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궁> 등 히크작을 연재하던 만화잡지<윙크>는 6월호를 마지막으로 종이잡지 발간을 끝낸다.
뜻밖의, 아니 어쩌면 예상된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순정 만화잡지 가 다음호부터 모바일용 앱진과 웹진으로 바뀐다고 밝힌 것이다.
만화의 중심축이 종이잡지에서 인터넷으로 바뀌며 종이잡지들이 폐간하거나 온라인 잡지로 바뀌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의 변신은 좀더 상징적이다. 1993년 창간한 는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는 여성 독자들 사이에서 순정만화의 대명사 격인 잡지였다. 지난 20년 동안 등 수많은 히트작들이 이 잡지를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그래서 가 종이와 결별한 것은 종이 만화잡지의 시대가 진정 저물고 있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1980년대 초반 이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화잡지는 그동안 한국 만화계의 핵심 중 핵심이었다. 전성기인 1990년대에는 수만 부 팔리는 잡지만 10여 종에 이를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웹툰이 등장하자 만화잡지들은 급속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잡지만으로는 상당한 적자여도 연재 만화를 단행본으로 내서 버틸 수 있었지만, 만화 단행본의 판매도 줄어들어 이젠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진 것이다.
독자들의 처지에선 종이잡지가 없어도 포털 사이트에서 수많은 웹툰을 한꺼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만화를 즐기는 데는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만화잡지와 포털 웹툰 사이트의 사이엔 현재까진 중요한 차이가 있다. 잡지에는 있는데 웹툰 시스템에는 아직 없는 것이 ‘편집자의 역할’이다.
만화잡지의 가장 큰 문화적 기능은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다. 웹툰 사이트들도 여기까지는 같은 기능을 한다. 하지만 작가가 함께 새 작품을 기획하고, 캐릭터를 구상하고, 반응을 읽어가며 작품 방향을 함께 이끌어가는 ‘최초의 독자’이자 ‘최후의 작가’가 되는 편집자의 역할은 웹툰 사이트에선 아직 자리잡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의 만화 담당자들이 이런 역할을 어느 정도 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편집기획자와는 다르다. 그런 점에서 웹툰 사이트는 ‘편집자 없는 만화잡지’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편집자-작가 협업 시스템이 꼭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기존 편집자-작가 협업 시스템은 한국 만화에서 나름의 전통과 역할을 만들어냈고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보다 3년 앞서 2009년 웹진과 앱진으로 전환한 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간판 작품인 가 여전히 힘을 내고 신작 이나 등이 주목받아 온라인 판매 부수는 종이잡지 시절보다 오히려 더 많아졌다.
남자 만화의 대명사 가 그랬던 것처럼, 여자 만화의 대명사 도 웹진과 앱진으로 살아남는 데 성공한다면 그 의미는 작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편집자가 작가를 도와 분명한 역할을 하는 만화잡지들이 건재하면서 웹툰과 웹진이 공존·경쟁하게 된다면 분명 만화계의 다양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웹툰은 만화잡지에 없던 것을 보여줘 만화의 주류로 떠오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만화잡지 특유의 재미와 장점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의 변신이 성공하는 데는 평생 만화를 기획해온 편집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웹툰에는 없고 웹진에는 있는 만화의 어떤 것, 그걸 다시 한번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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