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을 거부하라
그룹 크리시스 지음, 김남시 옮김, 이후(02-3141-9640) 펴냄, 1만5천원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하던 좌파들이 1986년 결성한 그룹 크리시스는 이라는 정기간행물을 통해 사회비판 활동을 해왔다. 이번 책은 ‘노동’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시도한다. 노동은 노동자의 욕구와 무관하게 자기 목적적인 가치 증식의 원리에 따라 자신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돈으로 전환시키는 자기 소모의 과정이다. 노동은 즐거운 행위가 아니라 노동하지 않는 시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결론은 이것이다. 노동을 거부하라.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바다출판사(02-322-3885) 펴냄, 1만8천원
대표적인 회의주의자의 뉴에이지 과학, 지적 설계론, 미신 비판서. 미국 성인의 52%가 점성술을 믿고, 42%는 죽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는 이런 이상한 믿음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가 이성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철학적 도구가 ‘회의주의’다. 인간이 이런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우연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패턴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찾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메커니즘의 동력은 ‘믿음 엔진’이다. 정확한 추론도 있지만 잘못된 믿음까지도 그 부산물로 생겨났다. 이상한 것을 믿게 만드는 25가지 사고의 오류도 제시한다.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
정혜진 지음, 녹색평론사(053-742-0663) 펴냄, 1만원
도시는 지구 표면의 2%에 불과하지만 자원의 75%를 소비한다. 저자는 기후변화의 문제가 도시에서 비롯된 만큼 해결책 또한 도시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유럽, 일본,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도시에서는 도시 주도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책뿐만 아니라 삶의 방식도 에너지 저소비 구조로 바뀌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착한 도시’로 가는 길도 도시인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 생생한 예가 2년6개월 전 자가용과 ‘별거’한 저자의 생활이다.
아버지가 없는 나라
양 얼처 나무·크리스틴 매튜 지음, 강수정 옮김, 김영사(02-3668-3206) 펴냄, 1만1천원
히말라야의 루구 호수 주변에는 모쒀족이 살고 있다. 중국인들은 그곳을 ‘딸들의 나라’라고 부른다. 그들은 결혼을 퇴보적인 관행으로 여기며, 재산은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세습한다. 결혼은 방문혼이다. 남자는 여자가 임신을 할 때까지 여자 집에 잠깐 기거한다. 모쒀족은 이런 모계사회를 1500년간 유지해왔다. 1980년대까지 전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모쒀족의 생활을, 직업가수·모델 생활을 하면서 ‘외부’ 세계를 두루 경험한 저자가 회고했다.
자존심
진중권·정재승·정태인 등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1만2천원
이 매년 여는 인터뷰 특강의 4회 주제는 자존심이다. 진중권은 ‘자존심의 존재미학’, 정재승은 ‘자존심의 과학’, 하종강과 아노아르 후세인은 ‘이주노동자와 노동의 자존심’, 정희진은 ‘남과 여, 자존심의 경합’, 박노자·고미숙은 ‘동아시아에서의 자존심’을 주제로 강의했다. 정희진은 ‘누구와의 관계에서 자존심이냐’는 문제가 ‘자존심’ 자체보다 중요하다며 질문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의 약속
한나 아렌트 지음, 제롬 콘 편집, 김선욱 옮김, 푸른숲(031-955-1410) 펴냄, 1만8천원
1951년 과 1958년 사이에 한나 아렌트가 쓴 정치철학·정치에 관한 7편의 글을 모았다. 서양 정치철학의 전통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다듬어가는 궤적을 추적할 수 있다. 한나 아렌트가 서양 정치철학을 비판하는 이유는 바로 ‘정치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소크라스테의 죽음을 경험한 플라톤에서 서양 정치철학의 전통은 시작된다. 플라톤은 철학자들이 사유를 통해 발견한 공동생활의 원리, 바람직한 국가의 원리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철인정치’다. 플라톤의 정치철학은 실질적으로 폭력을 구현한다.
기나긴 혁명
레이먼드 윌리엄스 지음, 성은애 옮김, 문학동네(031-955-2634) 펴냄, 2만5천원
1961년 초판이 발행된 문화비평의 고전. 저자는 정치적, 경제적 혁명을 섭렵한 제3의 광범위한 ‘문화혁명’이 훨씬 더 점진적으로 펼쳐진다 하여 ‘기나긴 혁명’이라고 했다. 영국 사회를 모델로 한 사회에서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진 문화적 변화와 그 실질적인 패턴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1부에서는 문화와 창조성의 개념을 제시하고 2부에서는 기존의 역사서에서 연구되지 않은 교육, 출판, 대중언론, 연극, 표준어에 대한 구체적이고 포괄적인 자료를 보여준다. 3부는 그 시대의 문화를 비평하고 참여 민주주의를 향한 과정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서 모색한다.
한국 근대사 산책 1~5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02-471-4439) 펴냄, 1만3천원
‘한국 근대사 산책’의 개화기편 5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1권은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2권은 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 3권은 아관파천에서 하와이 이민까지, 4권은 러일전쟁에서 한국군 해산까지, 5권은 교육구국론에서 경술국치까지를 다룬다. 보다시피 역사적 구분이 신선하다. 저자는 특징을 이렇게 밝힌다. 현재의 역사적 사건과 연계시켜 종합하고, 역사에 관한 역사, 언론·문화·커뮤니케이션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도식을 넘어서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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