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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 앞 고층빌딩, 서울시·SH의 시뮬레이션도 ‘숨이 턱 막히고 기가 눌릴’ 정도

종묘 너머 건물 네 동, 수목선 위로 우뚝 치솟아… 오세훈 시장 넉 달 뒤 공개한 이미지만 딴판
등록 2025-12-18 20:36 수정 2025-12-25 10:17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2025년 7월 작성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안(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변경 주요 사항)' 문건에는 종묘 정전에서 바라보는 세운4구역의 경관 시뮬레이션이 포함됐다. 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세운4구역(최고 145.5m 높이) 오피스텔과 오피스 건물 네 동이 수목선 위를 한참 넘어 우뚝 솟은 모양새가 나타난다. 게다가 아직 준공되지 않은 세운3-8·9·10구역(199.5m)과 5-1·3구역(169.8m), 3-2·3구역(182.8m)의 고층 빌딩들도 종묘 정전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모두 가로막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2025년 7월 작성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안(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변경 주요 사항)' 문건에는 종묘 정전에서 바라보는 세운4구역의 경관 시뮬레이션이 포함됐다. 이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세운4구역(최고 145.5m 높이) 오피스텔과 오피스 건물 네 동이 수목선 위를 한참 넘어 우뚝 솟은 모양새가 나타난다. 게다가 아직 준공되지 않은 세운3-8·9·10구역(199.5m)과 5-1·3구역(169.8m), 3-2·3구역(182.8m)의 고층 빌딩들도 종묘 정전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모두 가로막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개발계획 변경으로 38층(145m)짜리 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게 된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해친다는 논란이 이는 가운데,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내부 시뮬레이션에서도 이른바 ‘숨이 턱 막히는’ 경관 차단이 있을 거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확인됐다. 서울시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향후 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이 우려를 반영하지 않았다.

오 시장 제시 사진, “과도한 광각으로 빌딩 축소”

한겨레21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SH의 2025년 7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안(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변경 주요 사항)' 문건을 보면, SH는 종묘 경관 논란이 일기 전 이미 종묘 정전에서 세운4구역을 바라보는 경관 시뮬레이션을 했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종묘 정전에서 바라보는 세운4구역(최고 145.5m 높이) 오피스텔과 오피스 건물 네 동이 수목선 위를 한참 넘어 우뚝 솟은 모양새가 나타난다. 게다가 아직 준공되지 않은 세운3-8·9·10구역(199.5m)과 5-1·3구역(169.8m), 3-2·3구역(182.8m)의 고층 빌딩들도 종묘 정전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모두 가로막고 있다.

서울시의 시뮬레이션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소속 임종국 서울시의원을 통해 입수한 서울시 자료를 보면,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도시재창조과가 2025년 7월 작성한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 및 경관심의(안)’에서도 ‘종묘 정전(상월대)에서 바라본 시뮬레이션’을 제시했는데, 여기서도 세운4구역 고층 빌딩 네 동이 수목선 한참 위로 솟아오른 형태가 나타났다.

이는 오 시장과 서울시가 최근 내세운 시뮬레이션과 전혀 다른 결과다. 오 시장은 2025년 11월18일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세운4구역 고층 빌딩의 시뮬레이션 3D 이미지를 공개하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그렇게 압도적으로 눈 가리고 숨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를 정도의 압도적 경관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이미지는 세운4구역의 빌딩이 흐릿하고 수목선 위로 살짝 넘어가는 형태로만 그려졌다. 오 시장은 “이 그림이 종로변에 100m가 약간 안 되고 청계천변에 150m가 약간 안 되는 높이로 지어질 때의 모습”이라며 “정전에 섰을 때 눈이 가려집니까? 숨이 턱 막힙니까? 기가 눌립니까?”라고 말했다.

이날 오 시장이 제시한 사진은 국가유산청이 제시한 사진과 상이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제시한 사진이 “과도한 광각 사진이라 왜곡돼 빌딩이 작게 나타났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SH와 서울시가 오 시장의 시정질문 답변 넉 달 전에 시행한 경관 시뮬레이션에서도 오 시장의 말과 다르게 경관을 해치는 결과가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 11월18일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세운4구역 고층 빌딩의 시뮬레이션 3D 이미지를 공개하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그렇게 압도적으로 눈 가리고 숨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를 정도의 압도적 경관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티브이(TV) 영상 갈무리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5년 11월18일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세운4구역 고층 빌딩의 시뮬레이션 3D 이미지를 공개하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그렇게 압도적으로 눈 가리고 숨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를 정도의 압도적 경관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티브이(TV) 영상 갈무리


‘용적 이양제’ 등 전문가들 자문 의견도 무시

세운4구역 고층 빌딩이 종묘 경관을 해치리란 우려는 서울시 안팎에서 나왔다. 도시재창조과가 2025년 7월 작성한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 및 경관심의(안)’을 보면 종로구 문화유산과는 세운4구역 경관심의안에 대해 “우리 과는 별도 의견 없음”이라면서도 국가유산청이 ‘최고 높이 71.9m’를 지켜달라고 종로구에 요청한 내용을 전달했다. 국가유산청은 2024년 10월 종로구에 “도출된 높이(최고 71.9m)는 종묘 세계문화유산 등재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권고에 따라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위험에 처하지 않으면서, 보존의 적정 균형점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 높이 기준을 유지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상위 계획 변경, 사업 여건 변화 등에 따라 높이 및 용적률 상향 불가피”하다며 “향후 종묘의 경관을 고려한 입면 형태, 마감재료 등 검토 후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국가유산청의 요청을 끝내 반영하지 않았다.

