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몰랑] ‘돌끝파’ 그리고 앞으로 오랫동안‘아빠가 키우는 아기도 잘 자랄까?’ 올해 1월, 1년짜리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들었던 질문이자 가장 걱정이었던 의문이다. 휴직 10개월이 넘어가면서 그 걱정은 이제 조금 내려놨다. 첫돌을 맞은 아이는 고맙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자신의 속도로 잘 자라고 있다. 벌...2020-11-08 01:17
[아빠도 몰랑] 아이의 마음을 읽게 해주소서39.3도. 새벽 한 시에 깬 아이의 몸이 뜨거웠다. 말을 못하는 아이는 엉금엉금 기어와 칭얼대며 안기려고만 했다. 안기면 더 몸이 뜨거워지니 아이는 더 칭얼댔다. 그간 잘 먹던 이유식도 양이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잘 놀던 아이가 낮에도 매트에 엎드려 축 처져 있...2020-10-17 17:36
[아빠도몰랑] 만 10개월 아들의 ‘코로나 인생’출근한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를 읽는데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나랑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새벽에 고열이 나서 응급실에서 코로나19 검사받고 결과 기다리고 있대요. 어떡하지, 나 밀접 접촉자인데.”난 태연한 척 기다려보자고, 괜찮을 거라고 답장을 보냈...2020-09-22 00:14
[아빠도 몰랑] 술잔과 젖병, ‘환상의 콜라보’“저기, 시간 되면 커피 한잔하러 안 가실래요?” 문화센터를 다닌 지 한 달쯤 됐을 때다. 수업을 마치고 센터를 막 나서려는데, 한 아기 아빠가 나를 불러세웠다. 회원끼리 커피 마시는 모임이 만들어졌으니 같이 가자는 이야기였다. 나도 문화센터에 온 다른 엄마 아빠들을 ...2020-07-25 16:18
[아빠도 몰랑] 나의 하루는 밤 9시에 시작된다다들 이런 경험을 해봤을 거다. 종일 일만 하다 누웠는데, 이대로 자는 게 너무 억울한 기분이 들 때. 분명히 지금 잠들어야 내일 제시간에 깰 수 있는데도, 내 정신이 잠을 거부할 때 말이다.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스마트폰이나 티브이를 보고 가벼운 책을 읽는...2020-07-04 22:42
[아빠도 몰랑] 사흘간 같은 이유식도 잘만 먹더라어쩌다 내가 요리를 맡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치열한 투쟁과 협상으로 결정해야 할 이 중요한 사안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그냥 자연스럽게 내가 하는 거로 정해지고야 말았다. 지방 출신인 아내는 취직하고 비슷한 시기에 서울로 온 동생과 함께 살았다. 둘이 그간 어떻게 살...2020-06-13 16:07
[아빠도 몰랑] 나는 왜 그때 안도했을까“다리 사이에 뭐가 보이네요.”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산부인과 의사가 초음파 영상을 보며 말했다. 남자아이란 이야기를 듣고 난 어떤 기분에 휩싸였는데, 이런 기분이 든 것 자체가 옳은 것인지 알 수 없어 난감했다. 나는 그 뒤로도 여러 번 왜 그때 그런 감정...2020-05-16 16:42
[아빠도몰랑] 그래도 까꿍은 잘해요즘 넷플릭스에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줄줄이 올라와 즐거운 복습을 하는 중이다. 개중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에 사람 얼굴을 한 사슴신이 나온다. 사슴신이 걸을 때마다 발굽이 닿은 곳에선 갑자기 수풀이 울창하게 자라고 꽃이 피어난다. 그의 숨결이 닿...2020-05-05 00:29
육아휴직자의 내면을 갈아먹은 ‘불안이’에 대하여요즘 앞니가 아프다 앞니를 너무 자주, 세게 다물었다 어쩔 수 없다 손보다 통통한 팔목, 어른 손으로도 다 안 잡히는 토실토실한 허벅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기를 꼬옥 껴안고, 나도 모르게 앞니도 꼬옥 깨문다 찾아보니 이런 현상을 이르는 전문용어도 있었다 귀여운 공...2020-04-13 23:11
어차피 6개월은 자가격리아이가 태어난 건 지난해 10월 태어난 지 석 달도 안 돼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규모의 재난이 닥쳐왔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곧 지나가겠지’라며 낙관했던 코로나19가 일상을 이렇게까지 뒤흔들어놓을지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코로나19 피해자는 손꼽기 어려울 정도...2020-03-30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