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온 대형 공연,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에 확 지르다… 말다툼이 음반으로 발매될 정도로 독특한 형제들, 공연은 진지!
▣ 김수현 기자 groove@hani.co.kr
오아시스를 봤다. 열대 사막의 물 웅덩이도 아니고, 보면서 꽤 심란했던 그 영화도 아니다. 1990년대 중·후반 브릿팝계에서 거대한 산맥을 이룬 영국 밴드 오아시스(Oasis)다. 2006년 2월21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그들의 첫 내한공연이 열렸다. 2005년 6월 6집
설렘과 여운, 공연은 ‘내구재’다
콘서트의 매진 사례는 동방신기만 가능한건가 의심이 들정도로 가라앉은 국내 록 공연 시장에 모처럼 대형 공연이 찾아왔으니 나도 확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스탠딩석 8만8천원. 옷에도, 책에도 그런 돈을 안 쓰는 알뜰함도 공연앞에선 예외다. 아무튼 1월 중순에 예매를 하고 며칠 뒤 ‘매진 사례’ 문구를 확인하니 가슴은 벅차오르고, 지방에서 올라올 이름 모를 이들의 교통편을 걱정하는 한편 공연 예상 목록을 뒤적이고 옛 노래를 꺼내 듣는다. 설렘은 이미 시작. 공연 뒤 여운까지 생각하면 콘서트는 결단코 일회용품이 아닌 내구재다.
1993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노엘 갤러거(기타·보컬)와 리암 갤러거(보컬)가 주축이 돼 결성한 오아시스는 1994년 영국 팝 역사에 기록될 만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1집
활동 초기부터 갤러거 형제의 불화와 언동은 화젯거리였다. 세계 투어 중 한 명이 집으로 가버리는 일 정도는 우습다. 1994년
그러나 공연에선 그들도 꽤 진지하다. 형이 노래하면 동생은 무대를 비워준다. 깜짝쇼도, 만담도, 시트콤도, 개인기도 없다. 끊임없이 20여 곡을 연주하며 무대의 밀도와 순도를 높여갔다. 영국 국기 유니언잭과 태극기를 이은 어느 팬의 깃발은 환영과 우정을 표하고픈 내 맘을 대변해주었다. 숨쉬기 곤란할 것이 분명한 앞자리는 두렵지만 그래도 스탠딩을 택한 건 꽃꽂이를 감상하듯 관람석에 앉아 노래를 단순하게 주입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주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함께 꽃을 꽂으며 ‘공연’을 만들어가는 스탠딩 문화의 독립정신은 사랑받을 만하다.
Do you know Park Ji-sung…
그런데 공연 전 기자회견에선 꽤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된 모양이다. 오아시스는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니라) 맨체스터 시티의 열혈팬이다. 그들이 구단주라는 둥 옛 구장 잔디를 다 사들였다는 둥 여러 소문이 있는데, 이는 별로 중요치 않다. 암튼 요즘 한국에 퍼지는 유행병 ‘언제나 축구’ 수칙대로 한 기자는 잊지 않고 영국 출신 음악가에게 ‘Do you know Park Ji-sung who is playing…(당신 박지성이라고 아는지…)”을 물었던 모양이다. 노엘이 떨떠름해하자 ‘맨체스터는 어떤 도시냐’는 무마용(?) 질문이 이어졌고 이 또한 떨떠름하긴 마찬가지라 ‘인구 100만…’식의 답변이 나오고 이는 그대로 기사화됐다. 맨체스터 인구는 몇 년째 43만 명 수준이다. 자세한 기자회견 뒷담화는 음악 사이트 ‘음악창고’에 게재돼 있다.
오아시스는 싱가포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공연이 “우리가 가졌던 최고의 공연들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팬카페엔 “여전히 환청에 시달린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4년째 한국에서 학원강사를 하는 캐나다인도 즐거웠다고 전한다. 오아시스 열혈팬인 그는 지난해의 일본 공연과 이번 서울 공연 모두 참석했는데 “한국 공연은 규모는 작지만 열기가 넘친다”고 평한다. 광장, 함성, 발구르기로 대변되는 이 ‘붉은 악마스러운’ 문화는 2002년보다 훨씬 앞선 시절부터 이 땅의 대중음악 공연문화에 정착돼왔다. 영어학원 선생님이 “enthusiasm”이란 단어로 표현해준 열정의 공연 문화는 해외 뮤지션들에게도 인상적이라 최근 한국을 다녀간 이들은 몇 년 안에 다시 오곤 한다. 그러나 한 국내 매체는 원래 시루떡같은 스탠딩석이 시루떡같다고 걱정하고, 잡담없이 무대에 가만서서 노래했던 무대매너를 장르도 악기도 다른 케니G가 통로 구석구석 누볐던 사실과 비교해 폄하하니 언론들은 좀 더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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