, 교양인(02-2266-2776) 펴냄, 3만6천원

“20세기 중반 □에서 3년 동안 벌어진 전쟁은 내전인 동시에 명백하게 국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이 전쟁은 반도 국가인 □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면서 동시에 20세기 인류사의 흐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위 문장에서 □ 안에 들어갈 나라 이름을 고르라면? 아마도 상당수는 한국을 떠올리지 않을까. 하지만 또 다른 정답이 있다. 바로 스페인이다.

1936~39년에 벌어진 스페인 내전은 한국인에게는 문학이나 예술작품에서나 익숙한 ‘사건’이다. 파블로 피카소의 ,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진영의 지원을 받은 공화정부와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은 보수우익·군부 세력이 치열한 다툼을 벌여 100만 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스페인 내전은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하게 평가된다. 부르주아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 파시즘이라는 3대 정치 세력이 모두 참여해 치열하게 다툰 첫 전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이 공화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전해 이데올로기가 낭만과 함께했던 마지막 전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렇듯 중요한 사건인 스페인 내전을 제대로 분석한 책이 거의 없었던 우리 현실에서, 앤터니 비버의 은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는 듯하다. 70년 전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났던 전쟁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전쟁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우파 진영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가 우익이었고 중앙집권적이었고 권위주의적이었다. 따라서 결속력이 강했다. 반면 공화정부는 공존이 불가능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혼란의 도가니였다. 결국 내부 권력투쟁이 일어났고 무고한 공화국 전사들이 탈주자, 반역자, 스파이로 몰려 살해됐다. 그런 군대가 어떻게 전쟁에 승리할 수 있었겠는가.”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열녀의 탄생〉

〈열녀의 탄생〉

〈열녀의 탄생〉
강명관 지음, 돌베개(031-955-5020) 펴냄, 3만8천원

조선시대의 ‘남성-양반’에 의한 여성 의식화 작업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우리가 ‘열녀’라고 부르는, 배우자에 대한 성적 종속성을 실천한 여성은 고려 말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절부’가 있었으나 남성인 ‘의부’와 짝을 이뤘다. 임병양란을 기점으로 성리학을 국가 이념으로 한 조선은 ‘열녀 제작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간다. 임진왜란 때 왜적의 성폭행에 저항해 목숨을 버린 441명의 사례가 에 실리는데, 이 사례들은 거의 동일한 서사구조를 지닌다. 법과 제도의 필요에 따라 열녀를 대량으로 생산하려는 욕망이 반영된 결과인 것이다.


〈반근대적 상상력의 임계들〉

〈반근대적 상상력의 임계들〉

〈반근대적 상상력의 임계들〉
차승기 지음, 푸른역사(02-720-8963) 펴냄, 1만8천원

1930년대 일본 제국주의는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지는 침략을 통해 아시아에 하나의 광역체계를 형성하려 했다. 폭력으로 지배를 확장하는 한편에서 ‘헤게모니 담론’의 생산을 통한 안정화도 기했다. ‘동아협동체’ ‘대동아공영권’ 등의 체제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그 한편에서 조선의 지식인들은 ‘조선적인 것’의 문화적 전통을 탐구한다. 당시의 조선 담론장은 세계화와 지역화, 보편성과 고유성을 둘러싼 난제를 여전히 껴안은 현재와 맞닿는다.


〈또 다른 예수〉

〈또 다른 예수〉

〈또 다른 예수〉
오강남 지음, 위즈덤하우스(02-704-3861) 펴냄, 1만6천원

은 1945년 이집트 북부 나그함마디에서 한 농부가 발견했다. ‘발견’이라 함은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하면서 외경으로 인식돼 빠졌던 것이기 때문이다. 은 예수의 ‘어록집’이다. 출생이나 활동 등 행적과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신 하느님을 아는 것과 깨달음을 강조하고 있다. 종말론적·내세적 하느님이 아니라 현재적 의미의 하느님을 내세우는 것이다. 비교종교학자인 저자는 을 ‘독자 반응 중심’의 ‘환기식’ 독법으로 읽어낸다.


〈비주얼 컬처의 모든 것〉

〈비주얼 컬처의 모든 것〉

〈비주얼 컬처의 모든 것〉
니콜라스 미르조에프 지음, 임산 옮김, 홍시(02-6916-4481) 펴냄, 1만8천원

‘시선은 권력이다’라는 시선 권력의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냈다. 저자가 먼저 불러온 사례는 1991년의 걸프전이다. 걸프전 당시 목표물에 스마트 폭탄을 발사하는 미군의 공격 장면이 안방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5년 뒤 이 미사일의 정확도가 전통적 무기보다 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걸프전은 스펙터클로 사로잡는 헤게모니의 싸움이었다. 자본은 일상을 스펙터클화한다. 이 속에서 개인은 길을 잃고 노동과 자본의 관계는 연결고리를 지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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