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니 타워
존 파울즈 지음, 정영문 옮김, 열린책들(031-955-4000) 펴냄, 9800원
영국 현대문학의 거장 존 파울즈의 중·단편집. 켈트문학(아일랜드 문학)에 대한 관심을 다섯 ‘변주’로 보여주고 있다. 마리 드 프랑스의 중세 연애담을 소재로 한 ‘엘리뒤크’가 켈트문학에 대한 직접적인 헌정의 의미를 담고 있는 소설이라면, 표제작 ‘에보니 타워’는 유사한 배경과 소재를 가지고 영국의 현대적 삶을 그린다. 성공한 예술가의 이야기, 중세적 연애담, 한밤에 일어난 강도 사건, 중년 남성의 실종 사건 등이 켈트적 리듬으로 그려진다.
개념어 사전
남경태 지음, 들녘(031-955-7381) 펴냄, 1만3천원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낸 철학·역사·과학·시사 분야의 개념어 사전. 인문학 책들을 쓰고 번역해온 지은이는 개념어들을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톡톡 튀는 서술로 풀어내고 있다. 인터넷 지식창에서도 검색할 수 없는 고급스럽고 소중한 인문 지식을 담아낸다. 디아스포라나 인식론 같은 항목들처럼 친절하고 자상하게 개념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민족주의나 자본주의 같은 항목들처럼 지은이의 가치판단이 개입된 부분도 있다.
가슴에 핀 꽃
이춘해 지음, 열매(02-3142-4900) 펴냄, 8500원
엄마에게 버림받은 딸의 긴 여정과 딸을 버린 엄마의 한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과 인생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 소설. 엄마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라온 영신은 엄마의 불륜을 목격하게 되면서 결혼마저 거부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으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한다. 반면에, 친권포기 각서까지 써주었던 영신의 엄마 순임은 영신이 떠난 뒤 발목을 잘라내는 사고를 당하면서 엄마의 위치를 깨닫게 된다.
한국문학·대중문학·문화콘텐츠
조성면 지음, 소명출판(02-585-7840) 펴냄, 1만6천원
탐정소설, 무협만화, 철도와 문학, 금서와 외설 등 아카데미즘 인문학에서 꺼려왔던 12개의 주제를 학문적 의제로 다루고 있다. 한국 최초로 성적 표현의 한계를 둘러싸고 법과 문학이 공방을 벌인 염재만의 장편소설 는 한국판 으로, 3선개헌으로 궁지에 몰린 박정희 정권의 국면 전환용 카드이다. 만해 한용운의 시편에 나타난 여성주의는 아버지 콤플렉스 때문이다. 그의 아버지는 동학 농민군을 무참하게 진압한 책임자였다.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김용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02-3670-1407) 펴냄, 1만2천원
‘지식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며 독특한 철학 담론을 펼쳤던 지은이가 세기의 문학 13편 속에서 주옥같은 철학적 담론을 발견한다. 에서 사랑과 질투의 함수관계를, 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에서 신과 구원의 문제를 건져올린다. 만남·사랑·성장·자기실현과 같은 개인의 물음에서 시작해 유토피아·인간공학·사회공학 등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다양한 문제까지 아우르고 있다.
47
윌터 모슬리 지음, 임경민 옮김, 아침이슬(02-332-6106) 펴냄, 9천원
노예제도가 실시되던 1830년대, 미국 남부의 코린트 목화 농장을 배경으로 14살 흑인 소년이 영적 투쟁에 뛰어드는 과정을 그린 청소년 소설. 노예들의 비참한 현실과 자유를 향한 투쟁을 당시 널리 퍼져 있던 ‘하이 존’ 신화와 접목해 공상과학 소설이라는 틀에 풀어놓았다. 목화 농장에서 고된 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흑인 노예 소년 47 앞에 수수께끼 같은 인물 톨 존이 나타나 신비한 약과 미래의 기계들을 보여준다.
수학콘서트
박경미 지음, 동아시아(02-757-9724) 펴냄, 1만2천원
일상에 숨겨진 다양한 수학의 원리들을 풀어나간다. 소수가 수학의 보고인 이유, 행렬과 소수는 현대 사회에서 암호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행렬이 어떻게 생태계 분석의 도구로 쓰이는지, 공정한 분배의 법칙을 통해 사회집단 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만델브로트와 칸토어의 집합 이론이 어떻게 프랙털 이론으로 확장돼 생물학과 사회과학에 적용되는지 등 현대 사회에서의 수학의 응용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고대 세계의 만남
제리 벤틀리 지음, 우찬규 옮김, 학고재(02-745-1722) 펴냄, 1만5천원
문명교류사를 유라시아 문명과 아메리카 대륙을 포괄하는 전 지구적 범위에서 다룬다. 20세기 이후 비약적 발전을 거듭한 동서교류사 연구의 세계적 현황을 소개한다. 지은이는 중국에 불교가 들어올 때 도가의 용어와 이론 틀을 빌린 사례를 들며 상이한 문화 사이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그것을 확대해가는 ‘절충주의적 태도’가 문화 간 만남의 중요한 양상이라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지은이는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에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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