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울 수 없는 이미지·2
박도 엮음, 눈빛(02-336-2167) 펴냄, 3만5천원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아낸 한국전쟁기의 사진들 중 230여 점을 선별해 엮었다. 소설가 박도씨는 한국 현대사 관련 파일에서 한국전쟁 당시 군의 활동과 민중생활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들을 발굴했다. 2004년 1권에 이어 두 번째로 펴내는 이 사진집은 전란에 신음하는 민중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드러냈다. 전장에서 부모를 잃고 울부짖는 고아들과 전란 속에서도 일상을 이어가는 피난민들의 사진은 역사의 상처와 교훈을 말해준다.
일제 식민지정책과 식민지근대화론 비판
신용하 지음, 문학과지성사(02-338-7224) 펴냄, 2만8천원
1980년대 중반, 일제 강점기 동안 실질적인 근대화가 이뤄졌다는 식민지근대화론이 처음 제기된 뒤 논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은이는 정치·사회·문화·경제 등 네 영역에서 근대화의 보편적인 사회과학적 기준을 거론하고, 각 영역에서 일본의 식민지 정책이 한국의 근대화를 어떻게 저지시켰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일제는 정치적 근대화인 입헌대의체제나 사회적 근대화인 시민사회, 문화적 근대화인 민족문화 등을 저지했다는 결론이다.
공동체, 아나키, 자유
마이클 테일러 지음, 송재우 옮김, 이학사(02-720-4572) 펴냄, 1만2천원
아나키의 근거와 생존 가능성을 정치철학적으로 정밀하게 분석, 논증하고 있다. ‘아나키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없더라도 아나키가 생존할 수 있는지, 만일 생존할 수 있다면 아나키가 어떤 형태여야 하는지’를 탐구한다. 책은 근대 아나키스트들의 이상이었던 ‘국가 없는 아나키 사회’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호모사피엔스는 아나키 공동체에서 거의 4만~5만 년을 살았다. 지은이는 국가 없이 살려면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축제, 세상의 빛을 담다
김규원 지음, 시공아트(02-585-1751) 펴냄, 1만5천원
10개의 유럽 축제 현장을 찾아가는 여행. 지은이는 ‘색’이라는 독특한 코드로 축제들의 진수에 접근한다. 스페인 축제는 빨간색이다. 황소의 피에 흥분하는 현장엔 빨간색이 제격이다. 그러나 바르셀로나 메르세 축제의 빨간색은 내전과 독재를 이겨낸 희망을 상징한다. 독일 축제는 황금색이다.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축제처럼 평화와 사랑이 충만한 색이다. 북해를 돌아다니는 바닷사람들의 본거지, 프랑스 덩케르트는 우비를 상징하는 노란색의 축제로 유명하다
인문학의 창으로 본 과학
김용석 외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1만원
인문학자 10명이 국내 과학자 10명을 만나 나눈 인문학과 과학에 대한 대담. “과학은 인문학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는가?” “인문학은 과학이 걸어온 길과 가야 할 길에 얼마나 중요한 길잡이인가?” 등의 질문과 함께 과학에 대한 쉬운 이해와 인문학과의 접합 지점을 찾아보려 한다. 뇌와 몸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철학자 김용석과 뇌과학자 신희섭, 우주 개발에 관한 총수 김어준과 위성사업단 단장 이주진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행복
리즈 호가드 지음, 이경아 옮김, 예담(02-704-3861) 펴냄, 1만7천원
2005년 5월 6명으로 구성된 ‘행복위원회’는 영국 런던에서 25마일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 슬라우의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3개월에 걸쳐 사회 실험을 한다. 이 과정을 <bbc>는 라는 4부작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다. 책은 슬라우에서 행해진 심리 실험을 통해 행복의 비밀을 찾아간다. 1부는 심리학, 의학, 사회과학이 결합한 ‘행복학’의 이론을 담고, 2부는 사랑과 섹스에서 건강, 여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복의 모습들을 조망한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대니얼 골먼 엮음, 김선희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들(02-511-3498) 펴냄, 1만2800원
‘마음과 생명 학회’에 소속된 세계적인 석학들의 대담. 티베트 불교를 대표하는 달라이 라마와 EQ의 제창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을 비롯해 신경과학·생리학·행동의학·심리학·철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이 정신과 신체, 감정과 건강의 상호 연관성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그들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시술 과정을 명료하게 확인할 수 있는 치료법만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의식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안의 과거
테사 모리스 스즈키 지음, 김경원 옮김, 휴머니스트(02-335-4422) 펴냄, 2만원
역사를 표현하는 매체가 과거를 이해하는 데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책은 역사소설, 사진, 드라마, 영화, 인터넷 미디어에서 표현하는 ‘과거’를 통해 어떤 기억이 만들어지고, 그 기억이 확산되면서 어떤 역사 풍경이 새롭게 만들어지는지를 추적한다. 예컨대 톨스토이의 같은 역사소설은 살아 있는 독자와 과거의 사람들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상상의 끈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소설의 한계를 넘어 역사 서술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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