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8일 새벽(한국시각)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은 딱 30번째 맞는 대회다. 역대 올림픽에서는 기록도 풍성했고, 에피소드도 많았다.
우선 역대 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나라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 때 미국이다. 당시 미국은 무려 83개의 금메달을 가져갔다.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때 금메달 80개를 휩쓴 옛 소련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두 대회는 동서 냉전시대에 서방과 동구권 국가들이 번갈아가며 불참한 가운데 나온 기록이라 의미는 축소된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모스크바올림픽을 보이콧했고, 이에 맞서 옛 소련 등 동구권은 신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1984년 LA올림픽 참가를 거부했다.
미국 vs 소련, 3번 반복된 마지막 3초
역대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선수는 이번 런던올림픽에도 참가하는 미국 수영 국가대표 마이클 펠프스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6관왕,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8관왕에 올라 혼자서 14개의 금메달을 땄다. 펠프스 이전에 가장 많은 금메달을 딴 선수로는 똑같이 9개씩 딴 4명의 선수가 있는데, 핀란드의 육상 전설 파보 누르미, 미국 육상의 칼 루이스, 우크리아나 출신의 체조선수 라리사 라티니나, 미국 수영의 마크 스피츠다.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도 베이징올림픽에서 펠프스 선수가 금메달 8개를 따내, 뮌헨올림픽 때 7관왕에 올랐던 스피츠의 기록을 넘어섰다.
금·은·동메달을 합친 메달 수에서는 라티니나가 1956년 멜버른올림픽부터 세 대회 연속 6개씩 모두 18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이 기록 역시 현재 16개의 메달을 딴 펠프스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색깔에 관계없이 3개만 보태면 넘어서게 된다. 역대 올림픽에서 6회 연속 금메달을 딴 선수도 있다. 주인공은 헝가리의 펜싱 영웅 알라다 게레비치. 그는 1932년 LA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기 시작해 1960년 로마올림픽까지 무려 6연패를 달성했다. 마지막 금메달을 거머쥘 당시 그의 나이는 무려 50살이었다. 만약 1940년과 1944년 올림픽이 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되지 않았다면, 게레비치가 8연패를 달성했을지도 모른다.
역대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는 스웨덴의 ‘사격 영웅’ 오스카르 스완이다. 1912년 자국에서 열린 스톡홀름올림픽 사격 러닝 디어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할 당시 그의 나이는 64살이었다. 스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8년 뒤 1920년 안트베르펜올림픽에 아들과 함께 출전했는데, 만 72살의 나이에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어 역대 최고령 메달리스트 기록도 세웠다.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황당했던 경기는 미국과 옛 소련의 뮌헨올림픽 남자농구 결승전이다. 당시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미국이 50-49로 앞섰다. 소련이 마지막 공격을 하려는데 주심의 휘슬이 잘못 울렸고, 다시 시간이 3초 전으로 되돌려졌다. 하지만 소련의 공격은 실패로 끝났고. 미국은 환호했다. 그런데 주심이 다시 양팀 선수들 불러모으더니 3초를 살려놓을 때 3초 전이 아니라 50초 전으로 돌려져 있었다며 다시 3초의 시간을 줬다. 세 번이나 번복된 끝에 마침내 소련은 엔드라인에서 골 밑으로 길게 연결한 패스를 골로 성공시켜 금메달을 따냈다. 어이없이 금메달을 놓친 미국은 심판에게 강력히 항의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까지 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수구 경기에서는 수영장 물이 피로 물드는 사건도 있었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 옛 소련과 헝가리의 남자 수구 결승전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다. 1956년 소련군이 헝가리 혁명을 무력으로 진압한 정치적 사건이 양팀 선수들의 감정을 자극했다. 헝가리 혁명 직후에 열린 이 경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폭력으로 얼룩졌다. 결국 양팀 모두 부상자가 속출해 수영장 물이 피로 물들어갔는데 이런 가운데서도 헝가리가 옛 소련을 4-0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수구에서도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경기가 있었다. 여자 수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당시 오스트레일리아와 러시아의 경기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으로 양팀 선수 10명의 수영복이 찢어졌다. 몇몇 선수는 알몸이 드러난 상황에서도 경기를 계속했다. 안방팀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과의 결승전에서도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거친 몸싸움으로 결국 세계 최강 미국을 4-3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동정심에 그를 부축하지만 않았어도
마라톤은 올림픽 초창기나 지금이나 황당한 일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종목이다. 1908년 제4회 런던올림픽 때 1등으로 달리던 이탈리아의 도란도 피에트리는 결승선을 불과 270m 남겨두고 다리에 힘이 풀려 몇 번이고 일어났다 쓰러지길 반복했다. 보다 못한 진행요원들이 그를 부축해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2등으로 들어온 미국 선수단이 항의를 했다. 결국 미국 선수가 금메달을 땄고, 피에트리는 실격되고 말았다.
완벽한 기록 뒤에는 에피소드도 남는다. 체조의 원조 요정이라고 할 수 있는 루마니아의 나디아 코마네치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때 평행봉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10점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전광판에는 10점을 표시할 수 없어 1.00으로 표시됐고, 이를 본 코마네치는 미소로 화답했다.
김동훈 기자 한겨레 스포츠레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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