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화씨는 알 마시텔 병원과 어린이 도서관·놀이방 공사장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페인트칠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쓰레기도 치우면서 땀을 흘렸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데다 마땅한 자재를 구하기도 어려워 놀이터에 만들려던 연못이 잔디밭으로 탈바꿈했지만, “전쟁은 나쁘다는 걸 명분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목격할 수 있었다”며 뿌듯해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파견작가 신분으로 팔레스타인과 이라크를 누비고 다닌 오수연씨가 맡은 역할은 한국 의료지원단의 현지 활동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 각급 병원을 돌며 필요한 물품을 확인하느라 발품을 팔아가며 거리를 누볐다. 의료지원단이 입국한 뒤에는 전쟁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 바스라와 모술 등 이라크 전역을 돌며 언론인·문인·정치인 등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취재해놓은 빽빽한 메모를 기록으로 옮기는 작업을 앞두고 있다.
전쟁 기간에 유일하게 바그다드에 남아 국내에서 관심의 초점이 됐던 유은하씨. 그는 미군의 폭격과 국내 언론의 ‘집중 포화’를 견뎌내고, 바그다드 다르 알 하난 장애고아원과 알 루르 시각장애인학교 시설 복구작업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유씨는 2~3년 뒤 아랍국가에 장애인고아원을 열고 싶다고 했다.
한국반전평화팀 운영을 총괄했던 최혁씨는 아직도 걱정을 모두 떨쳐내지 못했다. 박기범·성혜란·이동하·김하운씨 등이 귀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29일로 공식활동을 접긴 했지만, 박씨 등 4명은 “조금 더 남아 이라크 사회의 변화를 지켜보고 싶다”며 남아 있다. 통역에서 팀원 식사준비 등 궂은일을 도맡아 했던 최씨는 의료지원단 업무를 도우면서 현지인들로부터 ‘닥터 사이드’란 별명을 얻었단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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