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마당발 김민석씨의 휴대전화 100% 활용하기 … 요금 확인과 알뜰한 이용, 소비자 권리찾기는 현대생활센스
▣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애인보다 더 자주 눈을 맞추고 항상 서로 귀기울이며 어딜 가든 꼭 함께 다니는 친한 친구가 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버그로 다투기도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료이자 비서인 휴대전화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최측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친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전화 걸기와 받기, 문자메시지 보내기가 휴대전화 기능의 전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휴대전화,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청첩장 대신 통화연결음!
31살의 마당발 직장인 김민석씨는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다. 결혼 준비로 바쁘지만 결혼식 흥행을 위해 리본 달린 청첩장과 세련된 전자우편 청첩장은 물론, 커플 미니홈피도 열었다. 그래도 일일이 결혼 소식을 전하고 참석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버겁기만 하다. 친구들은 곧 신부가 될 여자친구를 소개해달라고 아우성이다. 이럴 때 휴대전화가 김씨의 성공적인 결혼식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먼저 통화연결음을 이용해 결혼식을 알리는 방법이 있다. SK텔레콤은 통화연결음 음원이 나오기 전에 사전에 등록한 말을 발신자에게 들려주는 ‘컬러링 플러스 서비스’(월정액 500원)를 제공하고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녹음한 ‘저희 6월11일 결혼합니다. 많이 축하해주세요!’ 뒤에 결혼식에 어울리는 음원을 선택하면 홍보효과는 두 배. 직접 목소리로 녹음할 수도 있고 텍스트로 입력한 뒤 음성으로 변환할 수도 있다.
결혼식 참석 여부 확인이 남았다. 참석 예상자 목록을 보고 일일이 전화를 하자니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전자우편으로 회신 요청을 해도 묵묵부답이기 일쑤다. 참석 확인 답신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사진과 함께 보내는 문자메시지다. 여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에 결혼식 날짜와 시간, 장소 등을 적어 발송하면 눈길을 끌 수 있다. SK텔레콤은 수신번호 뒤에 ‘*47’을 붙이면 미리 등록한 사진과 문자메시지가 자동으로 합성돼 발송되는 ‘포토문자 서비스’(월정액 900원, 전송료 30원)를 실시하고 있다.
또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수신번호 끝에 ‘*’만 붙여주면 문자메시지를 배경그림과 배경음악 등으로 알아서 바꿔주는 ‘별문자 서비스’(정보이용료 100원, 전송료 30원)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다른 통신사 가입자 간에도 주고받을 수 있다. 문자메시지가 제대로 갔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등기문자·사진 서비스’(정보이용료 20원, 전송료 30원)가 있다. KTF는 문자메시지가 정상적으로 전달됐는지, 수신자가 내용을 읽었는지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신번호 뒤에 ‘#’ 기호를 붙이면 된다.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로 결정한 김씨가 휴대전화를 열어 문자메시지를 작성하려는데 갑자기 휴대전화 작동이 멈췄다. 휴대전화 수리센터에 가져가니 고장으로 인해 주소록이 모두 지워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했다. 휴대전화를 자주 잃어버리거나 휴대전화 주소록이 곧 자산인 사람은 SK텔레콤의 ‘주소록 자동저장 서비스’(월정액 500원)를 활용할 수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무선인터넷 네이트를 통해 휴대전화에 저장된 주소록의 내용이 자동으로 서버에 업데이트되는 서비스로 서버에 저장된 주소록은 언제든 내려받을 수 있다.
2차로 갈 만한 술집, 어디 없나
친구들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해주는 날, 김씨는 고등학교 동창 5명과 서울 종로3가의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경기도 안양에 살고 있는 친구는 서울 지리에 익숙지 않아 장소를 설명해주기 난감하다. 이럴 때는 약속 장소를 약도와 함께 보내는 LG텔레콤의 ‘퀵! 약도배달 서비스’(내려받기 300원, 건당 100원)가 있다.
약도배달에서 제공되는 지도는 지역별, 지하철역별로 검색이 가능하다. 무선인터넷 이지아이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수신번호 뒤에 ‘*77(자신의 위치)’이나 ‘*770(특정장소 위치)’을 붙이면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가 함께 발송되는 ‘지도문자 서비스’(이용료 70원, 월정약 1천원, 수신시 데이터통화료 120원)를 시작했다. KTF도 친구의 위치를 확인하는 ‘너 어디야?’(150원), 내 위치를 전하는 ‘나 여기야!’(160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79’를 앞에 붙이면 이용할 수 있다.
김씨 일행은 식당에서 1차를 마치고 2차로 술집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종로3가에 마땅한 술집을 모르겠다. 다시 휴대전화에 도움을 요청해보자. KTF는 전화번호 안내 114 서비스를 휴대전화로 구현한 ‘별별114 서비스’(데이터통화료 무료, 정보이용료 6월30일까지 무료)를 제공한다. 휴대전화에서 ‘**114’를 누르고 매직앤키를 누른 뒤 자신의 현재 위치 100m 반경에서 원하는 업종명이나 업소명을 입력하면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향해 가고 모두들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데 버스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고 혹시 버스가 끊긴 것은 아닌지 슬슬 걱정이 된다. 버스의 도착시간을 알고 싶을 때는 LG텔레콤의 ‘버스 도착 알리미’(정보이용료 100원) 서비스가 있다. 수도권 버스 노선의 실시간 도착 예정 정보와 노선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지아이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노선과 도착시간 정보 등을 알려주는 ‘지하철 플러스’(한 달 사용 내려받기 1500원) 서비스도 있다. SK텔레콤도 ‘버스 도착 알리미’(정보이용료 100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알아두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는 여러 가지다.