도시재창조과의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 및 경관심의(안)’에 나오는 ‘시구 합동보고 자문의견 조치계획'에는 세운4구역 빌딩 높이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사업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인 ‘용적률 이양’에 대한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용적률이양제는 문화유산·고도제한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용적을 다른 지역으로 이양해 보존지역 손실을 줄이고 개발지역을 촉진하는 제도다. 서울시·종로구 합동보고 자문의견에서 한 전문가는 “종묘 세계유산을 고려해 적정 높이의 타협안을 마련하고 용적률이양제 방식 적용을 검토”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서울시는 “사업 대상지가 상업지역으로 상급지이므로 (용적률) 이양 대상지 선정, (금액) 합의 문제로 인해 현시점에서 적용이 어렵다”고 사실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내면서도 ‘추후 반영’하겠다고 적어놨다.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도시재창조과가 2025년 7월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 및 경관심의(안)’에서 ‘종묘 정전(상월대)에서 바라본 시뮬레이션’을 제시했는데, 여기서도 세운4구역 고층 빌딩 네 동이 수목선 한참 위로 솟아오른 형태가 나타났다.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도시재창조과가 2025년 7월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 및 경관심의(안)’에서 ‘종묘 정전(상월대)에서 바라본 시뮬레이션’을 제시했는데, 여기서도 세운4구역 고층 빌딩 네 동이 수목선 한참 위로 솟아오른 형태가 나타났다.


서울시 내부에서 종묘 경관에 대한 더 직접적인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는 2025년 7월21일 회의를 열어 세운4구역 건물 최고 높이를 71.9m에서 145m, 용적률은 660%에서 1094%로 올리는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경관 심의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공무원(행정2부시장·주택실장 등 4명), 시의원(4명), 외부 전문가(12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날 회의 속기록을 보면,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 변경안에 대해 한 위원은 “이 정도면 (종묘가) 위험유산 (등재) 경고를 받을 것 같기도 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우려도 있었고, 이 정도는 괜찮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종묘가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세계유산 보호 원칙에 부합하는 계획을 수립해 국가유산청과 지속적인 협의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한 위원은 “(서울시가 언급한) 종묘를 존중하는 경관 계획이 무엇인지 애매하다. 그게 도대체 뭐냐”고 되물었다. “종묘와 가까운 세운4구역의 위치적 특수성이 건축 계획과 설계에 잘 반영돼 있지 않다”며 “(종묘) 수목 라인 위에 보이는 것들(고층 건물)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건축 입면(외관)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조금만 더 고민해주면 좋겠다”는 당부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나온 우려 사항은 “지속적으로 유산청과 협의해 국가적인 유산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정도로만 정리됐고, 계획 변경안은 그대로 가결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2025년 7월 경관 시뮬레이션과 오 시장이 같은 해 11월 공개한 시뮬레이션에 차이가 생긴 데 대해 “오 시장이 공개한 시뮬레이션은 종묘 정전 앞 상월대에서 정전의 정면 방향으로 외부 전경 전체를 바라본 시뮬레이션“이라며 “심의자료(2025년 7월)에 포함된 시뮬레이션은 상월대에서 정전의 측면 방향으로 세운지구를 바라본 시뮬레이션으로, ‘경관심의’를 위해 조망 방향을 44도 이상 틀어 세운4구역에 초점을 맞추어 확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용적률 이양제와 관련해서는 “세운지구는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밖에 위치하여 문화재 규제 지역이 아니므로 현 제도 아래에서는 (용적률 이양제) 적용이 불가한 지역”이라며 “용적 이양제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국토계획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 세계유산영향평가 의무화 추진

국가유산청은 2025년 12월12일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했고,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 세계유산영향평가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세계유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12월18일 재입법 예고한다고 12월17일 밝혔다. 세운4구역에 대해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실시하라고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안까지 내놓은 것이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도시재창조과가 2025년 7월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 및 경관심의(안)’에서 ‘종묘 정전(상월대)에서 바라본 시뮬레이션’을 제시했는데, 여기서도 세운4구역 고층 빌딩 네 동이 수목선 한참 위로 솟아오른 형태가 나타났다.

서울시 도시공간본부 도시재창조과가 2025년 7월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결정)(안) 및 경관심의(안)’에서 ‘종묘 정전(상월대)에서 바라본 시뮬레이션’을 제시했는데, 여기서도 세운4구역 고층 빌딩 네 동이 수목선 한참 위로 솟아오른 형태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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