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왓은 ‘밭’을 뜻하는 제주말이다. 왓을 따라 사람들이 살았다. 해안길을 따라, 중산간 길을 따라 어디든 왓이 있다. 제주 서쪽에 비옥한 왓이, 동쪽에 척박한 ‘빌레왓’(너럭바위가 있는 돌밭)이 있었다. 왓을 지키기 위해 검은 돌로 쌓은 ‘밭담’은 제주의 마을 풍경을 만들었다. 제주 전역의 밭담을 이어붙이면 용이 구불구불 솟구쳐오르는 모습이 보인다고 해 ‘흑룡만리’라는 말도 있다.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을 먹이고, 살리는 구실도 왓이 했다. 해녀들이 물질로 먹거리를 가져오던 바다는 아예 ‘바당밭’(바다밭)이라고 불렸다. 왓을 따라 제주 여행을 떠나보자. 아직 그 길이 낯설다면, 여기 이 건네는 제주 비밀노트가 있다. 제주의 길과 오름, 자연, 문화, 역사, 맛과 재미를 담았다.</font>
제주는 돌·바람·여자가 많다(삼다). 화산섬이라 돌이 많고, 바닷가에 태풍이 많아 바람이 센 곳. 그 바람에 배를 타고 나간 남자들이 돌아오지 못해 여자가 많은 섬이다.
제주를 방문한 이들이 앞으로 ‘삼다’를 새로 작성한다면 미래에는 전기차가 포함되지 않을까. 제주도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주도는 ‘탄소 없는 섬’을 목표로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올 하반기에 2천 대 이상 전기렌터카를 보급하겠다고 7월에 밝혔다. 현재 100여 대가 운용 중인 전기렌터카를 급격히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아일랜드’에서 7월26일부터 2박3일 동안 쏘울 EV를 타봤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완속충전 공짜지만 4시간 걸려 </font></font>충전된 전기의 힘으로 모터를 작동하는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최대 운행 거리가 정해진다. 현재 기술 여건상 전기차 배터리는 승용차의 기름통을 따라가지 못한다. 배터리 충전이 끝난 쏘울 EV에 처음 앉았을 때 계기판은 156km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고 표시돼 있었다. 비슷한 크기의 휘발유 승용차는 연료를 가득 채우면 보통 400km 이상 운전할 수 있다. 육지보다 도로가 짧은 섬이 전기차를 도입하기에 더 수월한 이유다. 전기차를 타는 2박3일 동안 조천읍과 애월읍 등 제주시의 동서를 오갔고, 제주 시내를 다니는 데도 운행 거리는 100여km 정도면 충분했다.
물론 제주도가 작은 섬은 아니다. 제주시에서 출발해 남쪽 서귀포시에 다녀오거나 해안일주도로(176km)를 달린다면 중간에 한 번 충전하는 게 필요하다. 에어컨 사용도 배터리를 잡아먹는다. 항상 배터리가 어느 정도 남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잔량이 25% 이하로 떨어지면 차는 자동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경고한다. 경고는 충전하기 전까지 계속돼 운전자의 조바심을 자극한다.
전기차 충전소는 공공시설 또는 호텔 등에 주로 설치돼 있다. 급속충전기 107대를 포함해 모두 2566대의 충전기가 제주도 안에 있다. 충전 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카드 또는 사용자번호를 충전기에 등록한 뒤, 충전소에 설치된 케이블 또는 차량에 비치된 케이블을 차량과 충전기 사이에 연결하면 된다.
급속충전 비용은 유료다. 현재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일부 신용·체크 카드만 가능하다. 자신의 신용카드가 안 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봐야 한다. 충전 요금은 몇천원 수준으로 경제적이다. 완속충전은 무료다. 충전 시간은 차에 따라 다르지만 쏘울 EV는 급속충전 30분, 완속충전은 4시간 정도 걸린다. 충전 시간이 길다보니 앞서 들어온 차가 충전 중이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다음 일정 때문에 조바심할 수 있으니 주유소처럼 금방 채우고 떠나기 힘들다는 것을 미리 감안해야 한다.
<font size="4"><font color="#008ABD">조용하다! 가속 빠르다! </font></font>전기차의 속도는 생각보다 빨리 오른다. 전기차는 토크(동력축을 회전시키는 힘)가 높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높이는 시간이 일반 승용차보다 빠르다. 더구나 엔진 소음이 없어 조용히 속도가 올라가니 해안도로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을 때 계기판을 자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물론 실내가 조용해 여행 동반자와 속삭이기에도 좋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font size="4"><font color="#00847C">이 기사를 포함한 제주에 관한 모든 기사를 만나볼 수 있는 낱권 구매하기!</font></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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