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쟁한 필자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비전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한비야, 이윤기, 홍세화, 박노자, 한홍구, 오귀환. ‘이름값’ 하는 쟁쟁한 인물들이다. <한겨레21> 창간 기념 두 번째 인터뷰 특강은 이들을 한데 불러모았다.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한겨레신문사 펴냄)이 강연의 주제다. 강연자들이 이전과는 다른 참신한 이야기를 펼쳐놓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매력은 그동안 지면으로만 보아왔던 사람들을 대중들과 호흡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들의 강연은 전문성보다는 설득력이 돋보이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눈 내용도 강연록 뒤에 덧붙여진다. 독자는 마치 강연장에 온 듯한 느낌으로 필자의 이야기 속에 빠져든다.
한비야씨는 자신의 긴급구호 경험을 간략하게 추려 들려준다. 그의 결론은 행복을 위해 꿈을 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꿈은 공상이 아니라 타인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꿈이다. 이것이 긴급구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그가 대중들과 나누고 싶은 ‘사회적 유전자’는 세 가지인데, 첫째는 세계지도를 가슴속에 품고 살 것, 둘째는 꿈만 꾸는 사람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도 한 발짝 한 발짝 가는 사람이 될 것, 셋째는 힘없는 사람에게 우리의 힘을 보태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것이다.
이윤기씨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신화의 상상력을 이야기한다. 그가 신화의 본질을 매우 재미있고 쉽게 설명한 점이 눈에 띈다. 그에 따르면 신화는 ‘말하지 않음으로써 말하기’다. “몽골에 가면 초원을 가로지르는 길이 한 열 개쯤 있는 곳도 있습니다. 차가 너무 많이 다니면 길이 움푹 파이지 않습니까. 그럼 그 옆으로 가요. 이러다 보면 열 개나 되는 길이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걸 보면서 생각합니다. 아, 태초에 신화 시대의 신화도 이랬으리라. 한 이야기에는 수많은 ‘버전’이 있었으리라. 하지만 그중에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버전만 남았으리라. 몽골의 길도 그렇습니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나면 그 많던 길 중에서 한 길만 남습니다.”
박노자씨는 동아시아에 등장한 새로운 아편, 민족주의를 이야기한다. 즉, 마르크스가 보았던 유럽에서의 종교의 역할을, 여러 종류의 내셔널리즘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민중을 기존 체제에 순치하는 역할이다. 박노자씨가 꾸는 꿈은 민족을 초월한 연대다. 중국·한국·일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해서 신자유주의를 극복한 동아시아를 만들 수는 없을까. 그의 꿈은 ‘연대’로 모아진다. 박노자씨는 1920~30년대 공산주의자들의 민족을 초월한 연대나 아나키스트들의 비민족적인 연대를 생각하면서 ‘낙관’하고 싶다고 말한다. 필자들이 말하는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이란, 거칠게 요약하면 ‘모두와 나누는 꿈’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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