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까지 두 차례 여성인물을 지폐모델로 등장시키고 있다. 맨 처음 1881년(메이지 14년) 1엔권에 신공황후의 초상을 집어넣었다. 그 이듬해인 1882년에는 5엔권에, 다시 1883년에는 10엔권에 똑같은 신공황후가 잇따라 등장한다. 당시 일본 순사(경찰관)의 첫 월급이 6엔, 쌀 10kg에 80전 하던 시절이므로 대단한 고액권인 셈이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매우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 일본 역사에선 신공황후가 이른바 일본의 한반도 진출을 처음으로 시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기원 3세기의 인물인 그는 에 남장을 한 채 신라 정벌을 성공시킨 것으로 기술돼 있다. ‘신공황후가 병선을 이끌고 신라로 건너가자 겁먹은 신라 왕은 싸우지도 않고 투항해왔다. …소식을 들은 고구려, 백제왕도 찾아와 조공을 약속했다.’ 일본 학자들조차 대다수는 이것을 날조라고 보고 있지만, 상당수 일본인들은 이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메이지 시대 화폐에 등장한 신공황후의 초상은 일본인 모습이 아니다. 얼굴 모습과 목걸이 등이 영락없는 서양인을 연상시킨다. 당시 이 초상을 디자인한 일본조폐창 기술고문인 에두아르도 키오소네라는 이탈리아 사람이 그나마 일본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그의 목조 조각상(약사사에 국보로 보관돼 있음)조차 전혀 참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4년 발행되는 5천엔권에 히구치 이치요(1872~1896년)가 두 번째 여성인물로 등장한다. 일본 최초의 여성 전업작가인 그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등 소설을 남기고 24살에 요절한 인물이다. 1887년부터 죽을 때까지 쓴 방대한 양의 일기는 문학사적으로 높이 평가된다. 그러나 사실상 그보다 예술사적으로 나은 여성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인기 전술의 하나로 히구치를 선정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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