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양파·시금치야, 추위 이기고 푸릇한 봄을 부르라겨우 한 달이 지났다. 아직 두 달이나 더 남았다. 텃밭 농사를 시작한 뒤부터 겨울이 더욱 길어졌다.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하던 주말농장에 갈 수가 없어서다. 아니, 갈 수야 있겠다마는 할 일이 없다. 텅 빈 밭은 황량하고, 찬 바람은 시리기만 하다. 해마다 이맘때 느...2026-01-06 18:01
내년엔 내 무로 동치미를 담글 수 있을까마을을 오가는 길에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매일 지나다니는 그 길목에서 아이들은 계절에 따라 색색으로 변하는 풍경을 보며 재미있는 비유를 쏟아낸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우리 밥상에 오르는 작물 이야기로 이어지고, 계절과 먹을거리에 대한 진지한 대화로 흘러간다. 언제까지...2025-12-30 11:08
특명! 아티초크를 살려라―인천 계양 편늦은 가을장마가 내린 뒤 찾아온 올겨울은 지난해보다 서리는 더 늦고, 추위가 찾아오더라도 금세 풀렸다. 11월 중순까지 기온이 꼭 가을처럼 선선했다. 그래서일까. 뜻밖의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티초크가 부활한 것이다.아티초크는 9월 말...2025-12-23 16:22
겨울 무즙이 준 마법에 걸리면[농사꾼들]―충북 충주 편온 동네에 김장하기가 순식간에 끝났다. 추위가 온다고 하자 다들 벼락처럼 무와 배추를 뽑았다. “무는 아직 잘고 배추는 속이 덜 찼네!” 하면서도 뽑아서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했다. 김장을 끝내고도 밭에 무가 몇 개 남아 있다. 탐난다. 오가면...2025-12-06 13:36
텃밭 배추 뽑느냐 기다리느냐, 늦가을의 고뇌이맘때 비 오면 기온은 내리막 계단처럼 뚝뚝 떨어진다. 주말 농사꾼에겐 존재론적 고민의 시기다. “뽑느냐 기다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스치듯 지나가는 가을을 붙잡고 싶어, 2025년 11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텃밭 동무들이 오랜만에 뭉쳤다. 한여름 비바람에 꺾인 나...2025-11-30 11:59
놀다, ‘퍼머컬처 정원’에서 다 함께아이디어가 모여 정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다보면 문득 ‘미술관이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계절이 지나며 시시각각 변하는 정원에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진짜 멋진 일이겠구나 싶다.하지만 처음부터...2025-11-23 12:51
가을장마를 견딘 생강… 첫 출하가 남긴 것올봄에 동네 이웃과 함께 충동적으로 밭을 얻었다.(제1562호 참고) 갑자기 생긴 땅은 원래 땅보다 경작할 수 있는 면적이 다섯 배쯤 넓고, 햇볕도 잘 들었다. 비로소 농사의 꿈을 더 크게 펼칠 순간일까? 하지만 웬걸, 오랫동안 비닐로 꽁꽁 싸여 있던 땅은 마치 돌덩이...2025-11-15 16:03
여든 할머니, 예순 아들 걱정 그만하슈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적보산이 보이지 않는다. 짙은 안개에 덮여버렸다. 겨울이 왔다는 뜻이다.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진다. 포도나무를 덮어줄 짚을 얻을까 해서 나갔더니 올해는 힘들겠다고 한다. 타작하면서 다 잘라서 논에 넣어버리고 메주 맬 때 쓸 짚만 조금 남겨서...2025-11-01 12:41
‘상추야, 버텨다오’ 가을이면 고기 굽던 주말농장더위로 힘겨웠던 여름은 갔다. 주말농장엔 가을이 완연하다. 무와 배추는 쑥쑥 자라고, 갈무리할 작물도 여럿이다. 때맞춰 내년 봄 수확할 마늘과 양파도 심어야 한다. 참, 월동 시금치도 씨를 뿌려야지. 밭으로 향할 땐 마음이 바쁜데, 일단 도착하면 싱숭생숭해진다. 텃밭 ...2025-10-25 14:24
삽질 2년차, 텃밭에서 찾은 즐거움 도시에서 살다 시골로 이주한 지 꽉 채워 2년이 되었다. 시골살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해왔지만 경계를 벗어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아이들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실행해보는 게 어떨까 싶었다. 쌍둥이 아이들이 만 4살이 된 2023년 여름, 여러 ...2025-10-19 11:27
기후위기 속 고난의 퇴비 만들기… 돌아보니 아득했던 지난여름자가퇴비를 만들어 농장에 전달하는 ‘퇴비클럽’ 공동체원들과 함께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했다. 해마다 집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여름철 기온이 지나치게 올랐기 때문이다.음식물쓰레기가 퇴비로 발효하려면 적정 온도가 필요하다. ...2025-10-12 11:41
아이들과 조선무 씨앗 심자 솟아나는 것은2025년 9월부터 광주 광산구에 있는 대안학교 지혜학교에서 생태수업을 맡게 되었다. 지혜학교는 지혜와 사랑을 실천하는 지성인을 기르는 학교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가르친다. 지혜학교에서는 생태교육과 철학교육이 필수다. 이 무거운 짐을 내가 맡게 됐다. 누군가를 가르...2025-10-06 08:35
배추 140개, 무 130개 심으니 가을이 코앞에 왔다김장농사 준비를 마치는 데 3주가 걸렸다. 어수선하던 주말농장도 제법 번듯해졌다. 한낮엔 아직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가을이 왔다.올여름도 지독히 더웠다. 잠깐 수확만 해도 땀범벅이 됐다. 대체 뭘 할 수도 없었고, 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2025-09-25 12:24
온갖 곳에 다 붙는 텃밭 노린재의 얄미운 먹성이것이 기후위기의 몇 안 되는 순기능일까? 인천의 초여름 날씨는 꽤 쾌적하게 느껴질 정도로 서늘하고 건조하게 시작됐다. 하지만 인간의 착각이었음을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선선하게 느껴지던 5월 초부터 노린재가 지난해보다 더 일찍 등장한데다 처음 보는 종류도...2025-09-06 07:18
‘처음에 잘 할 걸’ 후회도 잠시… 피뽑기, 그 끝없는 몸개그논농사의 절반은 모내기 뒤 물을 얼마나 잘 잡느냐에 있다. 물을 잘 잡아 피가 올라오지 않게 하는 것이 한 해 농사에서 고생을 많이 하느냐 덜 하느냐를 결정한다. 그렇다. 나는 물을 잘못 잡았다. 피가 논 한가득 올라왔다. 피를 초반에 잡으면 그나마 고생이 덜하다. 그...2025-08-17 0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