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대한 음미, 관부연락선관부연락선은 부산(釜山)과 시모노세키(下關)를 운항하던 여객선이다. 이제는 소설 제목으로만 남아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은 모두 ‘부관(釜關)연락선’으로 바꿔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주의 소설 은 화자인 ‘나’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유태림이라는 인물의 전기를 쓴...2015-11-19 21:07
두 남자의 중국요리 알레르기1944년은 학도병, 징병 등의 형태로 수많은 젊은이가 전장으로 보내지던 시기였다. 전황이 워낙 좋지 않은 시기인지라 열외가 거의 허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인에게 일개 병정이 되어 전장에 나간다는 것은 다른 말로 관부연락선에 승선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동...2015-10-31 03:42
A급 전범·자민당 그리고 김종필어느 봄날 소년은 아버지, 동생과 함께 관부연락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넌다. ‘만세후’(萬歲後·1919년)였던 탓에 조선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소년의 조선행은 시집간 누나(남편은 용산역 역장이었다)에게 얹혀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누나에게도 자식이 많았기에 결국 각기 ...2015-10-08 21:50
문학의 기적여기 이런저런 잡일을 전전하다 방직여공과 결혼한 남자가 있다. 남편이 신문에 실린 정치 기사를 마치 자신의 일처럼 떠벌리는 한량이었던지라 아내는 생계의 어려움으로 홀로 전전긍긍했고, 당연히 부부싸움은 하루의 일과가 되었다. 그들의 외아들은 가정형편 때문에 소학교만 졸업...2015-09-12 18:14
‘민주주의↔군대’라는 안이한 도식 1944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갔다. 3월에는 결혼을 했고 7월에는 모교인 도쿄대 조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하늘이 시샘한 것인지 신혼생활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학도병으로 소집된다. 그는 학생도 아니었고 나이도 많았다. 하지만 급박한 전황(戰況)은...2015-08-20 19:00
콤플렉스냐 신앙이냐많은 문학인들이 한국문학이 조롱거리(스캔들)로 전락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조롱거리가 된 현실이 아니라 그런 현실을 참담하다고 느끼는 반응이 아닐까 한다. 따지고 보면 한국문학의 참담함은 시작부터 존재했다. 불과 반세기 전인 1955년...2015-07-30 21:15
문단의 15년 ‘아몰랑’약 100년간의 한국근대문학사에서 지금처럼 한국문학이 주목받은 적이 있었던가 싶다. 비록 문학인들이 단체로 메르스보다 전염력이 강한 ‘꿀벙어리스’에 걸린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그런데 표절이 작가 개인의 윤리 문제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은 조금만 들여...2015-07-01 13:57
두 개의 자결과 대학도서관1970년(그러니까 와우아파트가 무너지고 남영호가 침몰한 해) 11월22일(그러니까 전태일(왼쪽 사진)이 분신하고 9일 뒤), 30대 중반의 한 ‘교육공무원’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처음 타보는 비행기인지라 서서히 찾아온 이통(耳痛)에 당황해 수천m 상공에서 왜 이런 ...2015-06-12 22:10
동네마다 태권도장이 있는 사연2015년 롯데리아에서 어린이세트 장난감으로 ‘태권V’ 출시. 어린 시절 우리는 태권도를 하는 태권V가 다른 어떤 일본제 로봇보다 강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우리에게 태권도란 무적(無敵)이자 정의였고, 악당을 물리치고 착한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배워야 하는 ...2015-05-22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