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땡땡 작가가 운영하는 ‘Kim00_AI Animation’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에는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영상과 그 제작 비법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누구나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의 선물 같으면서도, 딥페이크 같은 허위 정보가 확산하는 부작용도 있다. 이런 혼잡한 흐름 속에서도 AI 영상을 단순히 ‘빠르게 영상 찍어내는 기계’가 아니라 새로운 영화의 장르로 바라보는 창작자가 있다.
‘Kim00’으로도 알려진 김땡땡 작가의 이름은 두 개의 제로(00)가 이루는 뫼비우스의 띠(∞)를 상징한다. 혼자서는 미약해 보이는 존재도 함께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손으로 그림을 그리던 작가에서 AI 영화 연출자로 변신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래 손으로 그림을 그리셨는데, AI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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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가 무엇이든, 본질은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만화를 그리며 창작을 시작했고, 에이에스엠알(ASMR·자율감각쾌락반응,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원리) 콘텐츠나 엔에프티(NFT·대체불가능토큰) 아트(디지털화한 이미지에 NFT를 붙여 미술품처럼 거래하는 대상)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AI 창작으로 확장했어요. 새로운 도구를 빨리 캐치하고, 남들보다 반 발짝씩 앞서가는 게 제 작업 방식이자 라이프스타일이에요.”
― AI가 기존 창작 방식을 대체한다는 거부감은 없었나요?
“AI가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혼자서 불가능했던 작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AI가 창작자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창작자의 역할을 확장하는 기회라고 봐요. 요즘 배우들도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연출과 편집까지 하잖아요. 창작자가 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두려워하기보다는 활용하고 이해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AI 영화가 기존 영화와 본질에서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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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내면의 감정 표현을 중시하는데, AI는 감정의 표층 너머를 표현하는 방식까지 바꿀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한 캐릭터가 눈동자 속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공간이 뒤집히는 장면도 실사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죠. 그렇다면 ‘그냥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AI 영화는 ‘완성된 작품'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만들어가는 영화로 발전될 수 있다는 거예요. 기존 영화는 촬영하고 편집해서 한 가지 버전으로 개봉하는 콘텐츠예요. 기껏해야 감독판 정도가 하나 더 배포되죠. 다 제작비 문제예요. 그런데 AI가 엄청난 생산성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연출까지 무한정으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관객이 직접 자신의 환경이나 생각에 따라 스토리를 변화시키는 시대가 올 수도 있죠.”
―‘왕좌의 게임’에서 주인공이 아닌 ‘병사1’ 역할로 영화를 보고 싶어지네요.(웃음) 작가님이 204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기획하는 이유가 있나요?
“제가 하는 역할은 단순히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2040년대 사회는 지금과 완전히 다를 거예요. AI가 모든 산업에 스며들고,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기일 수도 있죠. 우리는 그때 어떤 선택을 할까요? 제 작품 ‘완벽한 돌봄’에서는 ‘완전한 신체 개조가 가능해진 사회에서, 인간의 정체성은 어디까지 인정될 것인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지도 모르는 현실을 미리 경험해보는 거죠. 정답을 내릴 수 없지만, 질문을 던져서 영화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수진 컬처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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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땡땡 제공
① Kim00_AI Animation https://www.youtube.com/@Kim00_AIAnimation
애니메이션, 단편영화 같은 제 개인 작업 영상을 올리는 채널입니다. 소통이 활발하진 않지만, 제 작품들의 주요 시대 배경인 2040년대까지 꾸준히 올리면서 AI 콘텐츠의 변천사를 남기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② Iskarioto Dystopian AI Films https://www.youtube.com/@Iskarioto/
일본 애니메이션, 디스토피아, 사이버펑크 장르의 AI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메인인 채널입니다. AI를 시작한 시기와 취향이 비슷해서 작품을 만들 때 많은 영감을 받아왔습니다. ‘미래는 어둡고 기술은 악몽이다’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입니다.
③ more_tezza https://www.youtube.com/@more_tezza/videos
스토리텔링과 영화 제작의 마법을 즐기는 오스트레일리아의 건축가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자 모르테자 할리미의 채널입니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AI 애니메이션을 시작했으며 항상 창의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채널이라 많은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로봇의 꿈’이라는 AI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독특한 감성과 예술성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남플리, 남들의 플레이리스트: 김수진 컬처디렉터와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가 ‘지인’에게 유튜브 영상을 추천받아, 독자에게 다시 권하는 칼럼입니다.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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