친구의 통화연결음이 좋은데 어떤 곡인지 잘 모르겠을 때는 SK텔레콤의 ‘카피링 서비스’(곡정보 무료, 카피링 700원)를 이용할 수 있다. 전화를 걸고 통화연결음이 흘러나올 때 ‘#’을 누르면 통화연결음의 곡정보를 문자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 같은 통화연결음을 설정하고 싶으면 ‘#’을 두 번 누르면 된다. SK텔레콤 사용자끼리만 가능하다. KTF도 상대방의 통화연결음을 받을 수 있는 ‘캐치뮤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을 누르면 통화연결음을 바꿀 수 있고 ‘#2’는 벨소리 내려받기, ‘#3’은 노래방 내려받기를 할 수 있다. KTF와 LG텔레콤은 가입자 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휴일에는 골라서 전화 받는다
휴대전화가 음주가무에만 능한 것은 아니다. 생활과 학습에 보탬이 되는 서비스도 있다. LG텔레콤은 휴대전화로 한영, 영한, 한일 등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 번역나라’(한 달 사용 내려받기 1500원)를 제공한다. 이지아이에 접속한 뒤 번역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된다. KTF에는 ‘문자로 검색 서비스’(정보이용료 100원, 전송료 30원)가 있다. 문자메시지로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영한사전, 국어사전, 한일사전, 한자사전, 증권현황 검색, 오늘의 운세 등 6가지 검색이 가능하다. 원하는 내용을 적고 수신자 번호에 각 항목에 따른 ‘##0001~##0006’ 특수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황금 같은 휴일을 계속되는 전화로 방해받고 싶지 않다면 미리 입력해놓은 전화번호만 연결해주는 SK텔레콤의 ‘웰빙콜 서비스’(월정액 2천원)를 이용할 수 있다. 연결하지 않은 전화는 문자메시지로 남겨준다.
그러나 ‘티끌 모아 태산을 가져가는 게 이동통신사’라는 현대판 속담이 있다. 진화하는 휴대전화 부가서비스의 편리함과 영리함을 맘껏 즐기다 보면 10원이 쌓여 100원이 되고 100원이 쌓여 1천원이 되고 1천원이 쌓여 1만원이 된다. 부가서비스 이용의 결정적인 순간은 매달 휴대전화 사용료 고지서와 함께 날아든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지서를 꼼꼼히 보고 내가 사용한 내역이 이용료 청구 내역과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한 달만 이용할 계획이라면 한 달이 지난 뒤 해지가 됐는지, 이용하지 않는 부가서비스에 가입돼 있지는 않은지도 확인해야 한다. 턱없이 비싼 부가서비스 이용료나 이용료에 비해 부족한 서비스가 포착되면 이통사에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센스도 필수다. 고지서 요금내역 확인과 알뜰한 부가서비스 이용, 소비자 권리찾기는 ‘현대생활백서’ 표지에 들어가도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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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휴대전화를 살까요?’ ‘이번에 새로 나온 모델은 쓸 만한가요?’ ‘어떤 요금제가 좋을까요?’ ‘이동통신사 정말 문제 있지 않나요?’ 휴대전화에 대해 알게 될수록 더 커져만 가는 궁금증과 의혹을 어디에서 해결할 수 있을까. 각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사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들의 정보는 분홍빛 광고 홍보문구에 불과하다. 좀더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사용기를 듣고 싶은 네티즌들은 휴대전화 커뮤니티를 찾는다.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휴대전화 커뮤니티로는 90만여 명의 회원이 있는 ‘세티즌’(www.cetizen.com)과 ‘오픈모바일’(www.openmobile.co.kr), ‘뭉클’(www.muncle.com)을 비롯해 휴대전화 제조사별 커뮤니티인 ‘스카이 사용자 모임’(www.skysamo.com), ‘삼성애니콜사용자모임’(www.anycalluser.com), ‘러브싸이언’(lovecyon.ktdom.com) 등이 있다.
이들 커뮤니티의 주메뉴는 발빠른 정보와 휴대전화 모델별 사용기이다. 전자사전에 이동식 하드디스크 등 최첨단 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가 줄을 이으면서 휴대전화 사용기는 휴대전화에 대한 온라인 입소문을 낼 때 큰 역할을 한다. 이에 휴대전화 제조사들도 사용기가 뜨면 바짝 긴장한다. 폰카 잘 찍는 비법이나 휴대전화에 새 옷을 입히는 휴대전화 튜닝법 같은 자질구레한 지식부터 휴대전화별 가격비교, 휴대전화 중고장터 등 휴대전화 구매와 관련된 정보도 찾아볼 수 있다.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권리찾기 움직임이 이들 휴대전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면서 커뮤니티는 이동통신사나 휴대전화 제조사에 의견을 전달하거나 문제를 제기하고 압박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세티즌의 정석희 팀장은 “휴대전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회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최근에는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이 허용되면서 이와 관련된 의견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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