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KBO리그 구장을 처음 찾은 외국인들은 독특한 응원 문화에 상당한 관심을 표한다. ‘치맥’(치킨과 맥주)이 그중 하나다. 각 구단은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를 두고, 신나는 노래에 맞춰 관중의 응원을 유도한다. 팬들은 개별 선수들의 응원가를 만들고, 특정 선수가 타석이나 마운드에 오를 때 이른바 ‘떼창’으로 성원을 보낸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장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그렇다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한국적 볼거리’에 가장 근접한 인물은 누구일까? 아마 팀을 상징하는 마스코트가 그렇지 않나 싶다. 마스코트는 팀이나 프랜차이즈 도시를 상징하는 존재다. 이들은 놀이동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스코트 의상’을 입은 인물이다. 경기 전부터 그라운드는 물론이고 관중석 곳곳을 누비며 홈팀 관중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한다. 어린 팬들과 사진을 찍고, 심지어 상대 선수들을 놀리는 역할까지 하는 ‘그라운드의 광대’다.
마스코트는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재치 있는 행동으로 유난히 큰 사랑을 받는 마스코트가 존재하지만, 특이하게도 마스코트가 없는 팀도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명문 구단인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세 팀은 구장에서 마스코트를 찾아볼 수 없다. 양키스의 경우, 3년 정도 ‘댄디’라는 이름의 마스코트를 선보였지만 팬들의 무관심 탓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마스코트 가운데 메이저리그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꿈의 궁전’으로 불리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명예의 전당은 메이저리그 선수와 관계자라면 누구나 은퇴 뒤 입성을 꿈꾸는 곳이다. 마스코트가 야구에서 얼마큼 사랑받는 존재인지 짐작할 수 있다. 가장 인정받는 마스코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패너틱’이다. 패너틱은 미국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마스코트 인형극 에 나오는 캐릭터와 흡사하다. 장난스러운 행동과 마치 새부리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긴 혀 형태의 놀이기구를 활용해 단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인정받고 있다.
보수적인 구단으로 꼽히는 보스턴 레드삭스는 창단(1901년) 이후 97년 만인 1997년에야 ‘월리 더 그린 몬스터’란 마스코트를 데뷔시켰는데, 빠른 시간 내에 구장의 스타로 자리를 잡았다. 보스턴 홈구장의 상징인 녹색 외야 펜스(높이 11.3m) ‘그린 몬스터’를 연상시키는 초록색 캐릭터다. 뉴욕 메츠의 ‘미스터 메트’는 1964년에 데뷔한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미스터 메트’는 메츠 구단이 어디를 가든지 함께한다. 심지어 2000년 메츠가 일본 도쿄돔에서 개막전을 할 때도 동행해 팀 분위기를 살리는 구실을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구단 이름인 ‘파드리스’가 스페인어로 신부(神父)를 뜻하는 점을 반영해 공식 마스코트 이름을 ‘스윙잉 프라이어’, 즉 스윙하는 수도사란 뜻으로 지었다. 실제 스윙잉 프라이어의 복장이 중세시대 수도사를 연상시켜 주목받는다.
KBO리그에서도 넥센 히어로즈의 마스코트 ‘턱돌이’가 큰 사랑을 받았다. 야구에서는 선수, 코칭스태프뿐 아니라 마스코트 역시 구단의 역사와 함께한다. 어린 야구팬들에게도 마스코트는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의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카카오톡에서 을 선물하세요 :) ▶ 바로가기 (모바일에서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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