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예뻐.”
올봄 유행 패션은 패션잡지가 아닌 TV에서 튀어나왔다. 원색의 데님 스키니로 상큼한 매력을 뽐내는 소녀시대의 ‘소시지룩’과 한국방송 의 F4 스타일인 ‘프레피룩’이 동시에 인기다. 봄을 맞은 거리가 ‘꽃남’ ‘꽃녀’ 스타일로 채워지고 있다.
“원색 스키니진 하루 2천 벌 팔려”
소녀시대는 캐주얼 의상을 입은 바비 인형을 연상시킨다. 빨강·파랑·보라 등 원색의 스키니진(다리 라인이 드러나는 바지)와 상체에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은 9명의 소녀들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녀시대가 부르는 (Gee)’를 줄여 ‘소시지룩’으로 부르는 소녀시대 스타일의 의상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히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옥션 홍보팀 박지영 대리는 “불황에는 화려한 색과 과감한 디자인의 의상이 잘 팔리는데, 원색의 스키니진도 2월에 하루 평균 2천여 벌이 판매되는 등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의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키니진은 모델처럼 몸매에 자신 있는 이들이 아니라면 긴 티셔츠로 체형 결점을 커버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녀시대처럼 짧은 티셔츠를 입고 허리 라인을 드러내는 과감한 여성들도 눈에 띈다. 스키니진의 유행으로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킬 힐’(굽 높이가 10cm가 훨씬 넘는 하이힐)도 덩달아 인기다.
10대부터 30대까지 소녀시대처럼 예쁘게 스키니진을 입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씨는 “골반이 크다면 긴 티셔츠로 엉덩이를 가리고, 핑크나 옐로 같은 팽창색보다 블루와 그린 같은 차분한 색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복고적인 스타일도 유행인 만큼 브룩 실즈나 마돈나 같은 80년대 아이콘들이 프린트된 티셔츠를 함께 입으면 멋스럽다. 굽이 낮은 플랫 슈즈 대신 굽 높이가 8cm 이상 되는 하이힐을 신어야 각선미도 살아난다. 구두는 화려한 바지 색에 맞출 필요 없이 흰색 에나멜 부티(발목 부츠)나 플랫폼 슈즈(앞부분을 지탱하는 통굽이 있는 신발)로 세련되게 연출하는 것이 좋다.
스키니진이 부담스럽다면 속 ‘준표 스타일’ ‘잔디 스타일’에 도전해볼 만하다. 미국 드라마 의 영향을 받은 속 의상은 도시적인 세련미가 돋보이는 ‘프레피룩’이다. 미국 동부 사립학교 학생들이 즐겨입던 복식 스타일로 국내에선 일명 ‘교복 스타일’로 통한다. 피케 셔츠, 아가일 패턴 베스트, 스웨터, 치노 팬츠(베이지색 면바지), 와펜(방패 모양의 가슴 장식)이 프레피룩을 완성하는 기본 아이템. 누구나 하나쯤 있는 치노 팬츠에 셔츠나 스웨터를 입고 남색이나 흰색 재킷을 겹쳐 입으면 쉽게 연출할 수 있다. 여기에 넥타이나 스카프를 두르면 격식을 차린 듯 보인다. 반대로 재킷 안에 스웨터나 티셔츠를 입으면 캐주얼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여성들은 화이트 셔츠와 플리츠스커트를 입고 줄무늬 카디건을 걸쳐주면 ‘프레피 걸’로 꾸밀 수 있다. 체크 원피스와 체크 재킷, 치노 팬츠, 아가일 스웨터 등을 다양하게 믹스 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빈폴 멘즈의 김수정 디자인 실장은 “드라마에서 구준표가 입은 금장 버튼의 더블 재킷은 프레피룩의 정수를 보여주는 반면 격식이 지나쳐 딱딱해 보일 수 있는데, 여기에 줄무늬 셔츠와 슬림한 치노 팬츠를 코디하면 더 세련되고 모던한 감성의 프레피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다려 입을 거면 멋 부릴 생각 마소시지룩에 비하면 프레피룩은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지만 잘못하면 교복처럼 보일 수 있어 멋지게 입으려면 노하우가 필요하다. 남성의 경우 단색 또는 격자무늬 셔츠에 브이넥 니트나 카디건을 겹쳐 입으면 멋스럽다. 이때 셔츠 소매 끝이 카디건 소매보다 살짝 나오게 입으면 세련돼 보인다. 치노 팬츠는 바지 앞에 주름이 없는 노턱 스타일을 골라야 젊어 보인다. 신발은 스니커즈나 옥스퍼드 구두(끈이 있는 신발)가 어울린다.
의 세레나와 블레어, 의 잔디 스타일을 연출하려면 여성들은 주름치마를 입으면 된다. 화이트 셔츠에 와펜 장식을 붙인 꽈배기 니트나 카디건을 입으면 쉽게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잔디 역의 구혜선처럼 키가 작다면 치마를 짧게 입는 게 요령이다. 니삭스(반양말)를 무릎 위로 신어주면 다리도 길어 보인다. 단, 허벅지가 두껍다면 니삭스는 무릎 선까지만 올릴 것. 니삭스 위로 허벅지 살이 볼록 올라와 다리가 더 두꺼워 보인다. 꽈배기 니트가 뚱뚱해 보여서 싫다면 옐로나 그린 같은 원색의 얇은 브이넥 니트를 입는 것도 방법이다. 교복 스타일의 주름치마가 부담스러운 30대라면? 일자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스트레이트 면바지를 입으면 된다. 흰색·남색·검정색 면바지에 파스텔톤의 셔츠와 니트를 입고 컨버스화를 신으면 시크한 매력을 풍길 수 있다. 바지를 입을 때 걸치는 재킷의 길이는 치마를 입을 때보다 길어야 다리가 늘씬해 보인다. 여기에 정사각형 모양의 프티 스카프를 매주면 활동적으로 보인다.
소시지룩, 프레피룩 등 유행 스타일을 잘 따라하려면 체형의 장단점을 살피고 그에 맞는 컬러나 소재를 선택해 입어야 한다. 서정은씨는 “소녀시대처럼 입고 싶다고 해도 원색의 스키니진은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아이템인 만큼 섣불리 따라하면 오히려 낭패”라면서 “프레피룩도 셔츠나 바지가 다림질을 안 해 후줄근하다면 제대로 입은 게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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